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7일 토요일

공신들의 한 끗 공부습관

공부 습관은 한 가지 대원칙에서 시작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학습량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 이 원칙을 기본으로 자신만의 공부 습관과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 융합’의 시대다. ‘know-how’보다 ‘know-where’ ?know-who’가 중요해졌다. 지식 그 자체보다 ‘지식이 어디에 있고, 그 지식을 가진 사람이 누구냐’를 아는 것이 힘이다. 시험 유형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OECD가 주관하는 국제 학업 성취도 조사인 피사(PISA) 등을 비롯해 많은 시험이 융합 서술형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지식을 재조합, 재해석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육 과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감한 통합 수업을 하고, 수업 시수가 탄력적으로 운영되며, 창의적 체험 활동이 확대 시행된다. 이는 고입에서 자기 주도 학습 전형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적용한 것과 연관이 깊다. 학생들의 진로와 개성을 고려한 수업과 평가 방식이 도입되는 것은 반갑지만, 그렇다고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결국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활용해야 할 시간이 늘어난 것. 때문에 교사들은 변화하는 교과 과정의 키워드를 ‘자기 주도 학습의 강화’라고 말한다. 자기 주도 학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교육계에서 중요시하던 키워드였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자기 주도 학습이 스스로 계획을 짜고 공부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활동 계획을 짜고, 그것을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초점을 맞춘다.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우등생들의 공통 원칙

미국 하버드 대학생 1600명의 학습 습관을 연구한 리처드 라이트 교수는 성적 우수생들에게서 한 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모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공부하는 시간만은 엄격히 관리한다는 것. 공부하는 시간을 타이트하게 갖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법에 대한 생각’을 자주했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공부 습관을 갖고 있었다. 또한 공부에 집중력이나 흥미가 떨어졌을 때 운동, 음악 활동, 봉사 활동 등 자신을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었다. 토론, 프로젝트 과제 등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를 키운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한 학생 20여 명, 민사고 학생 260여 명 등의 공부 습관을 연구해온 정철희 교수 역시 우등생들에게서 공부 습관의 대원칙을 찾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학습량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와 공부방, 식탁, 서재 등 자신이 편한 장소를 찾는다. 그리고 시간에 따른 시간표, 분량에 따른 계획표 등 자신의 특성에 맞는 계획을 세운다. 한 주, 한 달간의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도 좋지만, 하루 계획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공부 습관의 첫걸음이다. 그날 배운 것들은 그날에 소화해야 하므로 수업 시간표를 참고해 과목별 공부 순서를 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목별 공부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뇌는 순서를 짜놓은 대로 그 다음을 준비하기 때문에 습관을 들일 때 순서 지키기는 기본 원칙이다.

5가지 스텝에 따라 순서대로 접근하라

공부 습관에서 중요한 것은 예습-수업-복습의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우등생들은 이 세 단계를 놓치지 않는다. 예습을 하는 이유는 수업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의 70%를 이해해야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예습을 하면, 복습 시간이 단축돼 여분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정철희 교수는 ‘하루 10분 예습’을 권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몸에 습관이 배도록 하고, 중고생 때는 수업 전 10분 동안 교과서를 읽어보면 좋다.

교과목을 공부할 때는 5가지 스텝에 따라 순서대로 접근하면 효과적이다. ‘소리 내어 읽어라(뇌는 자기 목소리를 가장 잘 인지하기 때문에 기억이 잘된다), 밑줄을 그어라(공부란 모르는 것을 찾는 것, 밑줄 긋기는 세계적인 공부법이다), 빈칸을 채워라(핵심 키워드를 정하고 빈칸 채우기를 한다), 논술하라(학습 목표, 소제목을 질문으로 바꿔서 그 질문에 답하라), 매핑하라’이다. 초등학교 때에는 한 과목당 다음 차시에 배울 내용이 교과서 2페이지 분량 정도 되므로, 이런 단계별 학습을 습관화시키기에 좋다.

