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종이 한 장에 가능성까지 눌러 담아라

특이한 경험이나 활동은 에세이의 좋은 소재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지는 않다. 이번 회에는 샘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일상 생활 속에서 에세이 소재가 될 수 있는 특이한 점을 찾는 것에 대해 알아보자.

샘의 고등학교 성적은 전과목 A다. SAT I은 2180, SAT II는 3개 시험에 응시해 600점대를 받았다. AP는 7개 시험에 응시해서 모두 4, 5점을 획득했다. 특별활동으로 마칭 밴드에서 활동했으며 11, 12학년엔 회장을 맡았다, 교회 청소년부 멤버, 환경 관련 클럽, 스페인어 클럽에서도 활동했다. 어떻게 보면 서류상 샘의 특별 활동은 매우 전형적이다. 다음으로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던 경험에 대해 쓴 샘의 에세이를 살펴보자.

"필드에 나서는 것은 콜로세움에 들어서는 검투사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아드레날린이 몸속에서 솟고 심장은 뛰며 얼굴에는 열이 오른다. 무대를 올라와 마이크를 체크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준비, 시작! 쇼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걸음을 세며 악기를 울리는 마칭 밴드 멀티태스킹 예술을 선보였다."

사실 이 에세이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같이 밴드를 했던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다. 샘이 밴드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자연히 입시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글이다.

샘은 밴드의 회장을 2년이나 지속했다. 그 동안 2명의 코치를 잃었던 멤버들에게 다시 용기를 불어넣어 지역대회 준결승까지 이끌었다. 또한 매년 30개의 학교 밴드 등이 동참하는 학생 축제를 활성화시켜 지역 지휘자에게서도 인정 받았다. 모든 연습과 공연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가장 늦게 귀가하는 그런 회장이었다. 이를 제대로 살린 에세이를 보자.

"저녁 여섯시. 집에 온 지 한 시간도 채 안 됐지만, 다시 길을 나섰다. 무대 세팅을 위해 다시 학교로 가야 했다. 스테이지 크루가 도착하고 다섯 명 모두가 힘을 합쳐야 겨우 들 수 있는 장치를 창고에서 하나씩 옮긴다. 키의 두배가 넘는 음향 기기와 씨름을 한다. 그리고는 온 학교에 널려 있는 수백개의 의자를 다 모은다. 다음 날에 있을 밴드 축제를 위한 준비다.

매년 우리 학교는 밴드 축제를 주관해 왔다. 이틀 동안 30개의 밴드와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모여 음악 실력을 겨루며 즐기는 시간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은 여러가지 일들로 취소되었다. 2006년 내가 밴드 회장이 되자 밴드 디렉터가 이 행사를 다시 시작하라는 도전 과제를 던져 주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 나는 나에게 전에는 알지 못했던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에세이는 여러 레벨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첫째, 짤막한 줄거리와 세부적 묘사가 독자에게 흥미를 유지하게 한다. 둘째, 글쓴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을 해냈는지를 잘 보여준다. 셋째, 이런 경험을 통해 저자의 인품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게 된다. 다시 말해 에세이가 해야 할 모든 일을 한 장 종이에 다 써 낸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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