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논술은 글을 읽고, 이에 바탕해서 쓰는 시험이다. 따라서 읽기 능력, 쓰기 능력이 기초가 된다. 읽기와 쓰기는 말하기, 듣기와 연계되는 것으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제시문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구조로 돼 있는 대입논술은 또한 현실을 분석하고 거기서부터 어떤 지향점을 찾아 이를 가리키는 능력을 키워준다. 이는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대입 논술의 기초인 읽기 능력, 쓰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글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 중에서도 하나의 단락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 단락 쓰기’ 혹은 ‘한 단락 읽기’를 할 수 있으면 긴 글도 쓰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락’의 구성 요소는 주장, 상술(詳述), 합리화, 예시‘한 단락’은 주장, 상술(詳述), 합리화, 예시 등 4개 요소로 구성된다. 논증적인 글의 단락에는 언제나 하나의 주장이 있다.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상술(詳述), 합리화, 예시 중 하나 이상을 사용한다.
▲ 주장은 단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각 단락의 핵심 주장들을 연결할 때 전체 글이 하나의 의미를 이룬다면 이는 뼈대를 갖춘 글이며 제대로 된 글이다. 만약 단락에 핵심 주장이 없거나, 핵심 주장들을 연결해도 의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골조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금방 허물어져 내릴 건축물과도 같다.
▲ 상술(詳述)은 주장을 설명하는 문장들이다. 주장을 ‘세부적으로 말하면’ 어떻다는 내용을 담은 부분이다. 따라서 ‘세부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이 주장만으로 뜻이 통한다면 상술(詳述)은 생략될 수 있다.
▲ 합리화는 주장의 근거를 밝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혹은 ‘그러므로’ 등의 접속사 뒤에 이어지는 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 예시는 주장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중에서 중요한 것 둘을 꼽는다면, 주장 및 합리화다. 주장하고 그 이유를 대는 것, 그것이 ‘논증적 글쓰기’의 핵심이다. 따라서 글을 읽을 때는 ‘주장’과 ‘근거’를 중심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글을 ‘요약’할 때도 마찬가지다. 글에 어떤 ‘논증 구조’가 있으면 이를 요약문에 반드시 살려야 한다. 많은 대학들이 ‘요약’ 문제를 1번 문제로 출제한다. 요약이 쓰기와 읽기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를 보자.
※ 제시문의 필자가 말하고자 한 것을 요약하시오. (분량:100자 이내 · 2008숙명여대 모의)사회의 두 가지 제도, 즉 사유재산제도와 결혼제도가 제정되고 나면 반드시 조건의 불평등이 수반된다. 만약 부모가 가난해서, 혹은 너무나 가족이 많아서 충분히 부양받을 수 없는 이들은, 자연의 불가피한 법칙 때문에 인생이라는 제비뽑기에서 꽝을 뽑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차지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부모로부터 생활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또 사회가 그의 노동을 바라지 않을 경우, 그는 최소한의 식량을 얻을 권리도 주장할 수 없으며 사실상 아무 곳에서도 할 일이 없다.
자연이 베푸는 대향연에서 그가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가 만약 다른 손님들의 동정을 받지 못하면, 자연의 여신은 퇴거를 명령하고 그 명령을 집행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손님들이 일어서서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머지않아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 같은 대우를 요구하게 된다. 모든 방문객들에게 공급할 음식이 준비되었다고 알려지면 연회장은 수많은 불청객들로 채워진다. 향연의 조화와 질서는 무너지고 그때까지 구가하던 풍요는 결핍으로 바뀐다.
그리하여 손님들의 행복은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비참한 광경과, 소문난 잔치에서 음식을 찾지 못해 화가 치민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독촉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손님들은 이 향연을 베푼 위대한 여주인이 내린 최초의 엄명 ― 모두에게 풍성한 음식을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연회가 만원이 되면 신참자를 받아주지 말라는 명령 ― 을 위배한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요약 문제에 ‘예시’가 나오면 이를 ‘논증’의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즉 이 글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글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수험생은 이 글 읽기를 중단하고 먼저 이 글을 스스로 요약해본 후에 읽기를 계속하자) 요약 문제는 ‘쓰기’보다 ‘읽기’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제시문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요약을 못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이 제시문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분석하는 일이 요약의 전제 조건이 된다.