이 중에서도 특히 공부한 개념을 매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우뇌형 아이가 많기 때문.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유치원 과정부터 마인드맵을 가르친다. 어떤 주제에 대한 핵심 개념어를 마인드맵의 중앙에 쓰고, 소제목들로 가지를, 본문 내용을 잔가지로 표시한다. 마인드맵을 보고 그것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우등생들이 시험 기간에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사고를 조직화해서 각각의 폴더에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고를 조직화하면 지식을 아웃풋하기 쉽다. 2~3주 전부터 정리하는 과정만 거친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를 읽으면서 흐름을 파악하고 평소 정리해놓은 핵심 정리 노트와 참고서 등을 본다. 우등생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트 필기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평소 코넬대학에서 개발한 노트 필기법(페이지 왼쪽과 아래쪽에 공간을 남겨두고 수업 중에는 오른쪽에만 필기를 한다. 수업 후 복습을 하면서 왼쪽에는 핵심어를 적고, 아래에는 페이지 전체 내용을 요약한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후에는 기출문제, 심화문제 등을 풀면서 정리한 내용을 확인한다.

정철희 전문가는…자기 주도 학습 전문가로 공부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저서로는 『공부가 되는 공부』 『자기 주도 학습 만점공부법』 등이 있으며 네이버 카페 ‘목표가 있는 아이들’을 운영하며 교육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주임교수를 역임했고, 교과부를 비롯한 각 시도 교육청에서 교원 직무 연수 강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공부 습관을 들이는 데 필요한 절대 시간, 21일

공부 습관을 들이기 어려운 까닭은 습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절대 시간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부 습관을 들이는 데 필요한 시간은 21일. 생각이 대뇌피질에서 뇌간까지 내려가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뇌는 충분히 반복되지 않아서 시냅스가 형성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이 시기를 지나면, 의식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공부 습관을 들이기에 좋은 시기도 따로 있다. 11세부터 16세까지가 최적기인데, 지능이 가장 많이 발달하고,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기 때문에 학습 동기가 가장 커진다. ‘공부 습관 들이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먼저 ‘습관의 패턴’을 만들자. 습관의 패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 습관을 무리하게 늘리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매일 저녁 10시에 1시간 독서하기’라는 독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일 저녁 10시에 책 펼치기’라는 습관 패턴을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앉아 책을 펼치는 것부터 습관이 되면, ‘책 읽기’라는 내용을 넣을 수 있다. 패턴을 늘려가면서 습관의 내용을 채우면 시간별 계획표나, 항목별 체크 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생활 습관, 태도부터 다지는 게 좋다. 취침, 기상 시간 지키기, 알림장 챙기기 등 사소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하고 실천한다.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1~2가지의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한 뒤 성취감을 맛보게 한다. 학년이 올라가면 3~4가지의 목표로 늘린다. 중학생 시기에는 학습 내용이 갑자기 어려워지고, 시험의 범위가 넓어진다. 평소에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성적 상위권 진입이 어렵다. 그날에 배운 것을 그날에 소화하지 못하면 배운 것의 70%가 망각되고, 소화해야 하는 공부량은 누적된다. 때문에 공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부모의 강제 학습도 필요하다. 중학생 시기에 공부 습관을 들이지 않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독해력과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인강’, 토론 등으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키우다

우등생들은 ‘우물 밖 글로벌 스킬’을 익힌다. ‘우물 밖 글로벌 스킬’이란, 세계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일 때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꾸준한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를 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요즘은 세계적인 명사들의 인터넷 강의 사이트인 ‘TED’, 열린 강의 사이트인 ‘칸 아카데미’, 세계 명문 대학들의 공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MOOC’ 등 다양한 인터넷 지식 공유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사이트들은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는 주요 소재가 된다. 미국의 보딩스쿨 중 최고 명문인 ‘필립스 엑서터 아카데미’를 통해서 토론의 정석을 살펴볼 수 있다. 엑서터의 수업은 학생들이 원형 책상에 둘러앉아 인문학, 과학, 수학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이뤄진다. 학생들은 수업에 나올 주요 토픽에 대해 미리 조사한 후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토론한다. 엄청난 양의 글을 읽고,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을 키워야 공부 습관이 유지된다

공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 자기 효능감이란, 어려운 과제가 있어도 뛰어넘으려는 자기 확신을 뜻한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예체능 활동과 경험 등으로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많이 느낀 아이들이 자기 효능감이 높다. 이것은 중?고등학교 때 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아이는 학습량이 많아도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세워 해나가고, 모의고사에서 실력이 잘 안 나왔을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 또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한 긍정 자아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 공부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쉬운 예는 시험 때 아이에게 무리한 목표를 강요하지 말고, 시험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아오더라도 야단치는 대신 시험을 잘 보지 못한 요인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 아이가 실패의 경험을 하게 하거나, 실패 자체에 대해 관용하면 부정적인 자아를 갖게 된다.

