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자녀에게 “넌 할 수 있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면 자녀는 자존감을 갖게 된다.
공부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짜증이 난 상태에서는 책상 앞에 아무리 오래 앉아있어봤자 공부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TMD그룹 고봉익 대표는 “공부하면서 느끼는 기쁨의 정도(공부 희열도)가 클수록 학업 성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녀의 공부 희열도를 높여줄 수 있는 부모의 언어 습관에 대해 알아봤다.
공부는 감성의 지배를 크게 받는다. 예컨데 대다수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 시간은 공부가 잘 된다”고 느끼는 반면, “친구와 싸운 뒤 마음이 심란할 때는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감정의 변화가 극심한 청소년기에는 정서 상태에 따라 공부 성과가 극명하게 갈린다. 고 대표는 “자녀의 공부 효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량을 체크하기 전에 공부 감성 조절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 감성은 ‘공부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마음·느낌’ 등을 말한다. 공부 감성 중 자기주도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는 ‘공부 희열도’다. 공부 희열도가 높은 학생은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즐기게 된다.
고 대표는 “부모의 언어 습관만 교정해도 자녀의 공부 희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역으로 말하면 평소에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면 자녀의 공부 감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고 대표는 “공부를 보상과 연결짓는 말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90점 받으면 자전거 사줄게”처럼 공부의 성과를 물질적 보상으로 연결지어선 안된다는 말이다. 그는 “일시적으로 아이가 물질적 보상에 반응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부 과정에서 얻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돼 공부 희열도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녀의 공부 감성을 위해 주의해야 할 언어 습관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공부 결과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오늘 몇 시간 공부했어?” “오늘 몇 페이지까지 풀었지?”처럼 분량만 확인하는 질문은 금물이다. 대신 “오늘 새롭게 알게된 내용이 뭐니?” “선생님께 어떤 내용을 질문했니?”처럼 학습 과정을 되짚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고 대표는 “부모가 자녀의 학습 과정에 관심을 보이면, 아이들은 하나를 알더라도 깊이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부모가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자녀가 50점을 받아왔을 때 무조건 꾸짖기보다는 어떻게 공부 계획을 세우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보라는 말이다. 이런 태도는 100점을 받아왔을 때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100점을 받아왔다면 “운이 항상 있는 건 아니잖아. 어떻게 해야 네 진짜 실력을 키울 수 있을까”라고 물어봐야 한다. 세 번째는 질문식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방이 어질러 있을 때 “치워”라고 명령하는 대신 “앉아있기 불편하지 않니?”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이런 언어 습관은 자녀에게 부모의 의도를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치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고 대표는 “거의 모든 가정에서 부모는 일방적·지시적 언어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TV를 보는 아이를 향해서는 “들어가서 공부해”라고 명령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녀교육 전문가 송이경씨는 “부모의 일방적인 언어를 듣게 되면 아이는 반감이 생겨 하려던 일도 팽개치기 쉽다”고 말했다. 네 번째로 ‘기대하는 언어’를 자주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성적이 널 말해주는 게 아니야”라거나 “넌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부모에게 신뢰를 받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부모가 주는 신뢰는 아이의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송씨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의욕과 희망을 잃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