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워스 심포니 영 아티스트 대회와 보스턴 대학 탱글우드 섬머캠프 마감일을 앞두고 큰아이 바이올린 녹음 때문에 하루에 달라스를 두 번 나갔다 와야 하는 나에게 남편은 포트워스 심포니 대회 1등은 자신있는 거냐고 물었다.
나는 “글쎄요. 잘하면 4등”이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애가 포트워스 유스 오케스트라 수석 악장으로도 올해 3년째, 유스 오케스트라 영 아티스트 대회에서도 1등한 수상 경력이 있는데, 고작 4등을 바라보고 나간다니, 시간적으로, 노력으로도 낭비 아니냐”며 이견를 제기한다. 가망성 없는 일에 시간을 뺏기기보다 그 시간을 다른 것에 투자해 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사실 아이도 반주자로부터 이번 대회에 내셔날 대회에서 입상한 수상자들이 3명이나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를 원망하는 눈치였다.
아이에게 했던 대로 나는 남편에게도 딱 잘라 말했다. “한번의 성공을 위해 우리는 100번의 실패를 경험해야 해요.”
그러나 사실 남편과 아이의 이견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플로리다 가족 여행을 포기하고 아이를 연습시켜 녹음 CD를 만들어 보냈던 'From the Top.' 얼마전 프로듀서로부터 “I am sorry"로 시작되는 편지를 받았을 때 가슴이 철렁하는 소리와 동시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장학금 신청에서 한번 거절의 편지를 받은 걸 제외하곤 아이가 지금까지는 순항이었으니, 실패의 경험엔 익숙지 않은 우리 가족으로선 충격일 수밖에.
그런데 이번에도 가망이 없이 경쟁이 심한 포트워스 심포니 대회를 준비케 하면서, 한편으론 아이가 이번에도 인생의 값진 걸 배워 나갈 거라고 생각하니 나는 입상의 가능성을 떠나서 exciting하기까지 했다.
나는 아이에게 말한다.
이번 대회에서 네가 배울 것은 입상이 목표가 아니라 20페이지가 넘는 5악장까지 있는 이 곡을 더 이상 완벽하게 연주할 수 없을 만큼 준비하고 완성시키는 데 있다고.
이 대회는 수상의 기회가 아니라 아이에게 ‘완성’을 향한 하나의 여정이고,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좋은 관중이 되어 줄 것이다.
9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테니스 라켓을 잡아 본 아이가 첫 번 클라스 등수 시합에서 꼴지를 하고 속상해하는 걸 보며 나는 웃었다.
남편이 라이드 때문에 따라가서 연습하는 걸 보니 테니스를 치는 건지 배드민튼을 치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이는 허공을 향해 헛손질만 하니 꼴지는 당연한 일이었는데도 아이가 자존심 상해 하는 걸 보고 나는 내심 저 녀석이 그래도 욕심이 있어 잘하고 싶은가 보군하며 좋은 신호라고 도리어 좋아했었다.
테니스는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둘째와 부쳐서 일주일에 30분 레슨을 받게 한 것이 고작이다. 아이는 매일이라도 하고 싶어 했지만 바이올린 연습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상 학교에서 연습할 수 있으니 레슨은 일주일에 한번이면 족하다고 못을 박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는 Junior Varsity 팀에서 ‘랭킹 1’이 되었다. 조그마한 체구에 공이나 제대로 서브할까 싶었는데, 어려서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으로 다져진 끈기와 지구력에 상대 선수들이 나가 떨어지는 모양이다. 아이는 늦게 뛰어 들었는데도 연습과 경기에 최선을 다해 자신이 얻은 성과에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있다.
어제는 내가 묻기 전에는 별로 말하는 법이 아이가 기분이 좋은지 차에 타자마자 종알거리기 시작했다. 수학 선생님과 AMC 10(American Math Competition) 답안을 확인했단다.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학 선생님의 추천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AMC 10에 참가해야 했던 아이의 표정이 밝은 걸 보아 결과가 만족스러운가 보다.
75분 동안에 25문제 중에 20개 이상, 즉 150점 만점에 120점 이상,을 맞춰야 다음 단계인 AIME(American Invitational Mathematics Examination)로 가게 된다.
나는 아이에게 20개 이상을 맞췄냐고 물어 봤더니 아직도 몇 개는 더 맞아야 AIME로 올라가지만 작년보다 성적이 좋아 내년엔 더 낙관적이라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AMC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는 나는 아이의 달라진 태도에 놀랐다. 전에 같으면 가망 없는 시합에 나가게 하는 학교 선생님과 부모를 원망했을 텐데, 시합을 통해 자기 실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으며, 다음을 기약하는 희망적인 모습에, 이것이 바로 엄마로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삶의 모습이라며 아이를 격려했다.
