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인류의 에너지원 ‘별’ 탐구


별은 4분의 3이 수소, 4분의 1이 헬륨으로 이뤄진 가스 공과 같다. 이 가스로 풍선을 채우면 가스는 풍선의 압력에 막혀 도망가지 못한 채 둥그렇게 모인다. 하지만 별을 이루고 있는 가스는 별의 온도가 수천∼수만℃라 팽창하는 압력이 매우 큰데 어떻게 뭉쳐 있는 것일까.



사실 별은 가스가 도망가기는커녕 아주 일정한 크기를 유지한다. 별의 가스가 팽창하려는 힘(압력)과 별의 전체 질량 때문에 생기는 끌어당기는 중력이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균형이 깨지는 것은 별이 처음 태어날 때와 별이 종말을 맞기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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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수소 원자 4개가 합쳐져서 헬륨 원자 1개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얻는다.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별의 중심부 온도가 1000만℃ 이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가스 덩어리의 질량이 작아서 수축이 끝났는데도 중심부 온도가 1000만℃가 안 되면 핵융합 반응을 하는 별이 되지 못하고 그냥 뜨거운 가스 덩어리로 남아 천천히 식는다. 이런 천체를 갈색 왜성(brown dwarf)이라고 하는데 태양계의 목성이 좋은 예다.



가스 덩어리의 중심부 온도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1000만℃보다 높으려면 질량이 태양의 0.08배보다 커야 한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지역을 핵(core)이라고 부른다. 핵도 4분의 3은 수소, 4분의 1은 헬륨이다. 질량이 태양정도 되는 별은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바뀔 때까지 약 100억 년 동안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면서 빛을 내며 이러한 과정을 주계열이라 한다.



핵 안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바뀌어 핵융합 원료가 없어지면 별은 노년기에 들어간다. 구체적인 노화는 별의 질량에 따라 다르다. 노년기 별의 진화를 명확하게 밝힌 사람 중 하나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한국에서는 경술국치로 국권을 일본에 빼앗겼던 해에 태어난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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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안에 있던 수소가 모두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헬륨으로 바뀌면 핵은 헬륨핵이 된다. 평생 수소 핵융합 반응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압력으로 중력에 맞서 버티고 있던 별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는 때다. 수소 핵융합 반응이 끝나는 순간, 별에는 중력만 남는다. 그러면 별이 수축하고 처음에 별이 생겼을 때처럼 별 내부의 온도가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러면 헬륨핵 주변을 싸고 있는 수소층의 온도가 1000만℃보다 높아져 다시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질량이 아주 가벼운 별은 이 단계를 지나 껍질층의 수소를 다 태우고 나면 바깥 부분이 팽창해 행성상 성운이라는 예쁜 천체를 만들고 별의 중심부는 수축해서 단단한 천체가 된다. 이때 남은 중심부가 백색 왜성(white dwarf)이다. 백색 왜성은 태양이 지구 정도로 크기가 줄어든 천체로, 우유병 하나에 1t의 물질을 압축해 넣은 정도로 밀도가 크다. 이런 고밀도의 별에서는 원자 안에서 움직이는 전자가 아주 빽빽해져 전자가 아주 좁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태를 축퇴(degenerate)라고 한다. 별이 백색 왜성 크기로 작아지면 축퇴 상태의 전자가 만들어내는 압력으로 중력을 버틴다.



만약 별이 무거우면 중력이 훨씬 강하므로 핵이 더 단단히 뭉친다. 그러면 전자의 축퇴압으로도 중력을 버티지 못해 양의 전기를 띤 원자핵과 음의 전기를 띤 전자가 붙어 중성자 덩어리가 된다. 결국 중성자만으로 이뤄진 천체가 되는데, 이것을 중성자별이라고 한다. 만약 태양이 중성자별이 되면 지름이 10km 정도로, 모래알 하나의 무게가 1억 t쯤 된다.



질량이 아주 큰 별은 최후를 맞을 때 중성자별보다도 더 수축해 마치 모든 질량이 한 점에 모인 것처럼 된다. 이런 천체가 블랙홀(black hole)이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어떤 물질도, 심지어 빛 조차도 그 중력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질량이 작은 별은 백색 왜성으로 종말을 맞는다. 이때는 물질의 전자 축퇴압이 중력을 버틸 수 있다. 그런데 질량이 얼마나 커야 전자의 축퇴압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게 될까. 찬드라세카가 유학을 떠나는 배 위에서 계산한 값이 바로 이것이다. 답은 태양질량의 약 1.4배로, 이 값은 찬드라세카 한계(Chandrasekhar limit)로 불린다. 별의 질량이 찬드라세카 한계인 태양질량의 1.4배보다 작으면 백색 왜성으로 최후를 맞지만, 이보다 질량이 크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생을 마친다.



- 과학동아 10월호

‘별의 죽음을 밝혀낸 과학자 찬드라세카’ 중



 

원소의 표기법
원소의 화학적 성질은 양성자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양성자의 수는 원자번호와 같다. 양성자의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다른 원소를 동위원소라 한다. 동위원소란 현재 주기율표상 같은 위치에 있지만 중성자의 수가 달라 구별되는 원소란 의미다. 원소의 표기 방법은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 원소의 원자번호(양성자의 수)를 Z라 하고 중성자의 수를 N이라 할 때 이 둘을 합한 값을 질량수 ‘A’라 하자. 질량수와 원자번호를 알면 중성자의 수를 추측할 수 있으므로 원소의 종류를 나타내는 원소기호와 원자번호 질량수만으로 원소를 표기한다. 원소기호가 X라면 로 표기한다.