공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 자기 효능감이란, 어려운 과제가 있어도 뛰어넘으려는 자기 확신을 뜻한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예체능 활동과 경험 등으로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많이 느낀 아이들이 자기 효능감이 높다. 이것은 중?고등학교 때 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아이는 학습량이 많아도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세워 해나가고, 모의고사에서 실력이 잘 안 나왔을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 또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한 긍정 자아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 공부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쉬운 예는 시험 때 아이에게 무리한 목표를 강요하지 말고, 시험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아오더라도 야단치는 대신 시험을 잘 보지 못한 요인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 아이가 실패의 경험을 하게 하거나, 실패 자체에 대해 관용하면 부정적인 자아를 갖게 된다.

감성이 윤활유 역할을 한다
공부는 감성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우뇌와 좌뇌 모두를 잘 활용한다. 암기하는 뇌를 사용하면서 상상하는 뇌도 함께 활용하는 것. 독서, 운동, 음악, 여행 등을 통해 상상의 뇌를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운동을 하면 피가 뇌로 몰리기 때문에 기억력을 25% 상승시킬 수 있다. 때문에 핀란드에서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교실 문을 잠그고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뛰어놀도록 한다. 과격하지 않은 가벼운 운동을 집중하는 시간 중간중간에 하면 효과적이다.



박동준(16·미국 리서렉션 크리스찬 스쿨)
CASE (1) 칸 아카데미로 영어와 수학을 마스터하다
박동준(16·미국 리서렉션 크리스찬 스쿨)


동준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문학, 역사, 토론 학습을 통해 사고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쌓았고, 중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매일 활용하고 스케줄을 체크할 수 있는 ‘칸 아카데미’와 ‘래즈키즈’ 등 새로운 공부 포맷을 활용해 영어 실력을 키웠다. 그 결과 영어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랐고, 중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친 뒤에는 미국으로 교환 학생을 떠날 정도로 원어민 수준의 회화 실력을 갖출 수 있었다.

