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상산고 입시

공통 문항, 수학적 개념 넘는 '창의적 답변'에 높은 점수

2014학년도 외고·자사고의 입시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면접을 치른 상산고는 384명(남: 256명, 여: 128명) 모집에 863명이 지원해 남학생은 2.1대1, 여학생은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입시와 달리 올해는 체육 점수가 포함돼 총점이 240점에서 260점으로 변경됐다. 1단계 합격선은 남학생 244-245점, 여학생 250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지난 18~19일 진행된 면접의 가장 큰 변화는 공통문항의 출제였다. 기획력과 창의력을 묻는 공통문항 1문항과 인성영역, 독서영역 각 1문항씩 총 3문항의 공통문항이 제시됐다. 자기개발계획서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개별문항도 3문항이 출제돼 총 6문항을 면접에서 다루었다. 남학생 면접에서 제시된 공통문항을 살펴보면<박스 참조> 출제 의도가 학생들의 기획력과 창의력을 묻는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경기 수를 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수학 문항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 남학생 공통 문항 ]
―학생은 어떤 스포츠를 좋아합니까? (좋아하는 스포츠가 없는 경우 ‘출신 학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경기는 무엇인가?’ ‘학교에 어떤 운동부가 있나?’ 등으로 스포츠 종목 답변 유도)

―우리 학교에서 경기를 주최하려고 합니다. 학생이 이 경기를 주최하는 주관자가 된다면 어떤 사람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지 조건과 상황을 이야기해보세요. 경기를 치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과 준비할 것은 무엇이 있나요? 대상 및 방법을 전체적으로 기획해 보세요?

―대상을 중학교 3학년이라고 정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야 할까요?

―만약 50팀이 경기에 참여해 주말에 시합한다면 리그전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토너먼트로 하는 게 좋을까요?

―(리그전을 선택한 경우) 이유는 무엇인가요? 리그전으로 진행하면 몇 경기가 될까요? 주말에만 경기해야 하는데 50팀이면 너무 많아서 리그전은 어렵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토너먼트로 진행하면 몇 경기가 될까요?

여학생에게 주어진 공통면접 문항도 기본 취지는 같으나 여러 가지로 상황을 달리해 출제됐다. 가령, '인천 지역에 있는 학생이 각각 흩어져서 동서남북에 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공평한 위치에 시험장을 설치하고자 합니다. 어떤 곳에 설치해야 가장 효과적일까요?'라는 질문을 살펴보자. 가장 단순한 답변으로는 거리만 계산해 '4군데에서 동일한 거리에 있는 장소를 선택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의 전철역 등 교통량, 교통의 편의성, 사람들의 거주지역 등을 고려할 때 이 지역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답했다면 훨씬 효과적인 답변이 될 것이다.

이들 문항은 정답을 요구하기 보다는 사고력과 기획력을 살피기 위한 것이다. 수학적 개념으로만 답하는 것보다 외부 변수까지 고려해 다양한 사고를 바탕으로 답변해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상산고에서 처음 도입된 공통문항을 볼 때 향후 특목고·자사고의 면접에서도 융합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획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문항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