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성적은 대학에서의 '수학능력'
고등학교 학점(GPA) 은 미국 대학 입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고등학교 성적표에서 어떤 정보를 추출할 수 있고 대학에선 어떤 평가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간혹 오히려 입시에 불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전직 입학사정관으로 구성된 FLEX의 인포뱅크 팀은 수만 개의 성적표를 읽어본 경험이 있다. 이들의 경험을 토대로 실제 미국 대학이 이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본다.고등학교 성적표에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수강한 수업과 성적이 나열되어 있다. 대학입학사정관들이 성적표를 입시에 반영할 때는 기재되어 있는 성적을 숫자 그대로만 평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평균 학점만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의 평가 방식은 한 학생의 학업 기록을 이야기처럼 읽어나간다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대학에서 인문계열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고교에서 어려운 문과 관련 수업을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입학지원서를 읽을 것이다. 그런데 학생의 기록에 문과 관련 수업의 흔적이 없다면 대학에 와서 선택할 전공 수업들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에 대해 당연히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이처럼 학생 성적표 평가에서 입학사정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는 학생의 학업 능력을 대학과 전공 등과 연계해 평가하는 것이다.
성적표를 통해 또 하나 알 수 있는 부분은 학생의 학업적 열정이다. 많은 학생이 어려운 AP 수업보다는 조금 더 쉬운 '일반' 수업을 듣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반 미국사에서 받는 A 학점은 AP 미국사 수업에서는 받는 A와 같지 않다. B 학점과도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순위가 높은 대학들에는 더 그러하다. 이들 학교는 학점만 간단하게 보지 않고 학생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살피며 학생의 성향을 파악하려 한다. 이상적인 학생은 어려운 수업을 지속적으로 수강하며 자신의 학구적 열정을 보여주는 학생이다. AP 수업보다는 '일반' 수업을 더 듣는 학생은 경쟁이 심한 대학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동기가 부족할 수 있다고 입학사정관들은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학생의 학점은 다른 정보와는 무관한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한 학생이 자신의 성적표에서 찾을 수 있는 가산점이 가중된 학점 (weighted GPA)과 대학에서 고려할 학점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성적표는 한 학생의 기록을 다른 학생들과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한 학생이 경쟁이 심하고 어렵기로 유명한 고등학교 출신이고 그곳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대학은 당연히 그 학생의 능력을 인정할 것이다. 반면 학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었다면 대학에서는 어떻게 평가를 할까? 학교측에서는 이 학생의 수학능력 여부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등학교 내에서 수업과목의 선택, 성적 그리고 그에 따르는 순위는 굉장히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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