새 학기가 시작됐다. 이제 곧 전국의 초등학교에서는 2학기 새 임원을 뽑는 전교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리더십이 강조되는 요즘, 엄마도 함께 알아두면 좋을 만한 선거 전 사전 정보.
Part 1 전교회장 선거, 이렇게 알고 접근하자
Point 1 리더십&배려심 키울 수 있는 기회전교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교육 효과가 은근히 많다. 전교생을 대표하고 학교 내 크고 작은 행사에서 활약하게 되는 전교회장, 부회장은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체득할 수 있다. 한 학기 동안 회장으로 일하면서 역할에 따른 책임의 무게감도 알게 될 것이다. 남을 위하는 마음이 부족했던아이라면 배려심을 기르는 훈련이 될 것이다. ‘임원’이라는 타이틀이 폼 나긴 해도 사실 전교회장은 임원회의, 학교 행사 등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많이 내야 가능한 일. 학교와 다른 학생들을 위해 일하다 보면 남의 입장을 자주 듣고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훌륭한 교육적 효과가 있다.
Point 2 연설문 준비는 인터뷰부터
최대한 감동적으로 만들어라. 부모가 만들어준 그럴듯한 표현은 다른 아이들도 귀신같이 알아챈다. 아이의 진심이 담겨야만 감동적인 연설문을 쓸 수 있으니 심층적인 대화부터 해보자. 아이를 인터뷰한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질문한다. 왜 회장이 되고 싶은지, 당선이 된다면 어떤 회장이 되고 싶은지, 다른 선배들이 회장을 했을 때 어떤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학교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 구체적인 사항을 물어보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연설문 정리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전교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면 도입부가 인상적이어야 한다. 가장 흔한 유형은 “앞으로 회장이 되면 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봉사하는 회장이 되겠다”이다. 이런 뻔한 말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많은 후보자들이 흔히 연설문에 쓰는 말인데다, 구체적인 공약이 빠져 있어서 기억에 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봉사를 주요 컨셉트로 잡았다면 ‘봉사왕’, ‘학교지킴이’ 등으로 간략한 구호를 만들어 자주 강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Point 3 보색 활용! 눈에 띄는 홍보물
전교회장 출마를 알리고 이름과 기호를 인식시키기 위한 포스터와 홍보 피켓은 필수다. 안타깝게도 유권자들은 그리 유심히 홍보물을 봐주지 않는다. 짧은 순간에 눈길을 끌 수 있도록 개성 있는 스타일이 필요한 이유다. 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에서 통용되는 홍보물의 종류에는 포스터, 홍보 피켓, 각종 소품 등이 있다. 포스터는 요란하고 복잡하지 않도록 하고 이미지가 단순해 이름, 기호, 문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얼굴 사진을 넣는 것도 기억에 남도록 하는 방법. 돈을 들여 선거용 사진을 찍는 아이들도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아쉬운 편이다. 가정용 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촬영해도 충분하고 밝게 웃는 호감 가는 느낌의 얼굴 사진이면 된다. 홍보 피켓은 학생들이 등교할 때 주로 교문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포스터와 마찬가지로 눈에 잘 띄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장 쉬운 노하우는 보색의 법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노랑-파랑, 보라-연두 등 대비되는 색상을 활용해 문구가 잘 보이도록 제작하면 된다. 글씨는 꼭 반듯하게 쓰자. 그래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소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여자아이들은 머리띠에 이름과 기호를 붙여서 쓰고 선거 운동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남자아이라면 기호를 붙인 모자를 쓰거나 상반신에 홍보 띠를 두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Point 4 추상적인 공약은 No! 구체적일수록 Yes!
‘즐거운 학교’, ‘왕따 없는 학교’ 등이 흔한 공약의 대표적 예. 특별히 할 말이 없을 때 쓴다는 인상을 주기 쉬우니 되도록 피할 것. 전교생의 마음을 흔들려면 내용이 반드시 구체적어야 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아직 추상적인 개념이 크게 와 닿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처럼, 손에 잡히는 것처럼 구체적인 이야기가 더 잘 통한다. 예를 들면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급 친구들끼리 주 1회 서로에게 손편지를 쓰는 ‘우정 편지’ 프로그램 신설, 학교 내 ‘소통 신문고’ 설치 등 여러 가지 구체적인 공약을 만들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도 있다. ‘체육시간을 2배로 늘리겠다.’, ‘소풍을 자주 가겠다’ 등 현실성이 없는 공약은 무용지물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이가 혼란스러워한다면 아이 스스로 담임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해 공약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지도하자.
