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들의 공부 습관 키워드를 찾다공부 습관은 한 가지 대원칙에서 시작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학습량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 이 원칙을 기본으로 자신만의 공부 습관과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 융합’의 시대다. ‘know-how’보다 ‘know-where’ ?know-who’가 중요해졌다. 지식 그 자체보다 ‘지식이 어디에 있고, 그 지식을 가진 사람이 누구냐’를 아는 것이 힘이다.
시험 유형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OECD가 주관하는 국제 학업 성취도 조사인 피사(PISA) 등을 비롯해 많은 시험이 융합 서술형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지식을 재조합, 재해석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육 과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감한 통합 수업을 하고, 수업 시수가 탄력적으로 운영되며, 창의적 체험 활동이 확대 시행된다. 이는 고입에서 자기 주도 학습 전형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적용한 것과 연관이 깊다.
학생들의 진로와 개성을 고려한 수업과 평가 방식이 도입되는 것은 반갑지만, 그렇다고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결국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활용해야 할 시간이 늘어난 것.
때문에 교사들은 변화하는 교과 과정의 키워드를 ‘자기 주도 학습의 강화’라고 말한다. 자기 주도 학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교육계에서 중요시하던 키워드였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자기 주도 학습이 스스로 계획을 짜고 공부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활동 계획을 짜고, 그것을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초점을 맞춘다.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우등생들의 공통 원칙
미국 하버드 대학생 1600명의 학습 습관을 연구한 리처드 라이트 교수는 성적 우수생들에게서 한 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모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공부하는 시간만은 엄격히 관리한다는 것.
공부하는 시간을 타이트하게 갖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법에 대한 생각’을 자주했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공부 습관을 갖고 있었다. 또한 공부에 집중력이나 흥미가 떨어졌을 때 운동, 음악 활동, 봉사 활동 등 자신을 컨트롤 하는 방법이 있었다.
토론, 프로젝트 과제 등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를 키운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한 학생 20여 명, 민사고 학생 260여 명 등의 공부 습관을 연구해온 정철희 교수 역시 우등생들에게서 공부 습관의 대원칙을 찾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학습량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와 공부방, 식탁, 서재 등 자신이 편한 장소를 찾는다.
그리고 시간에 따른 시간표, 분량에 따른 계획표 등 자신의 특성에 맞는 계획을 세운다. 한 주, 한 달간의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도 좋지만, 하루 계획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공부 습관의 첫걸음이다.
그날 배운 것들은 그날에 소화해야 하므로 수업 시간표를 참고해 과목별 공부 순서를 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목별 공부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뇌는 순서를 짜놓은 대로 그 다음을 준비하기 때문에 습관을 들일 때 순서 지키기는 기본 원칙이다.
5가지 스텝에 따라 순서대로 접근하라
공부 습관에서 중요한 것은 예습-수업-복습의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우등생들은 이 세 단계를 놓치지 않는다. 예습을 하는 이유는 수업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의 70%를 이해해야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예습을 하면, 복습 시간이 단축돼 여분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정철희 교수는 ‘하루 10분 예습’을 권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몸에 습관이 배도록 하고, 중고생 때는 수업 전 10분 동안 교과서를 읽어보면 좋다.
교과목을 공부할 때는 5가지 스텝에 따라 순서대로 접근하면 효과적이다. ‘소리 내어 읽어라(뇌는 자기 목소리를 가장 잘 인지하기 때문에 기억이 잘된다), 밑줄을 그어라(공부란 모르는 것을 찾는 것, 밑줄 긋기는 세계적인 공부법이다), 빈칸을 채워라(핵심 키워드를 정하고 빈칸 채우기를 한다), 논술하라(학습 목표, 소제목을 질문으로 바꿔서 그 질문에 답하라), 매핑하라’이다.
초등학교 때에는 한 과목당 다음 차시에 배울 내용이 교과서 2페이지 분량 정도 되므로, 이런 단계별 학습을 습관화시키기에 좋다. 이 중에서도 특히 공부한 개념을 매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우뇌형 아이가 많기 때문.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유치원 과정부터 마인드맵을 가르친다. 어떤 주제에 대한 핵심 개념어를 마인드맵의 중앙에 쓰고, 소제목들로 가지를, 본문 내용을 잔가지로 표시한다. 마인드맵을 보고 그것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우등생들이 시험 기간에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사고를 조직화해서 각각의 폴더에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고를 조직화하면 지식을 아웃풋하기 쉽다. 2~3주 전부터 정리하는 과정만 거친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를 읽으면서 흐름을 파악하고 평소 정리해놓은 핵심 정리 노트와 참고서 등을 본다.