여행과 토론을 통해 인문학을 체득하다

동준 군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 인문학 공부에 집중했다. 주로 주말을 활용해 여행, 독서를 하며 역사, 문학, 철학 분야를 접했다. 특히 국내 역사에 관심이 많아 고조선부터 시작해 시대를 올라가면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갔다. 백제를 공부할 때는 부여, 신라 때는 경주, 조선 시대 때는 수원 화성 등을 가는 식이었다. 역사 여행을 떠날 때마다 어머니 고은옥씨는 전문 가이드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했다. 스토리텔링식으로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소극적인 성격 탓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동준 군은 토론을 통해 성격도 변화시키고, 공부 습관도 잡기로 했다. “예를 들어 소설 『운수 좋은 날』에 대해 토론한다고 하면 일주일 정도 책을 읽고 내용을 분석했어요. 이때 제목, 인물, 배경, 갈등-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성, 나의 의견, 작가의 의견, 이와 비슷한 주제의 다른 문학 등의 항목에 따라 생각을 정리했죠. 책을 모두 읽고 난 뒤에는 이 항목들에 빈칸을 채워 넣으면서 내용을 다시 엮어나갔어요. 토론과 커뮤니케이션 실력뿐 아니라, 문학, 철학, 역사적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죠.” 어릴 때부터 여행과 토론을 통해 체득한 문학, 역사, 철학 분야의 지식은 중학교에 입학한 뒤 발표나 논술을 할 때 활용했고, 서술형 시험을 치를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1100여 권의 원서를 활용한 ‘래즈키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미국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활용할 계획이었던 동준 군은 엄마와 함께 관련 기관을 찾았다. 공신력 있는 곳을 찾다 한국의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미국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 ‘한미교육연맹’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미국의 유명 언어 학습 사이트인 ‘래즈키즈(www.raz-kids.com)’를 알게 됐다. 래즈키즈는 현지 초등학교 교사들이 주도해 연구?제작한 것으로 미국 내 많은 학교와 학생이 사용하는 언어 학습 채널이다. 기본적인 언어 표현력과 논리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으로 A부터 Z단계까지 난이도가 세분화돼 있고, 모든 단계에 수준별 도서들이 담겨 있다. 모든 책마다 워크시트, 듣기, 보기, 퀴즈 풀기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어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기에 효과적이다. 동준 군은 한 주제를 반복 청취해 모든 단어가 들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리스닝과 리딩을 끝낸 후에는 퀴즈를 풀었다. 퀴즈 문제는 실제 레벨보다 어려운 단어와 문장이 나오기 때문에 이때는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물어보고 진도를 이어갔다. “래즈키즈가 좋았던 것은 체계적 학습을 유도하고 제 학습 속도에 맞춰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 실력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한데, 래즈키즈를 통해 첫 단계부터 시작해 레벨 테스트를 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들을 체크할 수 있죠.” 주목할 만한 것은 모든 학습 자료가 도서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 다양한 분야의 책 1100여 권이 사이트 안에 담겨 있고 레벨이 점점 올라가면 과학, 예술, 환경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책도 등장한다. 특히 학교 수업을 받아야 하는 동준 군에게는 더욱 유용한 교재였다. “저는 논픽션 위주로 공부했어요. 실제로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이기도 하고, 전문 용어나 문장 표현들도 익힐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효과적이었던 공부법은 ‘끊어 읽기’를 하는 것이었죠.” 발음이 좋고 어휘 사용이 유창하다고 해도 문장 끊어 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래즈키즈는 문장의 흐름을 어떻게 분절하여 이해하고,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워크시트를 먼저 보고 책의 리딩 전략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칸 아카데미로 부진했던 수학 실력을 향상시키다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또 하나의 온라인 공부 채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동영상 강의 사이트 ‘칸 아카데미’(www.khanacademy.org)였다. 칸 아카데미는 미국의 한 청년이 사촌 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동영상 사이트다. 과학, 사회, 예술 등 다양한 카테고리 중 동준 군은 수학을 집중적으로 들었다. “단대부속중학교를 다녔는데, 저희 학교는 수학이 어렵기로 유명한 학교였어요.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질 않으니 흥미를 잃고 포기의 단계에 있었죠. 그러던 참에 칸 아카데미를 발견했고 효과를 많이 봤어요. 칸 아카데미 강의는 재미가 있어요. 예시를 들 때도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고 매우 유머러스하게 접근하거든요. 블랙 화면에 색색의 컬러 펜을 쓰면서 강의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학습도 가능하죠. 강의 시간이 길어봤자 15분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짧은 사람들에게 좋고, 매일 듣는 습관을 가질 수 있어요.”

칸 아카데미는 한국어 서비스가 상용화되지 않아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 동준 군은 먼저 자막을 켜고 본 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메모를 해 암기했다. 또 동영상을 보기 전후 테스트를 통해 예습과 복습을 체계적으로 했다. 무엇보다 푼 문제, 틀렸던 문제 등 공부 기록이 세세하게 기록되고, 특히 틀렸던 문제들은 한데 모아 다시 볼 수 있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칸 아카데미도 래즈키즈와 마찬가지로 레벨이 세밀하게 나뉘어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수준을 찾고, 차근차근 진도를 밟아나갈 수 있다. “칸 아카데미를 알기 전에는 수학 공부에 재미를 못 느꼈어요. 모른 채로 넘어가니 계속 빈틈이 생겨서 수학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죠. 가장 단순한 셈 계산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시를 들고, 그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스토리텔링 수업 방식 덕분에 심화 학습이 가능해졌고, 영어 실력도 동시에 키울 수 있었어요.”



