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6일 토요일

반감기와 방사선량의 상관관계는?

붕괴 속도 빠른 물질, 방출량 많아… 관리 주의를


지진해일로 부서진 후쿠시마 원전에서 많은 양의 오염수가 유출돼 태평양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원자로의 핵연료로 사용하는 우라늄(U)-235가 붕괴하면 플루토늄(Pu), 세슘(Cs), 스트론튬(Sr), 아이오딘(I), 삼중수소(T) 등의 방사성원소들이 만들어진다. 대부분 반감기가 90년보다 짧지만, 아이오딘(I)-129처럼 반감기가 1570만 년이나 되는 경우도 있다. 크립톤(Kr)이나 제논(Xe)처럼 기체로 날아가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단한 금속 상태로 사용된 후 핵연료 속에 남게 된다.

방사성원소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단단하게 뭉쳐져서 만들어지는 원자핵이 불안정해서 쉽게 더 작은 원자핵으로 붕괴하는 원소를 말한다. 불안정한 원자핵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많은 열과 함께 양전하를 가진 헬륨 원자핵에 해당하는 '알파선', 음전하를 가진 전자로 구성된 '베타선', 그리고 X-선보다 파장이 더 짧은 '감마선'이 방출된다. 우리가 방사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불안정한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방출되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을 말한다.

방사성원소는 붕괴할 때 독특한 특성이 나타난다. 방사성원소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0㎏의 방사성원소가 50㎏으로 줄어드는 데 하루가 걸렸다면, 남아있는 50㎏이 25㎏으로 줄어드는 데도 하루가 걸린다. 남은 25㎏이 다시 12.5㎏으로 줄어드는 데도 역시 하루가 걸린다. 이처럼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정한 경우를 '확률적 붕괴'라고 하고, 수학적으로는 '지수함수적 붕괴'라고 부른다. 지수함수적 붕괴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부른다.

반감기는 방사성원소가 붕괴하는 속도를 나타낸다. 반감기가 길면 방사성원소가 느리게 붕괴하는 것이고, 반감기가 짧으면 방사성 붕괴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흔히 반감기가 길면 더 위험하다는 주장은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방사성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때문에 생기는 피해는 반감기가 짧은 원소가 더 크다. 같은 양의 방사성원소라고 하더라도 붕괴 속도가 빠르면 방출되는 방사선의 양도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반감기가 짧은 원소들은 곧바로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반감기가 긴 방사성폐기물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양이 많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한다. 핵폐기물을 처리할 때는 반감기가 긴 방사성원소가 심각한 골칫거리가 된다.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와는 달리 일정한 시간마다 2배로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암수 구별 없이 한 마리가 두 마리로 분리되는 단성생식을 하는 박테리아가 그렇다. 특정 박테리아가 언제 두 마리로 분리가 될 것인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1000마리의 박테리아가 2000마리로 늘어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예측할 수가 있다. 불안정한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를 나타내는 '지수함수적 붕괴'와 달리 단성생식을 하는 박테리아의 증식은 '지수함수적 성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로 알려졌다. 자연에서 통계적 법칙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예다.
소년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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