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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이가희씨는 원희양이
워낙 알아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자신이 해준 게 별로 없다며 쑥스러워 했다.
“4월1일에 스탠포드, 2일에 하버드, 6일에 프린스턴… 이런 식으로 10개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가 날아왔어요. 모두 11개 대학에
지원했는데 콜럼비아 대학에서만 (절차가 남았으니) 기다려달라는 연락이 왔고 나머지 대학에서는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지난 2월, 민족사관학교를 2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 등 10개 명문대학에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원희양(17). “합격통지서를 받았을 때 펄쩍펄쩍 뛸 듯이 좋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그는 “대가를 바라고 공부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좋게 나와 아버지, 어머니 은혜에 보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희양은 올초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하며 5.0 만점을 받았다. 또한 민족사관학교에 다니며 이미 미국 대학 교양수업 11개 과목을 이수했는데
그것 역시 모두 만점을 받았다. 미국 대학진학 적성검사인 SATⅠ은 1천6백점 만점에 1천5백60점, SATⅡ에서도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 특히 미국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SATII 작문(writing) 과목에서 8백점 만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원희양의 뛰어난 실력에
UC버클리대학에서는 4년간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했다. 그러나 원희양은 이미 지난해 10월 삼성 이건희 해외유학 장학생으로 선발돼 연간 5만
달러씩 4년간의 장학금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어려서부터 해부학책 즐겨봐 생물학 전공해 신약 개발하고
싶어
놀라운 건 이같은 탁월한 영어실력을 가진 원희양이 해외에서 장기 체류한 적이 없다는 사실. 원희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어학연수를 위해
3주 동안 미국 LA에 머물고, 중학교 2학년 때 시 교육청 행사에 뽑혀 열흘동안 시애틀을 방문한 것,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2주
동안 미국 동부지역의 명문대를 탐방한 것 외에는 해외경험이 없다.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원희양은 “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딱부러지게 말했다. 실제 그의 공부법을 들어보면 ‘왕도는 없고 노력만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유치원 때도 또래들이 레고를 가지고 놀 때 전 혼자서 책을 읽고, 글씨 연습을 했어요. 엄마가
10칸짜리 깍두기 공책을 사다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주부이자 지방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어머니 이가희씨(42)는 어린 시절 원희양과 한살 터울의 남동생을 재울 때 자장가를
불러주는 대신 책을 읽어주거나 구연동화를 들려줬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원희양도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 이책 저책 가리지 않고 읽었는데 특히
안과의사인 아버지 박영규씨(43)의 해부학책을 즐겨 봤다고.
“초등학교 1학년 때쯤 학교에서 심장을 그리는데 다른 아이들이 모두 하트 모양을 그릴 때 저는 해부학책에서 본대로 심장 모양을 그리고
심방, 심실, 대동맥, 정맥까지 표시했어요. 그래서 애늙은이란 소리를 듣기도 했죠(웃음).”
원희양이 앞으로 생물학을 전공해 불치병 치료제나 신약을 개발하고 싶은 꿈을 가진 것도 어렸을 때부터 해부학책을 그림책처럼 즐겨보고 자란
영향인 듯하다.
원희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영어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 한 곳을 선택해 매일 1시간씩
4학년 때까지 지속적으로 다녔다고. 원희양이 영어학원에 다니는 동안 어머니 이씨 역시 영어회화를 공부했다고 한다. 회화실력은 학원에서 배운
표현을 얼마나 많이 연습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아는 이씨는 원희양과 수시로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일기 쓰고 6학년 때는 일본만화 보기 위해 일어공부
시작
원희양이 미국 학생들도 어려워한다는 SATⅡ 작문시험에서 만점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영어작문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영어회화 공부와
함께 시작한 영어일기 쓰기 덕분이다.
“처음엔 ‘I’m going to institute(나는 학원에 간다).’처럼 간단한 몇 문장으로 시작했어요. 하루는 영어일기를 쓰고 그
다음날은 한글일기를 썼지요. 6학년이 되어서는 일어로 일기를 썼고요. 그 무렵 ‘체리’나 ‘세일러 문’같은 일본만화를 읽고 싶어서 일어공부를
시작했거든요.”
