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음료수에 숨은 과학


음료수의 당도 알아보기

달콤한 음료수에는 당이 들어 있다. 당은 몸에서 제일 먼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고 뇌에서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당을 포함한 음료수는 원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당은 1g당 4kcal의 열량을 내므로 당도(당의 농도)가 높은 음료수를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찐다.

음료수 속에 있는 당은 물에 녹으면 투명해지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음료수 속에 당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려면 영양소 검출반응 실험을 하면 된다. 영양소 검출반응 실험은 중·고등학교 교과과정 모두에 자주 나오는 중요한 실험이다.

베네딕트용액은 황산구리를 포함하므로 파란색을 띤다. 이를 음료수에 떨어뜨리고 가열하면 음료수 속에 당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용액이 당을 포함하고 있으면 가열되면서 색이 주황색으로 변한다. ‘여기에 당이 있어!’하고 알려주는 셈이다.

베네딕트 반응으로는 당의 존재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당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알아볼 수 없다. 음료수 속에 들어 있는 당도를 알아보려면 ‘당도계’를 사용해야 한다. 당도계는 당으로 인해 용액 속에서 빛이 꺾이는 정도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당도를 측정한다. 음료수에 당분만 포함되진 않았으므로 측정 결과에 오차가 있을 수 있으나 당도의 근사치를 빠르게 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음료수의 산성도는 pH시험지로 알아본다. pH는 수소이온 몰농도의 역수의 상용로그 값으로 나타낸다.
pH= -log[H+]
pH는 역수의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므로 산이 이온화될 때 나오는 수소이온이 많을수록 pH 값은 작아진다. pH 값이 작을수록 용액은 산성이다.
pH 0 ← pH 7 → pH 14
산성 ← 중성 → 염기성

대표적인 산에는 위액과 식초 등이 있고 순수한 물과 침은 pH7로 중성이다. 또 약산성샴푸나 주방용 중성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제들은 pH10 이상으로 염기성이다.


음료수는 모두 산성?

많은 음료수를 대상으로 직접 실험한 결과 pH시험지의 색상이 대부분 붉은색으로 변했다. 산성인 과일즙을 함유하는 음료수가 많고 시원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포함시킨 이산화탄소가 다음과 같은 반응으로 탄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H2O(물)+CO2(이산화탄소)
→H2CO3(탄산)
알칼리성(알칼리란 물에 잘 녹는 염기를 말한다) 이온음료 역시 산성을 나타낸다. 이는 성분 중 과즙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온음료에는 여러 금속이온이 들어 있으므로 이들이 몸속에서 산화돼 몸속에서는 알칼리성을 띤다.

이온음료의 성분표를 보면 나트륨이온과 염화이온을 가장 많이 포함하고 있다. 소금을 물에 녹였을 때 이온화되는 두 이온이다. ‘소금을 물에 녹인다’를 화학적으로 표현하면 ‘염화나트륨이 물속에서 나트륨이온과 염화이온으로 이온화된다’이다. 결국 ‘알칼리성 이온음료’는 산성 소금물이었던 셈이다.
NaCl→Na++Cl-
그렇지만 그 농도가 체액과 비슷하므로 운동을 한 뒤 갈증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당도계 실험 결과 음료수에는 많은 당이 포함돼 있었다. 대부분의 탄산음료는 10% 이상의 당도를 보였다. 그러나 다이어트콜라의 당도는 0.3%로 당이 거의 없었는데 이는 감미료로 당이 아닌 아스파탐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과즙 희석음료는 약 13%의 당도를 보였다. 과즙을 희석한 음료라 과즙의 농도는 낮지만 당을 더했기 때문에 당도는 100%과즙과 비슷하다. 녹차의 당도는 약 0.3%, pH는 7이다. 당도가 15.1%인 식이섬유음료보다는 당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녹차가 다이어트엔 더 적합하다.

Quiz. 우리 위액의 pH는 얼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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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미터로 pH 측정하기

음료수의 pH를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유리전극이 달린 pH미터를 이용한다. pH미터는 용액 속에 담근 지시전극과 표준전극 사이의 전위차를 측정해 pH를 결정하는 실험기구이다. 용액의 pH에 따라 흐르는 전류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pH미터는 이 차이를 수치로 표현해준다.

pH미터를 이용해 식초음료와 사이다, 콜라의 pH를 비교하면 ‘식초음료>사이다>콜라’ 순서로 pH가 높다. 식초음료보다 사이다가, 사이다보다 콜라가 더 산성이다.
식초음료와 콜라는 pH에서 1정도 차이 나는데 이는 산성도 10배 차이와 같으므로 콜라의 산성도가 식초음료보다 10배 더 높음을 뜻한다. 탄산이 많이 포함된 사이다에 비해서도 콜라의 산성도가 높은 이유는 산미료로 첨가된 인산 때문으로 추측된다.

산의 대표적인 성질이 바로 금속을 녹인다는 점이다. 콜라처럼 산성도가 높은 물질에 마그네슘처럼 반응을 잘하는 금속을 넣으면 수소기체가 발생하면서 격렬하게 반응한다. 얇은 마그네슘리본을 넣어 실험해보면 2~3분 이내 마그네슘이 완전히 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산은 탄산칼슘이 포함된 물질과도 잘 반응한다. 산과 탄산칼슘이 반응하면 이산화탄소 기체가 발생하는데,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석회암이나 대리석에 산을 뿌리면 거품이 나면서 반응한다.

산은 금속이나 탄산칼슘이 포함된 치아를 녹인다. 치아를 콜라 속에 넣어 다 녹은 모습을 보여주던 실험이 떠오르겠지만 우리가 며칠씩 탄산음료를 물고 있진 않으니 안심하자.

하지만 적은 양이라도 탄산음료는 치아 표면을 녹이므로 탄산음료를 먹은 직후에 양치를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표면이 녹은 상태에서 칫솔질을 하면 치아가 더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구르트 속 캡슐의 비밀

유산균이 캡슐에 담겨 위산에 파괴되지 않고 장까지 간다는 ‘닥터캡슐’이라는 요구르트가 있다. 유산균을 장까지 도달하게 하려면 캡슐을 터뜨리지 않고 꿀꺽 삼켜야 하는데 가끔 그 사실을 잊고 캡슐을 씹어 먹는다.

어느 날 캡슐을 씹다가 문득 정말 캡슐이 위에서 터지지 않고 장까지 갈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생체 내 환경과 pH를 동일하게 만들어 실험해보았다.

2개의 샬레에 ‘닥터캡슐’을 붓고 각각 위와 장과 같은 pH 환경을 만들었다. pH2를 만들기 위해서는 염산(HCl)을 첨가하고 pH8을 맞추기 위해서는 탄산수소나트륨(NaHCO3)을 첨가했다. 실험 결과 pH2에서는 캡슐이 터지지 않고 pH8에서만 캡슐이 터짐을 확인했다. 캡슐은 정말 위에서 살아남아 장까지 간다.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닥터 캡슐, 접시 2개, 식초(농도가 높은 2배 식초를 이용하면 더 좋다.), 식소다 또는 베이킹파우더(탄산수소나트륨이 주성분이다.)

실험 방법
① 닥터 캡슐을 두 개의 접시에 붓는다.
② 캡슐의 숫자를 세어 둔다.
③ 1개의 접시에 식초를 2스푼 정도 첨가하고 다른 1개의 접시에는 식소다 1스푼을 같은 양의 물에 녹여 첨가한다.
④ 1~2시간이 지난 뒤 캡슐의 상태를 관찰하고 남은 캡슐의 숫자를 센다.
소다를 첨가한 쪽에서만 캡슐이 터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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