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합격 전국 1위
상산고의 학습 비결은?
SSEP 프로그램, 입시 역량 길러
심도있는 '고급 수학' 특성화
의대·치대·한의대(이하 의·치·한) 입시는 바늘 구멍으로
유명하다. 입학 정원이 2500명 정도로 아주 적기 때문에 자연계열 최상위권에게도 쉽지 않은 관문이다. 수학 교육으로 이름난 상산고등학교(전북
전주시 완산구 소재)는 2013학년도에 185명, 2014학년도는 129명을 의·치·한에 합격시키는 등 매년 전국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 학년 이공계열 학생 수가 27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공계 졸업생의 3분의 1(중복 합격자 포함)가량이 합격하는 셈이다. 그 비결은 뭘까.
학생의 자율권 강화, 수학 특성화 교육을 통해 탁월한 대입 실적을 내고 있는 전주 상산고를 지난 4일 찾아 교육 과정을 들여다봤다.
◇학생 자율 강조하는 시스템
이날 오후 1시 반, 멀티미디어 강의동의 한 강의실에 '상산 Fellow' 부원 여덟 명이 모였다. 인문·자연계열 학생이 한데 모여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는 동아리 활동이다. 건축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는 2학년 채영준군은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 대해 발표했다. 외국의 건축 양식과 우리의 것을 비교하는 채군의 강의에 다른 학생들은 필기까지 해 가며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토론하며 열띤 시간을 이어갔다.
이 활동은 바로 상산고가 자랑하는 '상산 자기역량 강화 프로그램'(SSEP·Sangsan Self-Empowerment Program)이다. 교사의 개입 없이 학생들 스스로가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심화 공부를 하고 발표·토론하는 활동이다. 상산고는 SSEP를 통해 의대 선발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는 논·구술, 면접에 대한 역량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도록 한다. SSEP는 교과 과정에 속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과 과제 연구 등 관련 활동을 학생부나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에도 쓸 수 있다. 올해 졸업생인 양지웅(울산대 의예과 1년)씨 역시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양씨는 학생부와 논술을 50%씩 반영하는 울산대 수시 일반전형에 합격했다. 그는 공을 동아리 활동에 돌렸다. "과학 잡지를 발간하는 동아리 '포스트'(POST)에서 활동했는데 점심 시간을 주로 활용했죠. 교과서 밖의 과학 이슈를 기사로 작성하고 친구들의 기사를 참고하면서 시야가 넓어졌어요. 과학 논술 문제는 주로 교과 내용을 응용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상산고는 원래 △과제 연구 △동아리 활동 △자율학습 등을 할 수 있도록 점심 시간을 정오부터 오후 1시 반까지로 길게 마련했었다. 올해부터 점심 시간에 뒤이은 5교시에 SSEP를 편성해 자율 활동을 더 강화했다. 30분 만에 식사를 마친다면 5교시까지 약 2시간이 생기는 셈이다.
과제 연구도 활성화돼 있다. 과제 연구는 학생 2~9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주제를 정하고 △연구한 뒤 △보고서를 완성·발표하는 통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자기주도학습을 가능케 한다. 조별 토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탐구하도록 이끄는 식이다. '상산고 학생의 이동 거리와 빈도수를 이용한 학교 건물의 재배치' 등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가 많다. 올해 운영하는 팀은 95개, 참여 인원은 428명으로 전교생의 3분의 1이 넘는다.
◇수리 논·구술 대비에 최적인 고급 수학 수업
자율 활동 외 교과 과정도 의대 입시 실적에 일조했다. 3학년 자연계열 학생이 신청할 수 있는 '고급 수학'은 수리 논·구술 시험을 대비하기에 효과적이다. 올해 졸업생인 김현성(서울대 의예과 1년)씨는 "서울대 수시 자기소개서에 고급 수학에서 배운 심도 있는 내용을 적었다"며 "선택 과목을 수강했다는 점에서 수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강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훈 교감은 "고급 수학·과학뿐 아니라 논술 전형을 대비하려는 학생을 위해 '토요 논술 특강'도 개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특강에서는 주요 대학 및 의·치·한 기출 문제를 다루고 예상 문제도 풀어 본다.
수준별로 이뤄지는 수학 수업도 눈에 띈다.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자연계열 학생만)까지 학생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이동 수업을 받는다. 덕분에 자기 수준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수학이 취약한 학생은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최상위권은 고난도 문항을 공부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한다.