유경민(18·청심국제고 국제반 2학년)
CASE (2)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마련하라
유경민(18·청심국제고 국제반 2학년)


유경민 양의 목표는 해외 명문대 진학이다. 스펙 쌓기를 위한 목적이 아니다. 세계의 인재들과 당당히 실력을 겨루고 평가받기 위해서다. 본격적인 공부를 중학교 입학 후에 시작한 경민 양은 중학교 3년 내내 전교 10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했다. 중 3 겨울 방학 때 치른 텝스 시험에선 78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렸다. 경민 양은 자신의 목표와 학습 환경에 따라 공부법을 바꾸고,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지금의 공부 습관을 완성했다.

해외 인터넷 강의와 문제집 풀이를 병행

경민 양은 경북 안동에서 자랐다. 집 주변엔 변변한 학원 하나가 없는 교육 환경이었던 터라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우등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입학하자 친구들은 공부에 열을 올렸다. 달라진 환경에 경민 양은 위기감이 들었다. 처음에는 음악을 들으며 영어 공부를 했다. “저스틴 비버를 좋아해서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익히고, 토크 쇼,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봤어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위해 번역을 하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죠. 수업 진도에 맞춰서는 엠베스트, 메가스터디 같은 일반 온라인 교육 사이트의 필요한 강의만 골라 들으면서 학습적인 내용을 보충했죠. 강의를 들은 후에는 문제집을 풀며 배운 내용을 확인했고, 쉬는 시간 10분 동안에는 그날 배운 내용을 꼭 복습했어요.”

영어 강의 해설 사이트를 운영해 재미를 키우다

유학을 목표로 한 경민 양은 내신 공부는 시험 직전 2주 동안만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그 외에 나머지 시간은 유학 준비를 위해 투자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과목별로 10분씩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복습하는 습관은 빠뜨리지 않았다. 필기할 때는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교과서면 교과서, 노트면 노트 식으로 한곳에만 정리해 둔다. 또 과목별로 문제집 한 권 분량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문제의 패턴을 익혔다.

원서 읽기와 SAT 시험 대비 문제집 풀이도 병행한다. College-board(AP와 SAT 시험 주관 회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출문제 풀기도 한다. 경민 양이 원서 읽기와 기출문제 풀이를 병행하는 이유는 영어 실력 자체를 키워야 문제 푸는 기술 역시 쌓인다고 생각하기 때문. 원서를 읽을 땐 모르는 단어의 뜻을 찾고 문장 하나하나의 뜻을 해석하기보단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모르는 단어나 문단의 내용을 추론하는 방식으로 공부한다. 그런 다음 SAT 대비 문제집을 풀며 자신의 문장 추론 실력을 점검한다. 현재는 미국 칸 아카데미 사이트의 동영상, TED 등을 이용해 동급생들을 위한 강의 해설 영상을 만드는 오픈놀리지(www.openowledge.com)의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종합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오픈놀리지엔 매일 천 명 이상의 학생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번역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나만의 개념서를 만들어 수학 공부

수학은 무작정 공식을 외우기보단 공식 및 개념 이해에 중점을 둔다. 새로 등장한 개념은 노트에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 정리한 다음 빈출 유형의 문제들을 풀며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확인한다. ‘개념 설명+유형 정리+오답 정리’ 순으로 정리한 수학 노트는 참고서 부럽지 않은 자기만의 개념서로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다. 공부하다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칸 아카데미’ ‘TED’ 등 해외에서 제작된 수학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보충한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지식, 학습 내용만 듣는 게 아니라, 강사들이 개념을 어떻게 정리하고, 표현하는지를 살펴보며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주로 혼자 공부하는 경민 양은 오후 자율 학습 시간만큼은 친구들과 함께 모르는 부분에 대해 토론하며 함께 공부한다. 경민 양은 순간 집중력을 요하는 수학 문제 풀이는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자정 이후 또는 졸린 시간대에 공부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는 중학교 3년 내내 해온 검도나 줄넘기 등의 운동을 한다. “최근에는 하버드, 스탠포드, MIT 등 세계 명문대 교수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료 수업을 제공하는 사이트(MOOC)를 접했어요. 풍부하고 깊은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세계적인 리더들의 모습을 보면서 롤 모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영어 과목은 문제 풀이식과 다르게 접근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텝스 공부를 한 것. 텝스를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독해력이 늘기 때문에 모의고사 문제를 풀 때 긴 지문을 빨리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평소 틈틈이 원서를 읽은 것도 효과적이었다.

