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파스는 볼펜자국의 해결사
열심히 밑줄을 그으며 공부를 하다 실수로 흰 셔츠나 블라우스에 볼펜으로 공부했던 흔적을 남길 때가 있다. 매일 입는 옷인데다 대부분 흰색이라 더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이럴 때 볼펜의 얼룩을 지우려면 ‘물파스’를 이용하자. 볼펜자국에 물파스를 톡톡 두드린 다음 세제를 이용해 빨면 얼룩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물파스가 얼룩을 제거하는 비밀은 물파스의 용매에 있다. 근육이 아플 때나 벌레에 물렸을 때 효과를 내는 약제 성분을 녹이기 위해 알코올을 용매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파스가 없다면 소독용 알코올을 이용해도 좋다. 소독용 알코올에는 에틸알코올(=에탄올, C2H5OH)이 80%정도 포함돼 있다.
알코올을 이용해 기름성분이 포함된 얼룩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이유는 알코올이 기름성분과 친하기 때문이다. 기름성분은 주로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긴 사슬 형태다. 휘발유의 주성분인 옥탄(C8H18)은 탄소 8개와 수소 18개의 긴 사슬로 이뤄진다. 수소와 산소만으로 이뤄진 극성용매인 물(H2O)과 달리 알코올은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메틸기나 에틸기를 가지므로 비극성용매인 기름성분을 어느 정도 녹인다.
비극성인 기름얼룩은 극성물질인 물보다 알코올에 더 잘 녹는다. 극성물질이 극성용매에 잘 녹고 비극성물질이 비극성용매에 잘 녹는다는 사실은 화학의 기본이다. 이때 물을 극성용매의 대표로 생각하고 물과 섞이지 않는 물질을 비극성용매로 생각하면 쉽다.
같은 원리로 페인트가 피부에 묻었을 땐 버터나 식용유를 이용해 지운다. 껌 자국도 기름성분을 많이 포함하는 마요네즈나 땅콩가루를 이용하면 잘 지워진다.
아세톤은 극성용매, 비극성용매와 모두 잘 섞이기 때문에 웬만한 얼룩은 다 지운다. 하지만 높은 농도의 아세톤은 얼룩이 묻은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다. 끓는점이 56℃밖에 안 되는 휘발성 액체라 사용하는 동안 다량의 아세톤 증기를 마시는 단점도 있다. 액체폭탄의 주성분이 바로 아세톤이다. 독성과 가연성이 큰 물질이니 되도록 사용하지 말자.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흰 종이나 면으로 된 천, 볼펜, 약국에서 판매하는 소독용 알코올, 스포이트(빨대로 대용 가능하다. 알코올에 좁은 빨대를 넣으면 모세관현상에 의해 소량의 알코올이 따라 올라온다.)
실험 방법
① 붉은 볼펜으로 선을 긋는다.
② 물과 소독용 알코올을 각각 볼펜으로 그은 선위에 떨어뜨린다.
실험 결과
극성용매인 물을 떨어뜨린 곳의 볼펜잉크는 녹지 않지만, 비극성 성질을 가진 소독용 알코올을 떨어뜨린 곳에서는 볼펜잉크가 녹는다. 실험 결과를 통해 두 용매가 각각 볼펜잉크의 기름성분과 얼마나 친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알코올이 볼펜잉크를 녹이면서 알코올에 의해 녹은 잉크입자가 알코올분자와 함께 스스로 운동하며 확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과학과 예술이 함께 하는 멋진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바지의 풀물은 산성세제로 제거
풀밭에 무심코 앉으면 엉덩이부분에 푸른색 풀물이 묻어나는 경우가 있다. 풀물얼룩은 식초와 주방용세제를 1:1로 섞어 만든 산성세제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세탁용 세제는 대부분 알칼리성이다. 하지만 주방용세제는 중성이므로 여기에 산성인 식초를 섞으면 산성세제가 된다.