우수한 교사진은 학생이 수능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가르친다. 교원 76명 중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원만 각각 31·10명이다. 모든 교사는 학기 중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특강을 개설한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교과 특강 △논술 △체육·음악 특강 등 학생의 수요에 따라 보충·심화 수업이 다양하게 열린다. 학생은 각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한다.
이종훈 교감은 "학생에게 선택되지 않으면 수업이 폐강되기 때문에 교사들이 쉴 틈 없이 강의 준비에 집중한다. 상산고 학생들은 특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약점을 보강하고 심화단계로 나아가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상산고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모여 토론하는 등 스스로 심화학습하는데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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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율 강조하는 시스템
이날 오후 1시 반, 멀티미디어 강의동의 한 강의실에 '상산 Fellow' 부원 여덟 명이 모였다. 인문·자연계열 학생이 한데 모여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는 동아리 활동이다. 건축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는 2학년 채영준군은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 대해 발표했다. 외국의 건축 양식과 우리의 것을 비교하는 채군의 강의에 다른 학생들은 필기까지 해 가며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토론하며 열띤 시간을 이어갔다.
이 활동은 바로 상산고가 자랑하는 '상산 자기역량 강화 프로그램'(SSEP·Sangsan Self-Empowerment Program)이다. 교사의 개입 없이 학생들 스스로가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심화 공부를 하고 발표·토론하는 활동이다. 상산고는 SSEP를 통해 의대 선발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는 논·구술, 면접에 대한 역량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도록 한다. SSEP는 교과 과정에 속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과 과제 연구 등 관련 활동을 학생부나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에도 쓸 수 있다. 올해 졸업생인 양지웅(울산대 의예과 1년)씨 역시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양씨는 학생부와 논술을 50%씩 반영하는 울산대 수시 일반전형에 합격했다. 그는 공을 동아리 활동에 돌렸다. "과학 잡지를 발간하는 동아리 '포스트'(POST)에서 활동했는데 점심 시간을 주로 활용했죠. 교과서 밖의 과학 이슈를 기사로 작성하고 친구들의 기사를 참고하면서 시야가 넓어졌어요. 과학 논술 문제는 주로 교과 내용을 응용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상산고는 원래 △과제 연구 △동아리 활동 △자율학습 등을 할 수 있도록 점심 시간을 정오부터 오후 1시 반까지로 길게 마련했었다. 올해부터 점심 시간에 뒤이은 5교시에 SSEP를 편성해 자율 활동을 더 강화했다. 30분 만에 식사를 마친다면 5교시까지 약 2시간이 생기는 셈이다.
과제 연구 발표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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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연구도 활성화돼 있다. 과제 연구는 학생 2~9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주제를 정하고 △연구한 뒤 △보고서를 완성·발표하는 통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자기주도학습을 가능케 한다. 조별 토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탐구하도록 이끄는 식이다. '상산고 학생의 이동 거리와 빈도수를 이용한 학교 건물의 재배치' 등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가 많다. 올해 운영하는 팀은 95개, 참여 인원은 428명으로 전교생의 3분의 1이 넘는다.
◇수리 논·구술 대비에 최적인 고급 수학 수업
자율 활동 외 교과 과정도 의대 입시 실적에 일조했다. 3학년 자연계열 학생이 신청할 수 있는 '고급 수학'은 수리 논·구술 시험을 대비하기에 효과적이다. 올해 졸업생인 김현성(서울대 의예과 1년)씨는 "서울대 수시 자기소개서에 고급 수학에서 배운 심도 있는 내용을 적었다"며 "선택 과목을 수강했다는 점에서 수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강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훈 교감은 "고급 수학·과학뿐 아니라 논술 전형을 대비하려는 학생을 위해 '토요 논술 특강'도 개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특강에서는 주요 대학 및 의·치·한 기출 문제를 다루고 예상 문제도 풀어 본다.
수준별로 이뤄지는 수학 수업도 눈에 띈다.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자연계열 학생만)까지 학생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이동 수업을 받는다. 덕분에 자기 수준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수학이 취약한 학생은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최상위권은 고난도 문항을 공부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한다.
우수한 교사진은 학생이 수능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가르친다. 교원 76명 중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원만 각각 31·10명이다. 모든 교사는 학기 중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특강을 개설한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교과 특강 △논술 △체육·음악 특강 등 학생의 수요에 따라 보충·심화 수업이 다양하게 열린다. 학생은 각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한다.
이종훈 교감은 "학생에게 선택되지 않으면 수업이 폐강되기 때문에 교사들이 쉴 틈 없이 강의 준비에 집중한다. 상산고 학생들은 특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약점을 보강하고 심화단계로 나아가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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