선배들과의 만남으로 목표 의식을 갖다

매일 짜는 공부 시간표를 통해 국어, 영어, 수학 실력을 꾸준히 키웠다면 기타 교과목들은 시험 준비 시간표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준비했다. “보통 시험 2주일 전부터 공부 시간표를 촘촘히 짜요. 2주일 동안의 총시간을 계산한 뒤 각 과목으로 나눠 과목별 학습량을 먼저 정하고, 매일매일 그 할당량을 채워나가는 것이죠. 과목별로 하루에 두세 과목씩 공부 스케줄을 짜서 반복하다 보면 시험 전까지 과목별로 최소한 몇 번 이상은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죠.” 이때 시험 공부는 대부분 문제 풀이식으로 한다. 모의고사 문제집이나 기출 문제집 등을 활용해 문제 패턴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를 반복하면 문제 패턴이 저절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문제 푸는 속도를 체크해 시험 시간 안에 실수 없이 푸는 연습을 하는 데 공을 들인다. 이렇게 평소 공부와 시험 대비를 계획적으로 하면서 동우 군은 1학년 때부터 다니던 학원을 그만뒀다. 학원 수업을 듣는 것도 좋지만, 혼자 공부하면서도 학원에 다니는 것 못지않게 규칙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부 시간표를 짤 때 중요한 게 바로 수면 시간을 지키는 거예요. 아무리 못 자도 기본 6~ 7시간은 꼭 자려고 해요. 잠이 모자라서 학교 수업 시간에 졸면 수업 내용에 집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하루의 균형이 깨져서 시간표를 지키기 어렵죠.” 동우 군은 또래 친구들이 많이 보는 인강도 거의 보지 않는다. 그 대신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선배와의 만남을 활용하는 등 멘토와 만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공부 노하우는 물론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유망 분야는 무엇인지 등 목표 의식을 성립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 것. 이는 동우 군이 매일, 꾸준히 공부 시간표를 지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동우(18·휘문고등학교 2학년)
CASE (3) 아침 시간표로 공부 습관을 꾸준히 지키다
김동우(18·휘문고등학교 2학년)


올해 6월, 동우 군은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 주는 학업 최우수상을 받았고, 여러 차례 성적 우수 장학금도 탔다. 동우 군이 학교에서 우등생으로 알려질 수 있었던 비결은 중학생일 때부터 공부 시간표를 짜고 실천해온 습관 때문이다. “전 의대에 가서 안과를 전공해, 나중에 인공 안구를 만들고 싶거든요. 진로와 장래 희망이 뚜렷하다 보니까 좀 더 효율적인 공부법을 고민하게 됐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 제게 맞는 공부 시간표를 만들고 지키게 됐죠.”


매일, 국·영·수 공부 계획을 짜다

동우 군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달력에 그날 공부할 과목과 분량을 적는다. 매일 하는 학습은 수학 3시간, 국어 2시간 등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 중심으로 한다. 이때 기초 문제집을 공부할 것인지, 수학 문제 풀이집을 풀 것인지까지 꼼꼼하게 적는다. “계획을 잡아서 공부하는 습관은 아주 오래됐어요. 다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좀 더 제게 맞는 방식의 스케줄을 잡게 되었다는 점이 다르죠. 예전에는 수학을 시험 직전에 몰아서 공부하곤 했는데, 능률이 안 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에는 수학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일정 시간 수학 공부를 하도록 시간표를 짰어요.” 교과 진도에 맞춰 교과서의 문제와 학원 교재 2개, 모의고사 기출 문제집 등을 푸는 데 매일 3시간씩 할애하다 보니, 성적이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국어 과목은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다. “국어 시험은 대부분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신 내용에서 많이 나와요. 포인트는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되,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에서 나오는 문제집을 주로 푸는 거죠. 그래서 1학년 때는 ‘창작과 비평’에서 나온 문제집을, 2학년 들어서는 ‘좋은 책 신사고’에서 나온 문제집을 골랐어요.”