이 글은 크게 첫 문장과 그 이후, 이렇게 2개 부분으로 나뉜다.
논술 문제를 풀 때, 제시문의 첫 문장은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그것이 ‘중심 문장’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첫 문장이 중심문장이라면 그 뒤의 문장들은 이를 설명하는 뒷받침문장들이 된다. 만약 첫 문장이 중심문장이 아니라면 거기에 글의 주제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그 주제를 찾고, 글이 그 주제에 대해서 어떤 주장을 하는지를 주시하면서 즉 ‘중심문장 찾기’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어나가야 한다.
“사회의 두 가지 제도, 즉 사유재산제도와 결혼제도가 제정되고 나면 반드시 조건의 불평등이 수반된다.” 이 첫 문장은 중심문장으로서의 자격이 있을까? 그렇다. 이는 어떤 주제를 다루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하나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사유재산제도 하에서는 불평등이 불가피하다”로 요약될 수 있겠다.
그 다음 문장은 “만약 부모가 가난해서~”로 시작된다. ‘만약’이란 낱말은 이 부분이 ‘예시’임을 보여주는데, 그 ‘예시’가 글의 끝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제시문에 ‘예시’가 나올 때는 이를 추상적인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 이 예시는 중심문장과 연결된 예시일 것이므로 이를 요약할 때 첫 문장의 요약, 즉 “사유재산제도 하에서는 불평등이 불가피하다”로부터 시작된 논리를 계속 밀고 가야 한다.
불평등이 불가피한데, 그러니 어떻다는 말인가? “불평등을 타파하려고 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말이다. 제시문에 있는 말로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풍요가 결핍으로 바뀌며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추상의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고 ‘예시’의 구체적인 맥락을 살리려고 하면 문장이 너무 길어지게 되거나, 긴 글을 너무 짧게 축약함에 따라 이해할 수 없는 글이 되고 만다.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풍요가 결핍으로 바뀌며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는 구절은 제시문에서 예를 든 그 상황의 ‘결과’만 따온 표현이다.
여기서 제시문에 있는 ‘향연’이란 단어는 ‘사회’로 바꾸었다. ‘예시’의 맥락을 제거하고 일반적인 추상의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이 제시문의 요약은 다음처럼 될 수 있다.
“사유재산 제도 하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다. 만약 이를 타파하려 한다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풍요가 결핍으로 바뀌며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91자)”
중복을 피하고 제시문에 숨어있는 “자원이 제한돼 있다”는 ‘전제’를 추가한다면 다음처럼 바꾸어 쓸 수 있겠다.
“사유재산 제도 하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다. 자원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평등을 추구한다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98자)”
참고로, 학교에서 발표한 학생 우수 답안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 불평등은 조화와 질서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현상이다. 모두가 풍요를 누릴 수는 없으므로 완벽한 평등을 추구한다면, 질서는 무너지고 결핍만이 남기 때문이다.(91자)”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방법, ‘구조 독해’이렇게 글의 구조를 이해하면서 ‘논증’을 중심으로 글을 읽는 것을 ‘구조 독해’라고 한다.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는 ‘구조 독해’를 해야 한다. 어떤 글을 읽고서 그 글의 핵심 주장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면 그 글을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거꾸로 글의 단어들을 하나하나 다 읽었는데, 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없다면 글을 이해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논술 제시문뿐 아니라 책과 같은 다른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논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제시문 요약이 필수이고, 따라서 독해력을 제고하지 않을 수 없다. 거꾸로 말하면, 논술 공부는 독해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도 있다. 논술 문제 풀이를 통해서 독해력을 높이고 관심 분야도 넓힘으로써 독서에 도움이 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꾸로 논술 문제 풀이를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방식으로, 추천할 수 없다. 논술 문제는 배경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대입 논술의 기초인 읽기 능력, 쓰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글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 중에서도 하나의 단락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 단락 쓰기’ 혹은 ‘한 단락 읽기’를 할 수 있으면 긴 글도 쓰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락’의 구성 요소는 주장, 상술(詳述), 합리화, 예시‘한 단락’은 주장, 상술(詳述), 합리화, 예시 등 4개 요소로 구성된다. 논증적인 글의 단락에는 언제나 하나의 주장이 있다.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상술(詳述), 합리화, 예시 중 하나 이상을 사용한다.