수학에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이 수학경시 대회에서는 3시간에 걸쳐 15문제를 푸는 AIME의 결과와 AMC 10, AMC12의 성적을 합해 탑 250명을 추려 USAMO(United States of America Mathematics Olympiad)에 초대한다.
여기서 이긴 12명의 학생들이 미국을 대표로 IMO(International Mathematics Olympiad)에 참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참고로 미국의 평균적인 수학 능력은 전 세계에서 중하위권이지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서는 1, 2등을 다툰다.
AMC 8(주로 7,8학년 참가) 만점도 120명 가까이 되는 미국의 최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수학의 영재들을 키워낸다는 싱가폴이나 대만, 한국보다도 월등히 높다.
10학년으로 PSAT 수학에서 만점을 받은 딸아이를 비롯한 3명의 아이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AMC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한 듯 해 안타깝다. 그래도 작년보다 나아진 성적에 감사하며, 더 열심히 하라는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수학도 악기와 마찬가지로 어려서부터 시간을 투자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 중학교 때는 학교별로 겨루는 UIL에서 내 실력을 가늠해 보자.
SAT 수학은 수평적으로 나가는 학교 진도와 다르게 종합적인 사고와 응용능력을 길러주는 도구로 꼭 권하고 싶다. 4살 때부터 어린이 성경과 제법 어려운 책도 줄줄 읽고 외우다시피 했던 둘째도 수학엔 별 재능이 없나보다 싶었는데, 6학년부터 학습 진도 선행과 SAT 수학을 병행시켰더니 머리가 깨이나 보다. 제법 잘한다. 큰 애보다 낫겠다 싶다.
아이들 그룹과외 지도를 하면서 나 자신도 놀라면서 배우는 게 있다. ‘공부해도 안 되는 애 없고, 길고 짧은 건 대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독립적으로 알아서 잘 하는 아이 또한 별로 없다는 것이다.
어느 집 아이나 공부나 책을 읽는 것보다는 컴퓨터 앞에 붙어 게임을 하거나 My Space나 Face Book 장식하는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얼마만큼 아이들이 시간관리를 잘 해서, 공부와 특기 연마, 봉사활동 등, 해야 할 일들과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즐기고 싶어하는 재미를 균형있게 누릴 수 있는지는 엄마와 아이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무턱대고 소리를 질러도 먹히지 않고, 협박한다고 무서워하지도 않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숙제를 한다고 인터넷을 틀어 놓고 있으면 엄마도 그 옆에서 책을 읽던지, 안 되면 신문이라도 읽자. 그러면 숙제 한다며 딴 짓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꾀보다 더 지혜로운 엄마가 되려면, 최소한 그 애들보다는 더 부지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나는 “글쎄요. 잘하면 4등”이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애가 포트워스 유스 오케스트라 수석 악장으로도 올해 3년째, 유스 오케스트라 영 아티스트 대회에서도 1등한 수상 경력이 있는데, 고작 4등을 바라보고 나간다니, 시간적으로, 노력으로도 낭비 아니냐”며 이견를 제기한다. 가망성 없는 일에 시간을 뺏기기보다 그 시간을 다른 것에 투자해 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사실 아이도 반주자로부터 이번 대회에 내셔날 대회에서 입상한 수상자들이 3명이나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를 원망하는 눈치였다.
아이에게 했던 대로 나는 남편에게도 딱 잘라 말했다. “한번의 성공을 위해 우리는 100번의 실패를 경험해야 해요.”
그러나 사실 남편과 아이의 이견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플로리다 가족 여행을 포기하고 아이를 연습시켜 녹음 CD를 만들어 보냈던 'From the Top.' 얼마전 프로듀서로부터 “I am sorry"로 시작되는 편지를 받았을 때 가슴이 철렁하는 소리와 동시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장학금 신청에서 한번 거절의 편지를 받은 걸 제외하곤 아이가 지금까지는 순항이었으니, 실패의 경험엔 익숙지 않은 우리 가족으로선 충격일 수밖에.
그런데 이번에도 가망이 없이 경쟁이 심한 포트워스 심포니 대회를 준비케 하면서, 한편으론 아이가 이번에도 인생의 값진 걸 배워 나갈 거라고 생각하니 나는 입상의 가능성을 떠나서 exciting하기까지 했다.
나는 아이에게 말한다.
이번 대회에서 네가 배울 것은 입상이 목표가 아니라 20페이지가 넘는 5악장까지 있는 이 곡을 더 이상 완벽하게 연주할 수 없을 만큼 준비하고 완성시키는 데 있다고.
이 대회는 수상의 기회가 아니라 아이에게 ‘완성’을 향한 하나의 여정이고,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좋은 관중이 되어 줄 것이다.
9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테니스 라켓을 잡아 본 아이가 첫 번 클라스 등수 시합에서 꼴지를 하고 속상해하는 걸 보며 나는 웃었다.
