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30일 화요일

“수학을 문화로 만들어야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 만들어 자기의 강점을 스스로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잉그리드 도브시(벨기에) 국제수학연맹(IMU) 회장은 4일 수학 교육의 지향점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모두가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니 교육이 할 일은 하나의 길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강점을 찾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MU 최초의 여성 회장인 도브시 회장은 13∼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석하기 위해 2일 한국을 찾았다.
도브시 회장은 “훌륭한 한국 수학자들을 많이 안다”며 “한국 수학이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고, 지금으로서는 한국 수학자들이 세계 정상으로 가는 데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즐기면서 연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능있는 아이들이 현장에서 즐겁게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나머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브시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본(1990년)·중국(2002년)·인도(2010년)에 이어 네번째로 이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한국 수학이 크게 진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마련한 행사 중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릴 수학·예술·과학의 융합 콘퍼런스인 ‘브리지스 서울 2014′가 가장 기대된다”며 “한국 수학사회가 이 행사를 기반으로 기금을 모아 개도국 수학 증진을 도우려 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고 긍정 평가했다.
도브시 회장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세계 수학계에서 여성 수학자들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대표하는 인물. 그는 “각 나라에서 여성 수학자들을 위해 제도를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는 만큼 여성 수학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여성 수학자들에 관한 글 등 자료를 모아놓은 웹사이트를 만들었으니 관심을 둬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도브시 회장은 수학이 ‘혼자 하는 학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협업하는 학문’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또 ‘젊은이들의 학문’이 아닌 다양한 연령층이 기여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도 얘기한다.
그는 “수백년 전에도 수학자들은 서로 교류해왔고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발견의 공유 및 협업 연구가 더 활발해졌다”며 “수학은 매우 협조적인 학문이고 어린 수학자들은 함께 모여 연구하는 예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필즈상 수상자도 이런 식의 협업을 많이 한 수학자 중 한명”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는 예로 수학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쌍둥이 소수’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은 장이탕(중국) 교수를 얘기했다.
중국계 미국인 수학자인 장 교수는 50대 후반의 나이에 ‘차이가 7천만 이하인 소수들이 무한히 많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장 교수의 증명법은 많은 수학자에게 영감을 줬고, ‘폴리 매스’라는 블로그에서 다른 수학자들의 아이디어가 모인 끝에 현재 그 차이가 수백으로 낮춰졌다.
도브시 회장은 “폴리 매스는 문제를 혼자 푸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 지성이 수학에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학은 소수의 천재 덕분에 진보한 것이 아니라 여러 평범한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한 노력의 결과로 발전한 것”이라며 “수학을 위해 노력한 모든 사람의 가치를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브시 회장은 올해 말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다시 연구 현장으로 돌아간다.
그는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언제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며 “그것이 수학이 추구하는바”라고 얘기했다.
  •  ScienceTimes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