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7일 월요일

뻔히 아는 문제 왜 틀리는 걸까

수능 시험날 수험생을 둔 한 평범한 가정의 모습입니다. 시험이 끝나고 아이들이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저만치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를 힘껏 끌어안습니다. 그간의 마음고생에 울컥해집니다. "아이고, 내 새끼! 배고프지?" "그래, 밥 먹으러 가자!" 좋은 분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드디어 집에서 채점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뻔히 아는 문제를 실수한 것이지요. 정답이라고 자신했던 문제가 틀리면서 아이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엄마도 속이 상합니다.

사실 이런 불행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에 다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시험을 보고는 한걸음에 달려와 "엄마, 백점이야!"라고 외치지요. 이제는 한두 번 당한 일이 아니라서 채점해 볼 필요도 없이 "또 85점이구나"라고까지 생각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첫째, 나쁜 읽기습관이 아이의 점수를 깎아 먹습니다. 여기서 나쁜 읽기습관이란 빨리 읽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빨리 읽는 아이들이 유별나게 단순 실수를 많이 합니다. 수학시험에서 2를 3자로 잘못 보거나 더하기를 빼기로 잘못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도 이 경우는 낫지요. 이 아이들은 자기 마음대로 읽기까지 합니다. 출제자의 의도대로가 아니라 자기 의도대로 문제를 푸는 것이지요. 자기는 정답을 2번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채점하면 4번이 답인 경우입니다. 이때 아이가 문제를 읽으면서 내용을 얼마나 비틀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더 심각하는 것은 안 읽기입니다.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면 별표를 치고 넘어가지요. 이러한 나쁜 읽기습관만 잡아주어도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읽기습관은 생각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나쁜 읽기습관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은 대개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사고력이 약하다는 것이지요. 책에서 세상이 파랗다고 하면 그냥 암기하고 말지 왜 파란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파란 것은 저자가 파란 렌즈를 끼고 보아서 세상이 파랗게 보인다는 사고의 원리를 반드시 알려주어야 합니다. 또 시험문제를 풀 때 유형을 외워서 풀기보다는 문제를 분석해서 출제자의 의도를 찾아내는 훈련을 시켜주어야 합니다. 처음 자동차를 만들 때 외국에서 자동차를 사들여와 전부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해보면 자동차 만드는 원리를 알 수 있듯이 시험문제도 완전히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면 출제자의 의도를 그대로 복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력과 분석력 위에 좋은 읽기습관이 가미되어야 아이는 최상위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셋째, 생각습관은 아이의 두뇌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의 생각습관을 받치고 있는 것이 두뇌성향입니다. 좌뇌가 강한 아이가 사고력과 분석력이 좋고, 우뇌가 강한 아이가 창의성이 좋지요. 이 말은 좌뇌를 강화해야 사고력과 분석력이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의 좌뇌를 강화하려면 대상을 한꺼번에 보지 말고 나눠서 순차적으로 보는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반대로 우뇌를 강화하려면 대상을 크게 본 후 그 대상을 다른 것과 연결시키는 훈련을 하면 좋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공부의 기본이 되는 읽기습관, 생각습관, 두뇌성향을 보완하는 길이 입시에서 승리하는 길임을 알아야 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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