남편이 라이드 때문에 따라가서 연습하는 걸 보니 테니스를 치는 건지 배드민튼을 치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이는 허공을 향해 헛손질만 하니 꼴지는 당연한 일이었는데도 아이가 자존심 상해 하는 걸 보고 나는 내심 저 녀석이 그래도 욕심이 있어 잘하고 싶은가 보군하며 좋은 신호라고 도리어 좋아했었다.
테니스는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둘째와 부쳐서 일주일에 30분 레슨을 받게 한 것이 고작이다. 아이는 매일이라도 하고 싶어 했지만 바이올린 연습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상 학교에서 연습할 수 있으니 레슨은 일주일에 한번이면 족하다고 못을 박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는 Junior Varsity 팀에서 ‘랭킹 1’이 되었다. 조그마한 체구에 공이나 제대로 서브할까 싶었는데, 어려서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으로 다져진 끈기와 지구력에 상대 선수들이 나가 떨어지는 모양이다. 아이는 늦게 뛰어 들었는데도 연습과 경기에 최선을 다해 자신이 얻은 성과에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있다.
어제는 내가 묻기 전에는 별로 말하는 법이 아이가 기분이 좋은지 차에 타자마자 종알거리기 시작했다. 수학 선생님과 AMC 10(American Math Competition) 답안을 확인했단다.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학 선생님의 추천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AMC 10에 참가해야 했던 아이의 표정이 밝은 걸 보아 결과가 만족스러운가 보다.
75분 동안에 25문제 중에 20개 이상, 즉 150점 만점에 120점 이상,을 맞춰야 다음 단계인 AIME(American Invitational Mathematics Examination)로 가게 된다.
나는 아이에게 20개 이상을 맞췄냐고 물어 봤더니 아직도 몇 개는 더 맞아야 AIME로 올라가지만 작년보다 성적이 좋아 내년엔 더 낙관적이라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AMC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는 나는 아이의 달라진 태도에 놀랐다. 전에 같으면 가망 없는 시합에 나가게 하는 학교 선생님과 부모를 원망했을 텐데, 시합을 통해 자기 실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으며, 다음을 기약하는 희망적인 모습에, 이것이 바로 엄마로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삶의 모습이라며 아이를 격려했다.
수학에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이 수학경시 대회에서는 3시간에 걸쳐 15문제를 푸는 AIME의 결과와 AMC 10, AMC12의 성적을 합해 탑 250명을 추려 USAMO(United States of America Mathematics Olympiad)에 초대한다.
여기서 이긴 12명의 학생들이 미국을 대표로 IMO(International Mathematics Olympiad)에 참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참고로 미국의 평균적인 수학 능력은 전 세계에서 중하위권이지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서는 1, 2등을 다툰다.
AMC 8(주로 7,8학년 참가) 만점도 120명 가까이 되는 미국의 최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수학의 영재들을 키워낸다는 싱가폴이나 대만, 한국보다도 월등히 높다.
10학년으로 PSAT 수학에서 만점을 받은 딸아이를 비롯한 3명의 아이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AMC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한 듯 해 안타깝다. 그래도 작년보다 나아진 성적에 감사하며, 더 열심히 하라는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수학도 악기와 마찬가지로 어려서부터 시간을 투자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 중학교 때는 학교별로 겨루는 UIL에서 내 실력을 가늠해 보자.
SAT 수학은 수평적으로 나가는 학교 진도와 다르게 종합적인 사고와 응용능력을 길러주는 도구로 꼭 권하고 싶다. 4살 때부터 어린이 성경과 제법 어려운 책도 줄줄 읽고 외우다시피 했던 둘째도 수학엔 별 재능이 없나보다 싶었는데, 6학년부터 학습 진도 선행과 SAT 수학을 병행시켰더니 머리가 깨이나 보다. 제법 잘한다. 큰 애보다 낫겠다 싶다.
아이들 그룹과외 지도를 하면서 나 자신도 놀라면서 배우는 게 있다. ‘공부해도 안 되는 애 없고, 길고 짧은 건 대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독립적으로 알아서 잘 하는 아이 또한 별로 없다는 것이다.
어느 집 아이나 공부나 책을 읽는 것보다는 컴퓨터 앞에 붙어 게임을 하거나 My Space나 Face Book 장식하는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얼마만큼 아이들이 시간관리를 잘 해서, 공부와 특기 연마, 봉사활동 등, 해야 할 일들과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즐기고 싶어하는 재미를 균형있게 누릴 수 있는지는 엄마와 아이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무턱대고 소리를 질러도 먹히지 않고, 협박한다고 무서워하지도 않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숙제를 한다고 인터넷을 틀어 놓고 있으면 엄마도 그 옆에서 책을 읽던지, 안 되면 신문이라도 읽자. 그러면 숙제 한다며 딴 짓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꾀보다 더 지혜로운 엄마가 되려면, 최소한 그 애들보다는 더 부지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New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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