박하늘(15·대청중학교 2학년)
CASE (4) 나만의 문제 풀이법과 노트 필기법을 만들다
박하늘(15·대청중학교 2학년)


박하늘 군은 승부욕이 남다르다. 공부할 때는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양의 120%를 공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과의 승부에서 이기려고 한다. 하늘 군이 이런 식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다. 사립 초등학교인 영훈초등학교를 다닌 박하늘 군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교 분위기 가운데 승부욕을 더욱 키웠고, 더 잘하기 위해 매일 할 공부 목표를 세웠다.

하늘 군은 국어, 영어, 과학, 사회, 수학 등 주요 다섯 과목을 하루에 한 과목씩 맡아서 공부한다. 이를테면 월요일에는 도덕, 화요일에는 영어를 공부하는 식이다. “매일 밤 11시 정도까지 공부를 한 뒤 자기 전까지는 독서를 하고, 테드(TED)를 들어요. 테드는 영어 감각을 익힐 수 있고, 글로벌 멘토들의 강연도 들을 수 있어 제가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예요.” 잠들기 전 들은 정보는 수면을 통해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다.

수학은 난이도별로 구분해 한 번에 4~5권을 푼다

여러 과목 중에서 하늘 군이 가장 흥미를 가지는 과목은 바로 수학이다. 수학은 필기를 하지 않고 여러 출판사의 문제집을 난이도별로 구분해서 한 번에 4~5권씩 푼다. “『개념원리』 『쎈』 『하이레벨』 『최상위』 『에이급』 『헤드 투 헤드』 『수학의 신』 순서로 문제를 풀어요.” 이때 중요한 것은 몇 페이지를 풀었느냐가 아니라, 시간 내에 얼마나 집중했느냐이다. 요일마다 다르지만, 주로 1~3시간 수학 문제 풀이를 한다. 주로 문제 풀이식으로 수학을 공부해도 여전히 재미를 느끼는 까닭은 어릴 적,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즐겁게 공부했기 때문이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쭉 은물(가베)를 가지고 다양한 사물을 직접 만들며 도형 수학을 익히고 배웠어요. 직접 사물을 만들면서 도형 공식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공부한 덕분에 다른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도형 수학에 자신감이 생겼죠.” 일례로 강남교육청 수학 영재 시험에서도 다른 학생들이 모두 어려워한 도형 부분의 문제를 쉽게 해결해 합격하기도 했다. 이후 하늘 군은 다른 학생들도 도형을 만들면서 도형 공식을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함께 은물을 통해 도형 공식을 외우게 하는 『창의력 도형 수학』이라는 책을 만들기도 했다. 친구들과 책이나 보고서를 만들어보는 등 한 가지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경험을 하면, 해당 과목에 대한 흥미가 커지고, 전체 흐름을 읽는 눈이 생긴다.


교과서, 참고서, 프린트의 핵심 사항을 정리

하늘 군은 자신만의 특별한 노트 필기법을 만들었다. “전 수업 중에는 교과서에 모두 필기를 해요. 선생님께서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는 부분을 모두 교과서에 써 넣죠.”

그 후에는 교과서 필기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과서와 자습서, 교과 프린트 세 개를 나란히 놓고 각각에서 강조한 부분, 공통된 부분을 찾아가며 정리하면 자신만의 핵심 노트가 완성되는 것. 일주일에 걸쳐 주요 과목을 돌아가면서 공부하고, 핵심 노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충분히 복습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시험 준비를 따로 하지 않는다. 대신 시험 전날, 해당 과목을 집중해 공부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부하다가도 수학과 과학 등에서 어려운 챕터가 나오면 방학 동안 학원 특강을 듣고, 다른 내신 과목은 인강을 통해 이해를 돕는다. “인강을 들을 때는 ‘EBS’, ‘수박씨닷컴’ 등을 이용하고, 수학은 ‘메가스터디’에서 심화 학습을 해요. 대부분 두 배속으로 빨리 해서 강의를 듣는 편인데, 이해가 안 가는 건 다시 필기를 해가며 집중적으로 복습하곤 하죠.” 하늘 군의 현재 목표는 영재고에 진학해 공부한 뒤 나중에 ‘실용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그때그때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공부법이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목표가 뚜렷해지니까 습관을 변경하거나 확장시키는 데 추진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박윤범(17·일산 중산고등학교 1학년), 안태일(일산 중산고등학교 사회 교사)
CASE (5) 책상 밖 공부 습관으로 사탐을 정복하다
박윤범(17·일산 중산고등학교 1학년), 안태일(일산 중산고등학교 사회 교사)