산성세제가 풀물을 제거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아세트산 수용액인 식초의 산성분이 푸른색 얼룩의 주성분인 엽록소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에 의해 엽록소가 완전히 무색으로 변하진 않으므로 누렇게 색깔이 바라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중성세제와 함께 사용해 얼룩을 제거한다.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식물의 잎(어떤 종류의 잎도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결과를 빨리 관찰하고 싶다면 잎이 두껍거나 ‘큐틴’(식물 큐티쿨라층의 주성분)이라고 부르는 앞면의 코팅이 심하지 않은 잎이 좋다.), 흰 접시, 식초(결과를 빨리 관찰하고 싶다면 6% 아세트산 수용액인 보통식초가 아닌 2배식초를 이용한다.), 스포이트, 광학현미경
실험 방법
① 잎을 잘라 접시에 놓는다.
② 한쪽은 대조군으로 하고 다른 한쪽에만 식초를 떨어뜨린다.
실험 결과
식초를 떨어뜨린 실험군 잎에서만 엽록소가 파괴된다. 현미경을 이용하면 엽육 속 엽록체 내 엽록소 파괴를 더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핏자국은 과산화수소로 대청소
코피를 쏟아 피 얼룩이 옷에 생겼다면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깨끗이 제거한다. 피 얼룩 위에 과산화수소를 뿌리면 핏속의 카탈라아제가 과산화수소의 분해반응을 촉진한다. 이때 과산화수소가 물과 산소로 분해되면서 표백과 살균작용을 동시에 한다.
실험에 사용하는 과산화수소는 농도가 28%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하얗게 벗겨지며 상당히 고통스럽다. 농도가 높은 과산화수소를 마시면 식도가 부풀어 올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과산화수소는 3%정도이므로 일상적으로 사용해도 위험하지 않다.
녹이 슨 쇠 손잡이에 스쳐 지나다가 옷에 녹슨 철가루가 붉은 얼룩을 남겼다면 과산화수소로 해결하자. 녹슨 산화철가루 역시 과산화수소 분해반응의 촉매 역할을 한다.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혈액 몇 방울, 3% 과산화수소
실험 방법
① 3% 과산화수소를 준비한다.
② 혈액에 과산화수소를 떨어뜨린다.
실험 결과
혈액이 없는 부분과는 달리 혈액이 있는 부분에서는 카탈라아제에 의해 과산화수소의 격렬한 분해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산소가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열심히 밑줄을 그으며 공부를 하다 실수로 흰 셔츠나 블라우스에 볼펜으로 공부했던 흔적을 남길 때가 있다. 매일 입는 옷인데다 대부분 흰색이라 더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이럴 때 볼펜의 얼룩을 지우려면 ‘물파스’를 이용하자. 볼펜자국에 물파스를 톡톡 두드린 다음 세제를 이용해 빨면 얼룩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물파스가 얼룩을 제거하는 비밀은 물파스의 용매에 있다. 근육이 아플 때나 벌레에 물렸을 때 효과를 내는 약제 성분을 녹이기 위해 알코올을 용매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파스가 없다면 소독용 알코올을 이용해도 좋다. 소독용 알코올에는 에틸알코올(=에탄올, C2H5OH)이 80%정도 포함돼 있다.
알코올을 이용해 기름성분이 포함된 얼룩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이유는 알코올이 기름성분과 친하기 때문이다. 기름성분은 주로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긴 사슬 형태다. 휘발유의 주성분인 옥탄(C8H18)은 탄소 8개와 수소 18개의 긴 사슬로 이뤄진다. 수소와 산소만으로 이뤄진 극성용매인 물(H2O)과 달리 알코올은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메틸기나 에틸기를 가지므로 비극성용매인 기름성분을 어느 정도 녹인다.
비극성인 기름얼룩은 극성물질인 물보다 알코올에 더 잘 녹는다. 극성물질이 극성용매에 잘 녹고 비극성물질이 비극성용매에 잘 녹는다는 사실은 화학의 기본이다. 이때 물을 극성용매의 대표로 생각하고 물과 섞이지 않는 물질을 비극성용매로 생각하면 쉽다.
같은 원리로 페인트가 피부에 묻었을 땐 버터나 식용유를 이용해 지운다. 껌 자국도 기름성분을 많이 포함하는 마요네즈나 땅콩가루를 이용하면 잘 지워진다.
