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3일 일요일

전공의 기본이 되는 수학 과학 책을 읽으세요 (2)

Q. 자연계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공부가 필수입니다. 입학사정관제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이 두 과목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자연계학생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수학과 과학점수가 높지 않더라도 포트폴리오만 잘 준비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학에서는 내신 특히 수학과 과학과목의 점수를 중요시 합니다. 이공계에 지원하려는 학생이 수학과 과학 점수가 형편없다면 이는 해당 전공에 대한 기초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단순히 점수가 높다고 해서 합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입학사정관제에서는 서류평가뿐만 아니라 심층면접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심층면접에서는 단순한 문제풀이보다는 수학과 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 관한 질문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교과서를 완벽히 이해하고 이를 말과 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답보다는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개념노트와 풀이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책이나 문제집에 나와 있는 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해하고 풀이한, 자신만의 개념노트와 풀이노트를 작성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Q. 봉사나 리더십 등에서 이과생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것은 무엇이 있으신지요?
A. 문과학생들과는 달리 이과생들에게는 자신의 전공하려는 분야와 유사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라고 권합니다. 무분별한 봉사활동보다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들어 의료봉사활동, 환경봉사활동 등이 있겠지요. 여기에서 강조할 점을 단순히 참여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활동일지를 작성하여 그 속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점을 정직하고 상세히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이과생들에게도 독서가 중요할 터인데 어떤 독서 전략을 권해 주시는지요?
A. 많은 학생들을 만나보면 독서를 많이 했는데, 자신의 전공과는 동떨어진 책을 읽고 정리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선, 자신의 전공분야의 기본이 되는 수리와 과학분야의 책을 읽는 것을 권합니다. 그런데 수리와 과학분야의 책들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의 책들 보다는 수리와 과학의 고전들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고전들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수리와 과학의 원리와 개념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쉬울 거예요. 그런 다음 차츰차츰 최근의 연구결과들이 수록된 책들을 읽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수리와 과학의 고전들을 읽으면서 해당 내용과 일치하는 교과서의 내용을 같이 정리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 포함된 독서록으로 만들어 놓으면 좋은 포트폴이오가 됩니다.
다음으로 의학이나 공학분야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 해당하는 책을 선정하여 읽으세요. 너무 어려운 책보다는 대중 교양서를 선택하고 읽은 다음, 차츰차츰 어려운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특허나 발명 등도 많이 준비하는데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까요?
A. 과거에는 특허나 발명 등이 창의력을 내세울 수 있는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대행해주는 업체들이 생겨난 부작용 때문에 특허나 발명 결과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과보다는 특허나 발명과정 속에서 학생의 역할을 주요 평가요소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발명 및 특허일지를 작성하고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를 정직하고 상세히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발명 보고서나 특허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Q.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입학사정관제 준비생들도 준비를 해야 할까요? 해야한다면 어떤 식으로 대비해야 할까요?
A. 많은 학생들이 이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수리논술 혹은 과학논술을 공부하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이에 대해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대입 수시시험에 맞추어 공부하는지를 질문합니다. 대학별고사를 위한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에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러한 공부는 심층면접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유념할 점은 기존의 기출문제만 풀지 말라는 것입니다.
심층면접에서는 수리와 과학의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이를 확장하여 대답하는 과정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기본문제들의 풀이과정을 서술하는 연습을 먼저 하도록 권합니다. 그런다음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문제의 풀이보다는 제시문을 집중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시문의 내용만으로도 훌륭한 심층면접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Q. 이번에 쓰신 책을 중학교 대상책인데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시지요.
A. 이번에 저는 '중학수학 개념원리+공식사전'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책은 제가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시작된 고민으로부터 출발한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다른 과목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만 수학실력은 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었지요.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고민을 한 것입니다. 수학점수가 오르지 않은 학생들 대부분이 기초 수학실력이 없었습니다.
즉, 중학교과정에서 배운 수학개념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공식만을 외운 상태에서 고등학교에 진학을 한 것이지요. 그래서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개념과 공식들을 연계한 책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공식만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공식이 왜 나왔는지를 먼저 설명한 것입니다. 이러한 설명은수학의 기본 개념들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다음 문제를 풀면서 개념과 공식을 연결하여 해결하도록 한 것이지요. 특히 문제들을 전부 서술형으로 하였습니다.
최근에 많은 학생들이 서술형 수학문제를 어려워하고 있어서 단계별로 서술형문제를 해결하도록 제시하였지요. 또한 이러한 개념과 공식들이 고등학교과정에서 어떻게 활용이 되는지를 제시함으로써 중학교과정에서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들 공식들과 관련한 다른 공식들을 제시함으로써 이들 공식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보면 공식들의 연결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공식만을 제시한 사전이 아닌 개념원리와 공식을 연계하고 이를 확장하게 함도록 유도하기 위한 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서 수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을 알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책입니다.

Q. 중학생들, 특히 이과를 꿈꾸는 중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해 수학 공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지 말씀해 주시지요.
A. 지금의 중학생들은 대학의 입학사정관제가 먼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우선, 다양한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합니다. 특히 이과를 지원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자연과학에 관련한 고전부터 최근의 교양서까지 읽고 이를 자신의 독서록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고등학교학생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수학과 과학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준비하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통하여 자연과학에 대한 다양한 원리들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수학공부는 개념과 원리 중심의 공부를 해야 합니다.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개념과 원리들은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 교과서에 나와 있는 수학개념들을 자신이 정리하고 이를 글로 작성한 개념노트를 만들도록 하세요. 책이나 문제집에 나와 있는 요약 부분을 복사하여 노트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해한 내용을 수기로 작성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때 개념 속에 포함되어 있는 중요한 용어들의 정확한 뜻을 찾아서 정리하는 것부터 출발하세요. 수학의 정의가 기본이 되어야 개념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음으로 문제를 풀때, 답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풀이과정을 아주 상세히, 단계별로 서술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이러한 풀이노트를 작성함으로써 수학적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귀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기본이 되어야 수학실력이 느는 것입니다.
이상으로 링크 수학 연구소 김용태 소장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스터디마스터 공부법 연구소 신진상 소장이었습니다. 독자 여러분 새 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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