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3일 화요일

과목 편식 줄이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연습 해야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교과
공통사회·공통과학 뜬다는데…
초등생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공부하게 된다. 최근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인재육성을 위한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골자로 주요사항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부터 수능도 공통교과가 필수로 반영돼 문과와 이과 응시생들은 모두 공통사회와 공통과학 등 통합교과를 무조건 치러야 한다. 달라질 입시안으로 혼란스러운 초등학생을 위해 전문가들에게 대비법을 들어봤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연습을
전문가들은 일단 '통합'에 대한 부담을 갖지 말라고 강조한다. 김선미 교원그룹 학습개발팀장의 조언이다.

"학습 내용의 변화가 있다거나 심화한 내용이 추가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배워야 할 학습량은 늘어나겠지만, 그 과목의 수준이 기초소양을 쌓는 정도에서 공통과목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초등학생이라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과목별 교과서를 중심으로 모든 과목을 고르게 학습해 기본을 다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습득된 배경지식은 차곡차곡 누적돼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을 편식하지 않는 습관도 중요하다. 이성근 인천 심곡초 교사는 "두루 다양한 교과목에 관심을 기울여 이후 공통교과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두 과목 간 편식이 심하다면 세부 과목 중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보다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일지라도 사회 과목 중 좋아하는 세부 과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지리는 싫어하지만, 경제를 좋아할 수는 있지요. 이럴 경우 경제부터 공부를 시작해 점차 사회과목에 대한 관심을 키워 자신감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일찍 진로를 정해야 한다는 선입견에서도 벗어나는 것이 좋다. 하장범 대치 미래탐구 초중등 그룹장은 "과거에는 학생들에게 되도록 일찍 문과 또는 이과를 정해 선택한 진로의 교과를 학습하라고 조언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천천히 진로를 정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점차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소통하는 인재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부모와 학생 모두 문과 성향, 이과 성향을 일찍부터 재단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두루 이해하되 학생의 관심사를 한두 개 정해 심화한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제별 융합 학습을 연습하자

현재 초등 1~2학년의 경우 2009년 개정교육안에 따라 통합 교과로 학습하고 있다. 대주제를 중심으로 과목에 국한 없이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 영역을 통합적으로 배운다. 홍영기 진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실생활과 연계된 주제별 학습이 통합교과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별 학습이란 세부 과목을 균등 분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주제(big idea)를 중심으로 공부를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일반사회, 경제, 지리 등으로 나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화폐, 동물 등 그날의 주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아우르는 융합된 교육을 지향한다.

"초등생의 경우 평상시 생활소재로 다양한 교과를 접하는 연습을 통해 '통합'에 친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일례로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간다면, '에너지'를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지요. 친환경자동차, 환경오염, 대체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이때 부모님은 자녀가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자녀의 생각을 꾸짖거나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친밀감을 통해 좋은 의견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지요. 잘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책 또는 인터넷을 함께 활용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교과 지식에 연연하는 학습태도에서 유연해질 필요도 있다. 김선미 팀장은 "초등 교육 패러다임이 '많이 아는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교육'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단편 지식의 암기 위주나 문제풀이 공부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자기주도학습 습관과 능력을 길러놔야 교육과정의 개정이나 교육정책의 변화에도 흔들림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서도 전략적으로

전문가들은 공통교과목에 대비하기 위한 기초소양을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독서'를 꼽았다. 하장범 그룹장은 "단, 과거에는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위주로 책을 심화해 읽는 것이 유리했다면, 이제는 모든 장르의 책을 섭렵하는 것이 좋다"며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몇몇 장르에 치우치지 않도록 영역별 독서 목록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친구들끼리 토론, 글쓰기 등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며 의견을 교류하는 독후활동도 필요합니다."

책 하나를 정해 본문에 나오는 다양한 이슈를 과목에 상관없이 공부하는 것도 좋다. 홍영기 교수는 쥘 베른의 모험소설인 '15소년 표류기'를 예로 들었다.

"이 책은 돛단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가 폭풍우를 만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15명의 소년 이야기입니다. 섬에 갑자기 찾아온 악한들을 물리치기 위해 리더를 뽑는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 절차'를,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동식물을 채취하는 과정을 통해 '수렵생활을 하던 원시인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관련 내용을 연계 학습하기를 추천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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