일산 중산고 1학년에 재학 중인 박윤범 군은 학교 교사들도 인정하는 사탐 킬러다. 역사, 지리, 일반사회 등의 과목을 좋아해서 매일 공부하는데, 사탐 영역을 정복하니 다른 과목의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 과목 성적 톱을 자랑하게 됐다. 활발한 성격의 윤범 군은 SNS를 통한 토론, 스터디 그룹 모임, 밥상머리 토론 등 책상 밖 공부 습관을 실천 중이다.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 윤범 군은 반배치고사에서 전교 400명 중 200등으로 입학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단번에 전교 30등으로 성적이 급상승했다. 과목별로 자습서를 통달하고, 매일 신문을 보며 사회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이 비결이었다. 윤범 군은 한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해당 과목의 자습서를 미리 읽으면서 굵직한 개념을 먼저 암기했다. 학기가 시작된 후에는 수업 진도에 맞춰 미리 익혀 둔 개념을 복습하며 이해를 했다. 남는 시간에는 항상 신문이나 뉴스를 보며 여러 분야의 소식을 접하고, 관심이 가는 이슈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과 책을 찾아보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의견을 정리해보기도 했다. 꾸준히 신문을 분석하는 습관을 이어간 결과, 독해력과 논리력이 생겨 사회뿐 아니라 국어, 수학, 과학 등 다른 과목의 서술형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됐다. 문제를 읽는 시간이 단축됐고, 자연스럽게 출제 의도가 보였다. 단순한 개념 풀이만 테스트하는 중학교 때보다 응용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고등학교 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스터디 그룹, 밥상머리에서 토론을 하다

윤범 군은 시간별로 꼼꼼하게 공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한 후에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하교 후에는 TV 시청이나 게임 등을 하며 1~2시간 자유 시간을 보낸 후, 그날의 과제나 자습서를 통한 개념 정리와 암기, 신문을 통한 심화 학습 등을 했다. 또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부모나 친구들에게 설명하며 익혔다. 이때는 내용을 외워서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응용·변형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였다. 이는 윤범 군의 사회 교사인 안태일씨에게 배운 공부법이다. “수업 시간에 배운 특정 정의나 현상 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봐야 해요. 그래야 자기만의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죠. 그리고 많은 사람과 서로 다른 생각을 주고받아야 사고 체계가 깊어지죠. 모든 과목을 공부할 때 자신만의 언어와 방법을 활용해 개념을 정의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공부의 저변을 넓힐 수 있어요.”(안태일)

윤범 군은 본격적인 스토리텔링 학습을 하기 위해 친구 5~6명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한 시간씩 만나서 토론을 했다. 모임 전, 공부할 주제를 정하고, 그 내용을 미리 조사한 뒤 각자 돌아가며 개념에 대해 설명을 한다. 또 윤범 군은 아침저녁마다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눈다. 토론 주제는 신문에서 본 이슈나 공부했던 내용들이다.

SNS를 통해 지적 호기심을 이어가다

최근 윤범 군이 사회 공부를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애플리케이션 ‘클래스팅’이다. 클래스팅은 교사와 학생이 영상이나 글 등 학습 자료를 게시하거나 링크하면 같은 반 학생들이 함께 공유해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윤범 군은 이것을 통해 여럿이 하는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됐다. “안태일 선생님이 ‘클래스팅’을 알려주셔서 하게 됐어요.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고, 자료를 나누고, 무엇보다 흥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학습 도구라는 게 장점이죠.” 윤범 군을 비롯해 많은 중산고 학생들은 교사 안태일씨가 운영하는 ‘중산고 1학년 9반 일반사회’ 방을 애용한다. 궁금한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친구들이 먼저 댓글을 단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토론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댓글을 쓸 때는 먼저 검색을 하거나 책을 통해 관련 내용을 분석한다. 친구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기 위해서다. “중간중간 선생님이 ‘이렇게는 생각해봤니?’ 하면서 토론 주제를 확장할 수 있는 물꼬를 터주시기 때문에 사고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돼요.”
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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