원희양의 영어발음은 거의 원어민 발음에 가깝다. 국내에서만 자랐다고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 이같은 결과는 6학년 때 ‘영어 스피치 대회’에
나가기 위해 학원에서 발음교정을 철저히 한 덕분이라고 한다. 대전 전민중학교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하며 영어연극을 한 것 또한 그의 영어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원희양은 지난해 자신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천안외국어대 주최로 열린 전국고교영어역할극대회 등 3개
영어연극대회에서 대상과 금상·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전 전민중학교에서 전교 1등을 도맡아 했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시험과 수학경시대회, 영어연극대회가 비슷한 시기에 치러지는 바람에
딱 한번 1등을 놓쳤다고 한다.
“아는 선배가 영어연극대회에 나가자고 해서 매일 수업 끝나고 모여 오후 6, 7시까지 연습을 계속했어요. 그리고는 학원에 가서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했고요. 그랬더니 기말고사 성적이 뚝 떨어져 3등을 하고 말았어요. 친구들이 ‘쟤, 공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하는
소리를 하니까 정말 억울하더라고요. 난 다른 것들을 준비하느라 그랬던 건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은 듯한 그는 “하지만 바로 다음번 시험에서 1등을 되찾았다”며 웃었다. 옆에서 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머니 이씨에
따르면 원희양은 당시 수학경시대회에서는 동상, 영어연극대회에서는 1등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는 “제 딸이지만 승부욕이 정말 대단하다”며 한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한꺼번에 세가지 일이 닥치자 세가지 모두 잘 하려고 무척 노력하더라고요. 연극연습이 끝나면 서둘러 밥을 먹고 학원에 가서 수학경시대회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저녁 8, 9시면 졸음이 쏟아질 때잖아요. 원희는 졸지 않으려고 샤프 펜으로 손톱밑을 ‘콕콕’ 찌르며 졸음을
참더라고요. ‘그러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다’고 주의를 줬더니 이번엔 주먹으로 허벅지를 때려가며 공부를 했어요.”
그는 또 “본래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때만은 학원에서 돌아와 새벽 3, 4시까지 공부를 했다”고 귀띔했다.
원희양은 이때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자정 무렵에 잠들어 등교시간이 다되어 일어날 정도로 잠을 충분히 잤다고 한다. 잠을 실컷
자는 대신 일단 책상에 앉으면 집중해서 공부했다고.
“공부를 할 때는 누가 옆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몰라요. 입을 벌리고 공부를 하다가 침이 흘러서 떨어져도 잘 모를 정도죠. 공부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침을 뚝 흘려 얼른 휴지로 닦곤 했어요(웃음).”
민족사관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밥 먹는 시간 아껴가며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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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개 대학에서 보내온
합격 통지서.
민족사관학교에 진학한 건 부모의 권유 때문이었다. 딸이 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하면 ‘다음 번에는 대전시에서 1등을 해보라’며 늘 보다 큰
꿈을 꾸도록 조언했던 어머니 이씨가 딸에게 ‘세계무대를 겨냥해 공부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했던 것.
“엄마가 민족사관학교에 가서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을 때 잘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어요.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해도 민족사관학교는 전국의 수재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하지만 제가 민족사관학교에 들어가면 엄마도 생활한복을 입고 지내고,
아빠도 1주일에 하루는 생활한복을 입고 진료를 하시겠다고 해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죠.”
박원희 양의 한 마디!
공부 잘 하기 위한 원칙 4
。자기 절제를
한다 목표를 세웠다면 달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엔 많은 유혹이 있다. 나도 아빠가 텔레비전을 켜는 소리가 들리면 텔레비전이
보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하지만 꾹 참았다. 나중엔 아빠가 텔레비전을 보실 때마다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 물론 나도 학원에 다녔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학원 선생님한테
지나치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 스스로 이해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수업에 능동적으로 임한다 수업시간에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지 말고, 사전에 수업내용을 예습해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예습과 복습은 주력교재 한 가지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시간이 나면 부교재도 본다.
。자기 검진을 꼭 한다 문제를 풀 때 해답부터 보는 습관은 좋지 않다. 문제를 다
풀고 나서 채점을 한 뒤 틀린 문제에 대해 왜 틀렸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어느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 자기검진을 해야 한다. 그냥 문제만
풀고 지나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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