원소의 기원
우주의 기원을 빅뱅으로 봤을 때 우리 주변에 있으며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 역시 빅뱅에 의해 생겨난 것들로 볼 수 있다. 빅뱅에 의해 직접적으로 만들어진 원소는 H(수소)와 He(헬륨), Be(베릴륨), B(보론)들이 있다. 빅뱅에 의해 만들어진 원자의 대다수는 H와 He이다. 주기율표의 나머지 원소들은 이들이 재조립된 것이다. 이러한 원소의 조립을 핵융합이라 한다.



핵융합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는 하나의 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돼 있다. 수소로부터 헬륨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2개 이상의 수소원자핵이 결합돼 헬륨의 원자핵을 구성해야 한다. 전하를 띤 입자 사이에는 정전기력이 있다. 같은 종류의 전하를 띤 물체끼리는 서로 밀어내는 힘이, 다른 종류의 전하를 띤 물체끼리는 잡아당기는 인력이 작용한다. 이 정전기력의 크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러므로 좁은 원자핵에(반지름 10-15m) 2개의 양성자가 모여 있기 위해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인력이 작용해야 한다. 이때 작용하는 인력을 강한 핵력이라고 한다. 강한 핵력은 짧은 거리에서만 작용하는 힘이다. 양성자가 여럿 모인 원자의 경우 원자핵 정도의 크기에서 강한 핵력이 정전기적 척력보다 더 작아지는 경우가 발생해 양성자만으로 원자핵이 구성되기는 쉽지 않다. 전하를 띠지 않는 중성자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 중성자가 전하를 띠지 않아 양성자와 중성자는 강한 핵력만 작용해 원자핵 내부에서 강하게 결합한다. 중성자와 결합한 양성자가 양성자나 동일한 다른 쌍과 결합하면 중성자가 양성자와 양성자를 묶는 역할을 해 원자핵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수소 원자핵이 결합돼 헬륨 원자핵이 되기 위해서는 수소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가 강한핵력이 작용하는 거리까지 접근해야 한다. 척력을 극복하고 이 거리까지 접근하기 위해서는 원자핵이 큰 운동에너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두 양성자가 강한 핵력이 정전기력보다 강한 거리까지 다가가는 경우 핵융합이 일어난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장소
빅뱅 이후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75%가 수소이기 때문에 우주에는 수소가 다른 물질에 비해많다. 그러나 많다고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원자가 모여 있어야 한며 또한 원자핵이 높은 운동에너지를 갖고 노출돼 있어야 한다.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원자는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며 핵융합 반응을 시작한다.



우주 공간에 있는 가스에는 뜨거운 가스도 있고 차가운 가스도 있다. 가스의 온도가 높으면 가스 덩어리의 에너지가 커서 팽창하고 흩어진다. 반면 온도가 낮으면 가스 덩어리는 움직일 힘이 없으므로 중력의 지배 하에 들어간다. 태양보다 수백 배 무거운 가스구름 내부 어딘가에서 중력에 의한 수축이 시작되면 이것이 씨앗이 돼 수축이 계속 일어난다. 즉 눈사람을 만들 때 눈을 굴리면 눈 덩어리가 계속 커지듯이 가스 덩어리가 계속 커지고 무거워진다. 수축하는 가스 덩어리가 커질수록 덩어리 중심부에는 가스가 더 밀집해 뭉치고, 중

심부의 온도는 계속 올라간다.



- 과학동아 10월호

‘별의 죽음을 밝혀낸 과학자 찬드라세카’ 중



 

핵융합 반응과 에너지
핵융합 반응은 원소에서 다른 원소로 변화하며 질량이 감소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중 질량의 감소는 천체에 불을 밝히는 원인이 된다. 핵융합 과정에서 에너지 입출입이 없었다면 에너지보존법칙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예상할 수 있다.



E(핵융합 반응 전 에너지)=E′(핵융합 반응 후 에너지)

 

실제 측정결과가 E(핵융합 반응 전 에너지)<E′(핵융합 반응 후 에너지)라면 에너지보존 법칙 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핵융합 반응에서 질량이 감소했으므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핵융합 전 원자의 질량합)>M′(핵융합 후 원자의 질량합)



m=M-M′

ΔE=E′-E



아인슈타인의 질량등가의 공식 E=mc2을 이용해 ΔE=mc2이라고 기술할 수 있고 실제로 만족한다면 에너지 보존법칙과 질량결손을 설명할 수 있다. 핵융합 과정은 질량결손을 복사에너지(빛)로 방출한다. 결국 항성이 빛을 낼 수 있는 이유는 핵융합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 반응의 부가적 산물
핵융합은 항성의 내부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많은 빛을 사방으로 방출한다. 빛에 의한 복사압(과학동아 9월호 ‘우주여행, 상상에서 현실로’ 참고)이 표층 물질에 작용하는 중력과 평형을 이뤄 물질의 하강을 막아 태양의 크기를 유지한다. 만일 이 균형이 깨지면 항성의 크기가 증가 혹은 감소하고 차이가 심한 경우 폭발한다. 이러한 과정은 항성의 질량에 의해 진행된다.





 




Q. 생각해 봅시다


핵융합 이외에 질량 결손에 의해 에너지가 발생하는 경우로 핵분열이 있다. 인위적 핵분열은 질량수가 큰 원자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유도한다.

중성자의 충돌이 핵분열의 원인이 되는 이유와 인위적 핵분열에 질량수가 큰 원자를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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