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학교, '제주강남학교'로 변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제주국제학교가 수 천만원에 달하는 학비 때문에 서울 강남3구 출신 학생들을 위한 학교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현재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제주'의 재학생 756명 중 내국인 학생은 669명(91.0%)이며, 서울과 수도권 출신 내국인 학생은 419명으로 62.6%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출신은 211명(내국인 대비 31.5%)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기 분당구 53명(7.9%)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제주 출신 학생은 고작 64명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또 다른 국제학교인 '브랭섬홀 아시아(BHA)'의 경우 재학생 536명 중 내국인 학생은 490명(91.4%)이며, 서울과 수도권 출신 내국인 학생은 288명으로 절반 이상(58.8%)을 차지했다.

이 학교도 강남3구 학생은 104명(21.2%)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분당구 출신은 35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도에서 진학한 학생은 57명에 불과했다.

제주국제학교에 강남3구 학생 쏠림 현상이 심각한 이유는 무엇보다 턱없이 비싼 학비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실제로 NLCS제주의 연간 평균 학비는 2859만원으로 입학금은 300만원, 입학 예치금 280만원, 통학버스비 210만원, 입학전형료와 신입생등록비, 교과서보증금은 각각 40만원이다. 여기다 기숙사비 1592만원까지 포함하면 학생 1명에게 들어가는 연간 학비는 5361만원에 달한다.

김태원 의원은 "학비가 웬만한 직장인의 1년 연봉보다 비싼 탓에 일반 서민에겐 입학 기회가 사실상 원천 봉쇄돼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만 다닐 수밖에 없다"며 "중산층은 물론 그 이하 소득을 가진 가정의 학생들도 다닐 수 있도록 소득 분위에 따른 장학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