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7일 토요일

지원서 에세이 잘쓰는 요령

숫자 아닌 문장으로 자신을 제대로 홍보해야



에세이를 한국어로 굳이 번역하면 논문 과제물 혹은 수필로 쓴다. 하지만 실상은 모든 글쓰기 성과물이 다 에세이가 아닌가 싶다. 에세이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명사들의 에세이를 그렇게 많이 출간한다. 하지만 미국 교육에서의 에세이는 글쓰기다. 특히 독후감부터 자기소개서 신앙고백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픽션 이외엔 모든 글이 에세이가 아닐까. 그런데 장학금 신청부터 학교 시험까지 그렇게 많은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진짜 잘써야 하는 곳이 칼리지 어플리케이션 에세이다. 아이디어가 없는 일반적인 학생들에게 몇마디 조언한다.

◆에세이는 지원자를 보여주는 것

어플리케이션 에세이와 관련된 세미나에서 종종 학생 자신이 자신을 소개하는데 애먹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터뷰가 입학사정과정에 있으면 낫겠지만 그도 아니면 지원자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에세이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들은 해마다 약간 달라지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학교가 비슷한 주제를 주고 그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를 알아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생각과 의견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아울러 에세이 쓰기는 지원자의 사고 능력과 쓰기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입학후 학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척도도 된다.

◆UC에세이

UC 지원서의 에세이는 2개를 써야 한다. 두 에세이를 합쳐서 1000단어를 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첫 에세이에 700단어를 썼다면 나머지 한개의 에세이는 300자 내로 써내야 한다는 것이다.

UC 지원서 첫 에세이 주제는 "당신은 어떤 세상에서 왔는가?"이다. UC에서는 지원자가 자라온 배경 학교 가족 등 주위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고 그로 인해 꿈과 비전이 어떻게 다듬어졌는지 등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두번째 주제는 개인적인 성취 탤런트 중요한 개인적인 경험 등을 쓰는 것이다. 이제까지 받았던 수상 기록을 나열하는 에세이가 아니고 이런 성취가 왜 자랑스럽게 만드는지 이런 것이 현재의 자신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등을 써야한다.

◆자서전을 써라(?)

최근 아이비리그인 유펜의 주제중 하나가 "당신이 지금 자신의 400 페이지짜리 자서전을 쓰고 있다고 가정하고 300페이지쯤에 있는 이야기를 옮겨 적어보라"였다. 사람 인생의 4분의 3 즉 나이가 50대 정도가 되었을때 무슨 일을 하게 될건지를 적으라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가장 왕성하게 일하게 되는 50대의 비전을 적으라는 뜻이다. 이때가 되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보다는 자신이 성취한 직업 혹은 어떤 자리를 통해 세상과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또 어떻게 사회 환원하고 이바지 하는지를 적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하버드 프리메드에 올라간 여학생이 받은 주제는 "당신은 왜 하버드에 오려하는가?"였다. 많은 지원자가 이런 주제에는 너무 재미없거나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적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①엄마가 어렸을때 부터 하버드를 가라고 했으니 가야만 한다. ②우리 집안은 하버드 집안이기 때문에 난 하버드를 가야만 한다. ③내 어릴적 꿈은 하버드 스퀘어에 누워 책을 읽는 것이었다 등 입학사정관들은 똑같은 이야기만 골백번도 더 읽어야 하는 것이다.

프리메드에 지원한 여학생은 9학년때부터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암환자였던 여성 노인이 여학생의 손을 꼭 잡더니 "넌 참 마음이 따뜻하니 너 같은 아이가 의사가 되어서 나처럼 아픈 사람을 꼭 치료해 주면 좋겠구나" 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환자의 손을 꼭 잡고 곧 건강하게 될것이라고 또 자기가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기도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주에 봉사활동을 하러 병원에 다시 갔을때 그 노인은 애석하게도 이미 사망했던 것이다.

그는 "내가 하버드에 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노인 환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드라마틱하게 쓴 것이다. 서로 기도하고 잠깐 얘기를 했던 시간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학생은 자신의 인생 중 여러 사건보다 이 5분에 집중하여 에세이를 드라마틱하게 써 내려갔다.

약속을 지키기 위한 최선 그것도 이미 별세한 환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미 그 환자는 이 여학생에게 좋은 의사의 모습을 보았을까 하는 은유까지 자신의 인생 터닝 포인트였던 그 5분을 잘 다듬고 집중하여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던것이다. 당연히 그는 하버드에 입학원서를 낸 다른 뛰어난 지원자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뿐 아니라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임팩트 있는 한순간을 써라

지원서 에세이는 콘텐트 면에서 그 학생의 인생을 지루하게 자서전처럼 쓰는 것보다는 임팩트있게 인생의 한 사건을 조명하여 드라마틱하게 써내려가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물론 그 외에 문법적인 요소와 고급스런 단어 선택은 필수이고 에세이를 읽는 입학 사정관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첫 문장도 중요하니 그 어느것 하나도 소홀히 준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리 준비하고 신경써야할 사항이다.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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