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머, 저러면 위험하지! 우리는 기다렸다가 초록불이 켜지면 건너자.
송이: 네∼ 빨간불 다음에 초록불이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데….
엄마: 맞아! 신호등은 빨간불과 초록불이 번갈아가며 켜지지. 그게 바로 신호등의 규칙이란다.
송이: 규칙이요?
엄마: 그래∼, 일정하게 반복되는 것이 바로 규칙이야∼!
송이: 아하∼! 우리가 건너는 횡단보도에도 규칙이 있어요! 검은색, 흰색, 검은색, 흰색! 엄마: 정말이네! 검은색과 흰색이 반복되는 규칙이 있구나∼ 우리 재미있는 규칙들을 더 찾아볼까?
엄마는 송이에게 ‘규칙’에 대해 일러 줍니다. 얼핏 생각하면 횡단보도에서 떠올릴 수 있는 규칙이 ‘준법정신’밖에 없을 것 같지만, 사실 다른 규칙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엄마와 송이는 신호등의 색깔이 켜지는 순서와 횡단보도의 선 색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횡단보도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적 규칙’뿐 아니라 ‘수학적 규칙’도 숨어 있는 셈이지요.
규칙을 찾는 활동은 우리가 미래를 예상하고 추측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신호등이 지금 빨간불이라는 것은 곧 초록불이 켜질 것이고, 그러면 길을 건널 수 있으니 잠시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신호등의 규칙을 통해 예상할 수 있는 것이지요.
○ 마디에 따라 달라지는 규칙의 종류
자연을 비롯해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수많은 규칙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벽지 무늬, 목욕탕 타일, 옷에 붙은 단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지요. 일정하게 배열된 숫자, 도형, 무늬, 현상, 행동 등을 ‘패턴(Pattern)’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유아들에게는 패턴이란 용어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규칙’ 또는 ‘규칙성’이라는 단어를 대신 사용합니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부분을 ‘규칙의 마디’라고 부릅니다. 이 반복 마디가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따라 규칙을 몇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림1]의 첫 번째를 보면 올챙이, 개구리의 순서로 반복되고 있지요. 이러한 규칙을 ‘반복 패턴’이라고 하는데 보통 ‘A-B-A-B’나 ‘A-B-C-A-B-C’와 같은 형태를 보여 줍니다.
○ 규칙으로 수학을 배우자
규칙을 인식하고 사용하는 능력은 어렸을 때부터 그 개념과 원리 이해에 대한 훈련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신체 활동, 소리, 운동 등을 통해 규칙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음악에서 박자치기와 노랫말, 놀이에서 손뼉치기, 미술에서 색칠하기, 국어에서 운율이 반복되는 동시(童詩) 등이 규칙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그러면 유아들은 어떻게 규칙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을까요? 규칙 학습의 기초는 규칙을 찾아 다음에 나올 그림을 예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규칙을 찾을 때는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 중 [그림1]처럼 모양이 다른 사물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사물 형태가 달라야 아이가 규칙을 쉽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 후에는 [그림2]처럼 모양은 같지만 색깔이 다른 사물을 통해 규칙과 원리를 인식하게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피망처럼 여러 가지 색깔이 있는 채소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림3]을 보면 과일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통해 아이는 어떤 규칙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양이 늘어남에 따라 수의 크기가 1씩 증가하는 규칙과 원리를 찾을 수 있겠지요. 수의 크기가 증가 및 감소하는 경우 구체물의 수를 세어 보며 규칙을 찾아보게 하는 게 좋습니다. 숙달되면 숫자만으로 규칙을 찾는 연습을 합니다. 수를 이해하고 숫자들의 규칙을 찾는 학습은 수 체계, 함수, 수열 등의 기초 감각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사물을 통해 규칙을 찾게 해야겠지만, 수학 학습의 확장에 대비해 최종적으로는 숫자를 통해 규칙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동아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