Point 5 선거 후 처방전
선거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야말로 아이가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지 않도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패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 중에는 현실을 부정하며 당선된 아이를 비방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낙심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어린 나이이다 보니 어쩌면 처음 맛보는 큰 실패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부모가 먼저 괜찮다고 말해주고 도전의 뜻깊은 의미를 알려주면 아이들의 동요를 줄일 수 있다. 사실 낙선 경험도 아이들에게는 큰 자산이다. 특히 수백 명의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연설 시간, 연설문을 쓰기 전에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 등은 설령 선거에 떨어지더라도 분명히 좋은 경험으로 남는다.
Part 2 실전 선거 대비 포스터 유형별 장단점
1 유행어 공략형초등학교 전교회장 선거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포스터 유형이다. 선거 즈음에 TV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광고 등에서 인기 있는 유행어를 차용해 문구를 만든다. 모두가 아는 유행어를 사용하면 짧은 순간에도 눈길을 끌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히려 유명한 유행어를 사용해 다른 후보의 포스터와 비슷해질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
2 읍소형많지는 않지만 선거 때마다 몇몇의 아이들이 꼭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대놓고 “한 번만 뽑아줘요!”라며 한 표를 청하는 유형인데, 내숭떨지 않고 직설적으로 당선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 솔직하고 귀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가벼워 보일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3 삼행시형이름으로 삼행시를 짓는 방법이다. 가장 고전적인 스타일에 속한다. 친숙하게 느껴지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삼행시를 재치 있게 만들 수 있는 글솜씨가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자칫 개성이 부족하고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4 바른 생활형전교회장으로서 봉사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진지한 유형이다. ‘말보다 발로 뛰는 회장’, ‘성실한 회장’, ‘학생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는 회장’ 등 반듯한 느낌의 홍보 문구를 많이 사용한다. 진중한 느낌을 줘 신뢰를 얻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참고로 요즘 회장 선거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는 ‘소통’과 ‘리더십’이다.
5 협박형주로 남자 학생들의 포스터에서 나타나는 유형으로, 100% 협박성 문구보다는 유머를 약간 섞은 ‘반협박성’ 문구로 표현한다. ‘일단 뽑고 보자고요’, ‘나 안 찍고 누구 찍게?’ 등 무조건 자신을 뽑으라는 메시지만 강조한다. 협박형 문구를 사용하는 후보자는 소수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기 쉽다는 특징이 있지만 감수성이 뛰어난 여학생 유권자들에게는 통하기 힘든 유형이다.
아이와 미리 하는 연설 예행연습
1 인사는 크고 확실한 목소리로 한다
연설문 도입부는 보통 인사로 시작한다. 우물쭈물 말하거나 작게 말하면 첫인상부터 자신 없어 보일 수 있다. 기호와 이름을 발음할 때는 힘 있게 “안녕하십니까! 기호 O번 OOO입니다”라고 정확하게 말한다.
2 읽는 속도를 조절해라연설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아이들은 원고를 보며 읽어 내려가기에 급급하다. 전교생 앞에서 말하는 자리이다 보니 긴장감이 더해져 숨도 쉬지 않고 마치 랩을 하듯 연설문을 읽는 아이들도 많다. 연습 분량을 녹음한 뒤 아이에게 들려줘 읽는 속도를 수정해주자.
3 아이 콘택트를 연습하자준비한 말을 정해진 시간 내에 전달해야 하다 보니 조급한 마음에 원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청중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친밀감을 나누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가르쳐주자.
4 제스처를 곁들이면 연설이 풍성해진다 연설 중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 손짓이나 몸짓 등 신체적 표현을 함께하면 주의를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고 기억에 남을 수 있다.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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