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인류 진화의 열쇠를 쥔 ‘손’




잡기, 던지기, 뜯기, 연주하기, 씻기의 공통점은? 바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의 손가락은 각각 자유롭게 움직인다. 손의 발달은 지능의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만큼 인류의 진화와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관심 있는 대상이 나타나면 우리 몸에서 가장 먼저 다가가는 손! 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손에서 시작된 인류의 발전
손은 또 다른 두뇌라고 할 만큼 손의 사용은 두뇌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구를 사용하는 영장류에게 손은 진화와 지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해 뇌의 전두엽이 매우 발달했다. 전두엽은 고차원적 사고를 책임지는 부분이다. 특히 과거의 기억정보와 현재의 감각정보를 결합시킨다. 또한 손의 감각과 운동 능력을 연결해 손을 더욱 잘 사용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엄지
손가락도 인류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사람은 다른 영장류와는 달리 엄지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덕분에 한 손으로 물건을 잡는 동작이 보다 정교해졌고 손이 더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었으며 도구의 사용도 가능해졌다.

직립보행도 중요하다. 미국의 언어학자 마이클 코발리스는 인류의 조상이 두발로 걷게 되면서 손과 팔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의미 전달의 수단인 손동작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면서 언어가 발달했다고 이야기한다. 손의 발달과 언어의 발달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현재의 과학기술 발달에도 엄청난 공헌을 했다.

몸을 지탱하는 뼈의 구조

골격이란 ‘뼈대’를 말한다. 몸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사람이 수정란으로부터 발생을 시작할 때 중배엽(mesoderm)으로부터 생겨나는 골격계는 몸을 지탱하고 내부의 소화계, 호흡계, 내분비계를 지켜준다. 그 밖에도 뇌와 폐, 자궁 등의 장기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골격의 역할이다. 수정란이 모체에서 발육을 시작해 7주정도 지나면 앞으로 뼈가 될 연골 세포가 생긴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도 아직 연골 상태다. 신생아의 머리와 몸이 부드럽고 목을 가누지 못하는것도 아직 연골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인의 몸에는 두개골 23개, 척추 26개, 흉골 1개, 늑골 24개, 상지골 64개, 하지골 62개 등 총 206개나 되는 뼈가 있다. 신생아에게는 성인보다 많은 약 350개의 뼈가 있다.



살아있는 뼈는 몸의 발달에 따라 함께 성장한다. 뼈의 성장은 결합조직세포에서 14골아세포가 생기고 주변 석탄염류 등이 부착돼 골세포가 되는 ‘결합조직성 골화’와 연골조직에서 발생한 것이 골조직으로 변하는 ‘연골성 골화’가 있다. 뼈 끝에 있는 골단연골은 뼈의 길이 방향 성장을 돕고, 골막은 뼈의 굵기 방향의 성장을 돕는다. 뼈에는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 외에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있다. 뼈는 두 종류의 세포에 의해 끊임없이 새롭게 다시 만들어진다.

이제 뼈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자. 가장 바깥쪽에는 뼈를 덮는 막인 골막이 있다. 여기에 혈관과 신경이 있어 뼈에 영양을 주고 지각을 전한다. 뼈가 부러지면 혈액이 흘러나와 골절부를 가득 메우고 골막에서 분비된 골아세포가 뼈를 복구한다. 골막의 안쪽에는 틈이 없고 단단한 뼈가 뭉쳐있는 치밀골이 있다. 그 속에는 골세포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층상골이 있고, 혈관과 신경이 가로, 세로로 지나고 있다. 치밀골 아래쪽으로는 스폰지 같이 무수히 많은 틈이 있는 해면골이 있다. 가장 안쪽에는 골수로 찬 골수강이 있다. 사람의 뼈 중에서 가장 큰 대퇴골처럼 큰 뼈의 중심부는 비어 있고 혈액을 만드는 근원인 골수가 차 있다.

사람 손 닮아가는 로봇 손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것은 물론, 의료, 항공, 우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널리 쓰인다. 위험한 용접이나 전기 드릴 작업은 거의 로봇 팔이 대체하고 있을 만큼 그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처럼 정교하고 여러 가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 손을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인류의 손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해 가장 많은 뼈와 수많은 힘줄로 이뤄진 정교한 구조로 돼 있다. 사람의 손에는 여러 가지 감각을 느끼는 신경계도 있다. 냉점, 온점은 물론이고 촉감, 압력도 여러 종류로 구분해서 느낀다. 사람의 피부에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감각 세포가 가로 세로 1mm당 한 개꼴로 분포한다. 촘촘한 분포 덕분에 눈으로 보지 않아도 손으로 섬세하게 곡면의 굴곡을 느낄 수 있다. 촉감이 발달한 사람은 촉감만으로도 여러 가지 과일을 구별할 수 있다. 이런 인간의 손과 유사한 로봇 손을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렵다.

로봇 손이 사람의 손처럼 정교한 기능을 하려면 최소한 3개의 손가락을 가져야 한다. 불규칙한 모양의 물체를 쥐려면 세 개의 손가락으로 물체의 여러 면을 모두 잡을 수 있어야 한다. 1977년, 동경 근처의 쓰쿠바에 있는 한 연구소에서 세 손가락 로봇 손이 처음 만들어졌다. 물건을 자연스럽게 잡았다 내려놓는 동작은 물론이고 연필이나 막대를 잡고 돌리기, 공을 튕기고 가느다란 막대기를 구멍에 넣는 작업까지 가능했다. 이런 연구를 토대로 1985년에 제작된 유타/MIT 손은 네 개의 손가락으로 작업을 수행했다. 특히 엄지손가락은 거의 사람과 흡사한 구조다. 이 손은 사람보다 5배나 빨리 쥐었다 펼 수 있고 사람만큼 정교한 손동작을 할 수 있다. 또한 손끝에 감각 신경과 같은 센서를 달아 달걀을 깨뜨려 휘젓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선보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최근에는 로봇 손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기존의 로봇 손은 모양은 손이지만 부속품이 많아 크기가 매우 컸다. 하지만 최근의 첨단 산업용 로봇 손은 성인남자 손크기와 비슷하며 무게는 5~10kg으로 공업용 로봇 팔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이러한 발전에는 소재의 변화도 한몫했다. 강철과 함께 아세틸, 알루미늄을 사용해 가벼워졌다. 그 밖에도 폴리우레탄 피부를 입혀 겉모습도 사람의 손과 비슷해지고 있다. 186개의 힘 감지센서를 활용해 글씨 쓰기, 유리병 집었다 내리기, 공 움켜쥐기, 열쇠 고리 들어올리기 등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연구실 장비나 병원 의료기기를 다룰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또한 로봇 손이 사람만큼 정교한 감각을 갖도록 광섬유를 이용한 감지기도 개발하고 있다. 정밀한 외과 수술이나 사람의 손으로 하기 어려운 매우 작은 단위의 생명공학실험에서 이런 장치를 가진 로봇 손이 활약할 것이다. 그 밖에도 범죄현장의 조사, 위험물질을 다루는 일, 제품 실험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의수, 의족 등 장애치료용으로도 개발의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는 로봇 의수를 가진 600만 불의 사나이가 실제로 등장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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