아세톤은 극성용매, 비극성용매와 모두 잘 섞이기 때문에 웬만한 얼룩은 다 지운다. 하지만 높은 농도의 아세톤은 얼룩이 묻은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다. 끓는점이 56℃밖에 안 되는 휘발성 액체라 사용하는 동안 다량의 아세톤 증기를 마시는 단점도 있다. 액체폭탄의 주성분이 바로 아세톤이다. 독성과 가연성이 큰 물질이니 되도록 사용하지 말자.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흰 종이나 면으로 된 천, 볼펜, 약국에서 판매하는 소독용 알코올, 스포이트(빨대로 대용 가능하다. 알코올에 좁은 빨대를 넣으면 모세관현상에 의해 소량의 알코올이 따라 올라온다.)
실험 방법
① 붉은 볼펜으로 선을 긋는다.
② 물과 소독용 알코올을 각각 볼펜으로 그은 선위에 떨어뜨린다.
실험 결과
극성용매인 물을 떨어뜨린 곳의 볼펜잉크는 녹지 않지만, 비극성 성질을 가진 소독용 알코올을 떨어뜨린 곳에서는 볼펜잉크가 녹는다. 실험 결과를 통해 두 용매가 각각 볼펜잉크의 기름성분과 얼마나 친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알코올이 볼펜잉크를 녹이면서 알코올에 의해 녹은 잉크입자가 알코올분자와 함께 스스로 운동하며 확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과학과 예술이 함께 하는 멋진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바지의 풀물은 산성세제로 제거
풀밭에 무심코 앉으면 엉덩이부분에 푸른색 풀물이 묻어나는 경우가 있다. 풀물얼룩은 식초와 주방용세제를 1:1로 섞어 만든 산성세제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세탁용 세제는 대부분 알칼리성이다. 하지만 주방용세제는 중성이므로 여기에 산성인 식초를 섞으면 산성세제가 된다.
산성세제가 풀물을 제거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아세트산 수용액인 식초의 산성분이 푸른색 얼룩의 주성분인 엽록소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에 의해 엽록소가 완전히 무색으로 변하진 않으므로 누렇게 색깔이 바라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중성세제와 함께 사용해 얼룩을 제거한다.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식물의 잎(어떤 종류의 잎도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결과를 빨리 관찰하고 싶다면 잎이 두껍거나 ‘큐틴’(식물 큐티쿨라층의 주성분)이라고 부르는 앞면의 코팅이 심하지 않은 잎이 좋다.), 흰 접시, 식초(결과를 빨리 관찰하고 싶다면 6% 아세트산 수용액인 보통식초가 아닌 2배식초를 이용한다.), 스포이트, 광학현미경
실험 방법
① 잎을 잘라 접시에 놓는다.
② 한쪽은 대조군으로 하고 다른 한쪽에만 식초를 떨어뜨린다.
실험 결과
식초를 떨어뜨린 실험군 잎에서만 엽록소가 파괴된다. 현미경을 이용하면 엽육 속 엽록체 내 엽록소 파괴를 더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핏자국은 과산화수소로 대청소
코피를 쏟아 피 얼룩이 옷에 생겼다면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깨끗이 제거한다. 피 얼룩 위에 과산화수소를 뿌리면 핏속의 카탈라아제가 과산화수소의 분해반응을 촉진한다. 이때 과산화수소가 물과 산소로 분해되면서 표백과 살균작용을 동시에 한다.
실험에 사용하는 과산화수소는 농도가 28%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하얗게 벗겨지며 상당히 고통스럽다. 농도가 높은 과산화수소를 마시면 식도가 부풀어 올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과산화수소는 3%정도이므로 일상적으로 사용해도 위험하지 않다.
녹이 슨 쇠 손잡이에 스쳐 지나다가 옷에 녹슨 철가루가 붉은 얼룩을 남겼다면 과산화수소로 해결하자. 녹슨 산화철가루 역시 과산화수소 분해반응의 촉매 역할을 한다.
<실험 따라하기>
실험준비물
혈액 몇 방울, 3% 과산화수소
실험 방법
① 3% 과산화수소를 준비한다.
② 혈액에 과산화수소를 떨어뜨린다.
실험 결과
혈액이 없는 부분과는 달리 혈액이 있는 부분에서는 카탈라아제에 의해 과산화수소의 격렬한 분해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산소가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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