▲ 주장은 단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각 단락의 핵심 주장들을 연결할 때 전체 글이 하나의 의미를 이룬다면 이는 뼈대를 갖춘 글이며 제대로 된 글이다. 만약 단락에 핵심 주장이 없거나, 핵심 주장들을 연결해도 의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골조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금방 허물어져 내릴 건축물과도 같다.
▲ 상술(詳述)은 주장을 설명하는 문장들이다. 주장을 ‘세부적으로 말하면’ 어떻다는 내용을 담은 부분이다. 따라서 ‘세부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이 주장만으로 뜻이 통한다면 상술(詳述)은 생략될 수 있다.
▲ 합리화는 주장의 근거를 밝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혹은 ‘그러므로’ 등의 접속사 뒤에 이어지는 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 예시는 주장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중에서 중요한 것 둘을 꼽는다면, 주장 및 합리화다. 주장하고 그 이유를 대는 것, 그것이 ‘논증적 글쓰기’의 핵심이다. 따라서 글을 읽을 때는 ‘주장’과 ‘근거’를 중심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글을 ‘요약’할 때도 마찬가지다. 글에 어떤 ‘논증 구조’가 있으면 이를 요약문에 반드시 살려야 한다. 많은 대학들이 ‘요약’ 문제를 1번 문제로 출제한다. 요약이 쓰기와 읽기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를 보자.
※ 제시문의 필자가 말하고자 한 것을 요약하시오. (분량:100자 이내 · 2008숙명여대 모의)사회의 두 가지 제도, 즉 사유재산제도와 결혼제도가 제정되고 나면 반드시 조건의 불평등이 수반된다. 만약 부모가 가난해서, 혹은 너무나 가족이 많아서 충분히 부양받을 수 없는 이들은, 자연의 불가피한 법칙 때문에 인생이라는 제비뽑기에서 꽝을 뽑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차지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부모로부터 생활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또 사회가 그의 노동을 바라지 않을 경우, 그는 최소한의 식량을 얻을 권리도 주장할 수 없으며 사실상 아무 곳에서도 할 일이 없다.
자연이 베푸는 대향연에서 그가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가 만약 다른 손님들의 동정을 받지 못하면, 자연의 여신은 퇴거를 명령하고 그 명령을 집행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손님들이 일어서서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머지않아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 같은 대우를 요구하게 된다. 모든 방문객들에게 공급할 음식이 준비되었다고 알려지면 연회장은 수많은 불청객들로 채워진다. 향연의 조화와 질서는 무너지고 그때까지 구가하던 풍요는 결핍으로 바뀐다.
그리하여 손님들의 행복은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비참한 광경과, 소문난 잔치에서 음식을 찾지 못해 화가 치민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독촉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손님들은 이 향연을 베푼 위대한 여주인이 내린 최초의 엄명 ― 모두에게 풍성한 음식을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연회가 만원이 되면 신참자를 받아주지 말라는 명령 ― 을 위배한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요약 문제에 ‘예시’가 나오면 이를 ‘논증’의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즉 이 글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글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수험생은 이 글 읽기를 중단하고 먼저 이 글을 스스로 요약해본 후에 읽기를 계속하자) 요약 문제는 ‘쓰기’보다 ‘읽기’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제시문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요약을 못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이 제시문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분석하는 일이 요약의 전제 조건이 된다.
