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교통신호등은 광원으로 무엇을 사용할까? 서울은 모두 LED로 교체했고 다른 지자체도 교체가 진행 중이다. 모든 교통신호기를 LED로 교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는 물론 소비전력이 줄어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LED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는지 알아보자.
발광 다이오드 (LED: Light Emitting Diode)
1879년 에디슨이 백열등을 발명해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꾸기 시작한 이래, 수많은 전등이 등장해 인류의 문명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중 백열등보다 효율이 5배 정도 좋은 형광등은 우리 생활 속에서 주된 광원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용한다. 모양도 다양해 일반적인 관 모양의 형광등 이외에 백열등 소켓에 사용할 수 있는 전구식 형광등까지 점점 활용의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형광등도 단점은 있다. 부피가 크고, 켜고 끄는데 전력 소모가 크다는 것이다. 물론 전력 소모가 엄청난 것은 아니다. 참고로 형광등을 켤 때 드는 전력량은 약 5초 동안 형광등을 켜 놓은 분량이다. 따라서 몇 분 이상 형광등을 켜 놓았을 때는 켜고 끄는데 드는 전력 소모량을 무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주 형광등을 켜고 끄는 것은 좋지 않다. 형광등의 수명은 어느 정도 오래 켜 둘 때 오래 가기 때문이다. 모든 요소를 고려하면 15~20분 이상 외출할 때 형광등을 끄는 것이 이익이다.
이런 형광등에게 위기가 다가왔다. 오랜 세월동안 인간에게 빛을 가져다준 형광등을 대신할 대단한 녀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효율은 물론, 켜고 끌 때의 소비전력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자동으로 깜빡거리게 해 소비전력을 더 줄일 수도 있다. 그 대단한 녀석은 바로 발광다이오드 ‘LED(Light Emitting Diode)’다. 다이오드(Diode)는 반도체 두 개를 붙여 놓은 것인데 전류가 한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특성이 있다. 다이오드 중에서 전류가 흐를 때 빛을 내는 것이 바로 LED이다.
LED의 구조
발광 다이오드(LED)는 전구와 다르게 반도체를 이용하므로 LED 칩(Chip)을 보호할 수 있는 볼록한 에폭시 렌즈에 씌워져 있다. LED의 성능은 매우 놀랍다. 빛에너지로의 전환 효율이 90%인 LED는 효율이 10%인 일반 백열전구에 비해 소비전력은 1/10이고 반응시간은 100만 배나 빠르며, 수명은 반영구적이다. 초기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적용분야가 제한적이었지만 현재는 전광판, 자동차 계기판, 교통신호 등에 사용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할로겐등, 형광등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LED의 종류
LED는 밝기,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한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LED는 형태가 원형인 일반형 LED와 고휘도 LED이다. 고휘도 LED는 일반 LED에 비해 휘도(밝기)가 높은 LED이다. 일반형 LED에 비해 빛의 직진성이 뛰어나다. 일반형 LED는 칩을 둘러싼 케이스의 색이 발광 색과 같다. 고휘도 LED는 발광 색과 관계없이 케이스가 전부 투명하다. 따라서 전지에 연결해 LED를 켜 봐야 발광 색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정격 전압이 일반형 LED와 같으므로 간단히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 LED도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붙인 PN접합 다이오드이므로 전류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다이오드의 특성을 갖고 있다.
LED의 작동원리
LED는 일반적인 다이오드처럼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맞붙인 PN접합이라고 불리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빛을 낼 때는 PN 접합에서 전자가 갖는 에너지가 직접 빛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손실되는 열에너지가 거의 없다. 전지로부터 반대방향으로 반도체에 흘러 들어온 전자와 정공은 전도띠(또는 원자가띠)를 흘러 PN 접합부 부근에서 에너지 갭(간격)를 넘어 재결합한다. 이때 에너지 갭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빛으로 방출된다. 빨간색(R), 녹색(G), 파란색(B)의 각 LED는 에너지 갭이 다른 반도체 결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파장의 색을 방출한다. LED는 방출하는 빛의 색에 따라 작동하는데 필요한 전압과 전류가 조금씩 다르다.
LED가 작동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테틱(Static)이라고 한다. LED에 그냥 전압을 걸어주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비해 충분히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다른 방법은 다이나믹(Dynamic)이라고 한다. LED를 깜빡거리게 켜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눈이 인식 못할 정도로 빠르게 깜박거리게 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형광등도 1초에 60번 깜빡거리지만 우리 눈의 잔상효과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켜면 깜빡 거리지 않을 때보다 훨씬 작은 에너지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20mA의 전류가 흐르는 흰색 LED를 60개 연결해 사용하면 총 1.2A의 전류가 흐르면서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런데 1/60초 동안 깜빡거리게 켜면 20mA의 전류만 흐르면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60개를 켜면서도 1개를 켤 때와 같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LED를 켜거나 끌 때 형광등과 달리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다.
빛의 합성
LED는 효율적 측면도 장점이지만 특정 파장의 빛만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기존에는 빨간색(R), 녹색(G), 파란색(B)인 각 파장의 빛을 실험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백색광에 셀로판 종이를 씌워서 사용하거나 비슷한 색의 광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파장의 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지 그 파장의 빛만 골라내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LED는 다르다. LED는 정확하게 특정 파장의 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때문에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하거나 특정 파장의 빛들만 합성해 실험에 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감수해야 했던 많은 오차를 극복할 수 있음은 물론, 실험 결과에 대한 타당도도 훨씬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실험으로는 빛의 합성 실험이 대표적이다. 파란색 LED가 마지막으로 발명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실험에 사용됐는데, 제일 먼저 활용된 실험 중 하나가 이것이다. 물론 이때는 서로 다른 RGB LED를 각각 사용해 같은 곳을 비추는 방식을 이용했다. 최근에는 하나의 칩에서 세 가지 빛이 모두 나오는 발광 다이오드가 있어 보다 효과적으로 빛 합성 실험을 할 수 있다. <실험 따라하기 1>에 사용한 빛
합성 상자는 이런 칩 세 개가 내장된 바(bar) 타입의 LED 모듈을 이용한 것이다. 빛의 양이 충분하기 때문에 외부 빛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빛 합성은 물론, 합성된 빛으로 다양한 색의 물체를 봤을 때 우리 눈에는 어떤 색으로 보이는가도 확인할 수 있다.
빛의 색과 광합성
각각의 RGB LED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실험 중 하나로 식물의 광합성 실험이 있다. 1883년 독일의 식물학자 엥겔만(Theodor Wilhelm Engelmann)이 한 실험으로, 이 실험을 통해 백색광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파장의 빛 중 식물이 광합성에 주로 이용하는 파장의 빛을 알아냈다. 백색광은 파장이 가장 긴 빨간색(700nm)부터 가장 짧은 보라색(400nm)까지 여러 색의 빛으로 나눠진다. 엥겔만은 실험을 통해 빨강과 보라-파란색의 빛이 광합성에 주로 쓰인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림 1>의 결과를 분석하면 빛의 650nm와 400nm 부근의 파장을 이용하는 엽록소a와 450nm 부근의 파장을 이용하는 엽록소b가 식물의 광합성과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림 2>를 보면 형광등의 파장은 400nm~600nm에 해당하고, 백열등은 600nm이상인 빨간색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광합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빨간색 LED는 엽록소a, 파란색 LED는 엽록소b의 흡수 파장과 일치한다. 즉, 빨간색과 파란색의 두 LED를 적절히 조합해 이용하면 식물의 재배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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