이 글은 크게 첫 문장과 그 이후, 이렇게 2개 부분으로 나뉜다.
논술 문제를 풀 때, 제시문의 첫 문장은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그것이 ‘중심 문장’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첫 문장이 중심문장이라면 그 뒤의 문장들은 이를 설명하는 뒷받침문장들이 된다. 만약 첫 문장이 중심문장이 아니라면 거기에 글의 주제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그 주제를 찾고, 글이 그 주제에 대해서 어떤 주장을 하는지를 주시하면서 즉 ‘중심문장 찾기’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어나가야 한다.
“사회의 두 가지 제도, 즉 사유재산제도와 결혼제도가 제정되고 나면 반드시 조건의 불평등이 수반된다.” 이 첫 문장은 중심문장으로서의 자격이 있을까? 그렇다. 이는 어떤 주제를 다루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하나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사유재산제도 하에서는 불평등이 불가피하다”로 요약될 수 있겠다.
그 다음 문장은 “만약 부모가 가난해서~”로 시작된다. ‘만약’이란 낱말은 이 부분이 ‘예시’임을 보여주는데, 그 ‘예시’가 글의 끝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제시문에 ‘예시’가 나올 때는 이를 추상적인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 이 예시는 중심문장과 연결된 예시일 것이므로 이를 요약할 때 첫 문장의 요약, 즉 “사유재산제도 하에서는 불평등이 불가피하다”로부터 시작된 논리를 계속 밀고 가야 한다.
불평등이 불가피한데, 그러니 어떻다는 말인가? “불평등을 타파하려고 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말이다. 제시문에 있는 말로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풍요가 결핍으로 바뀌며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추상의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고 ‘예시’의 구체적인 맥락을 살리려고 하면 문장이 너무 길어지게 되거나, 긴 글을 너무 짧게 축약함에 따라 이해할 수 없는 글이 되고 만다.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풍요가 결핍으로 바뀌며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는 구절은 제시문에서 예를 든 그 상황의 ‘결과’만 따온 표현이다.
여기서 제시문에 있는 ‘향연’이란 단어는 ‘사회’로 바꾸었다. ‘예시’의 맥락을 제거하고 일반적인 추상의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이 제시문의 요약은 다음처럼 될 수 있다.
“사유재산 제도 하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다. 만약 이를 타파하려 한다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풍요가 결핍으로 바뀌며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91자)”
중복을 피하고 제시문에 숨어있는 “자원이 제한돼 있다”는 ‘전제’를 추가한다면 다음처럼 바꾸어 쓸 수 있겠다.
“사유재산 제도 하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다. 자원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평등을 추구한다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모두가 비참한 상황으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98자)”
참고로, 학교에서 발표한 학생 우수 답안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 불평등은 조화와 질서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현상이다. 모두가 풍요를 누릴 수는 없으므로 완벽한 평등을 추구한다면, 질서는 무너지고 결핍만이 남기 때문이다.(91자)”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방법, ‘구조 독해’이렇게 글의 구조를 이해하면서 ‘논증’을 중심으로 글을 읽는 것을 ‘구조 독해’라고 한다.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는 ‘구조 독해’를 해야 한다. 어떤 글을 읽고서 그 글의 핵심 주장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면 그 글을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거꾸로 글의 단어들을 하나하나 다 읽었는데, 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없다면 글을 이해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논술 제시문뿐 아니라 책과 같은 다른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논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제시문 요약이 필수이고, 따라서 독해력을 제고하지 않을 수 없다. 거꾸로 말하면, 논술 공부는 독해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도 있다. 논술 문제 풀이를 통해서 독해력을 높이고 관심 분야도 넓힘으로써 독서에 도움이 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꾸로 논술 문제 풀이를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방식으로, 추천할 수 없다. 논술 문제는 배경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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