우등생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트 필기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평소 코넬대학에서 개발한 노트 필기법(페이지 왼쪽과 아래쪽에 공간을 남겨두고 수업 중에는 오른쪽에만 필기를 한다.
수업 후 복습을 하면서 왼쪽에는 핵심어를 적고, 아래에는 페이지 전체 내용을 요약한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후에는 기출문제, 심화문제 등을 풀면서 정리한 내용을 확인한다.
공부 습관을 들이는 데 필요한 절대 시간, 21일
공부 습관을 들이기 어려운 까닭은 습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절대 시간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부 습관을 들이는 데 필요한 시간은 21일. 생각이 대뇌피질에서 뇌간까지 내려가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뇌는 충분히 반복되지 않아서 시냅스가 형성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이 시기를 지나면, 의식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공부 습관을 들이기에 좋은 시기도 따로 있다. 11세부터 16세까지가 최적기인데, 지능이 가장 많이 발달하고,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기 때문에 학습 동기가 가장 커진다.
‘공부 습관 들이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먼저 ‘습관의 패턴’을 만들자. 습관의 패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 습관을 무리하게 늘리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매일 저녁 10시에 1시간 독서하기’라는 독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일 저녁 10시에 책 펼치기’라는 습관 패턴을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앉아 책을 펼치는 것부터 습관이 되면, ‘책 읽기’라는 내용을 넣을 수 있다. 패턴을 늘려가면서 습관의 내용을 채우면 시간별 계획표나, 항목별 체크 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생활 습관, 태도부터 다지는 게 좋다. 취침, 기상 시간 지키기, 알림장 챙기기 등 사소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하고 실천한다.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1~2가지의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한 뒤 성취감을 맛보게 한다. 학년이 올라가면 3~4가지의 목표로 늘린다. 중학생 시기에는 학습 내용이 갑자기 어려워지고, 시험의 범위가 넓어진다.
평소에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성적 상위권 진입이 어렵다. 그날에 배운 것을 그날에 소화하지 못하면 배운 것의 70%가 망각되고, 소화해야 하는 공부량은 누적된다.
때문에 공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부모의 강제 학습도 필요하다. 중학생 시기에 공부 습관을 들이지 않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독해력과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인강’, 토론 등으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키우다
우등생들은 ‘우물 밖 글로벌 스킬’을 익힌다. ‘우물 밖 글로벌 스킬’이란, 세계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일 때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꾸준한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를 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요즘은 세계적인 명사들의 인터넷 강의 사이트인 ‘TED’, 열린 강의 사이트인 ‘칸 아카데미’, 세계 명문 대학들의 공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MOOC’ 등 다양한 인터넷 지식 공유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사이트들은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는 주요 소재가 된다. 미국의 보딩스쿨 중 최고 명문인 ‘필립스 엑서터 아카데미’를 통해서 토론의 정석을 살펴볼 수 있다.
엑서터의 수업은 학생들이 원형 책상에 둘러앉아 인문학, 과학, 수학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주제를 놓고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이뤄진다.
학생들은 수업에 나올 주요 토픽에 대해 미리 조사한 후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토론한다. 엄청난 양의 글을 읽고,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을 키워야 공부 습관이 유지된다
공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 자기 효능감이란, 어려운 과제가 있어도 뛰어넘으려는 자기 확신을뜻한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예체능 활동과 경험 등으로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많이 느낀 아이들이 자기 효능감이 높다.
이것은 중?고등학교 때 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아이는 학습량이 많아도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세워 해나가고, 모의고사에서 실력이 잘 안 나왔을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
또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한 긍정 자아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 공부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쉬운 예는 시험 때 아이에게 무리한 목표를 강요하지 말고, 시험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아오더라도 야단치는 대신 시험을 잘 보지 못한 요인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 아이가 실패의 경험을 하게 하거나, 실패 자체에 대해 관용하면 부정적인 자아를 갖게 된다.
감성이 윤활유 역할을 한다
공부는 감성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우뇌와 좌뇌 모두를 잘 활용한다. 암기하는 뇌를 사용하면서 상상하는 뇌도 함께 활용하는 것.
독서, 운동, 음악, 여행 등을 통해 상상의 뇌를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운동을 하면 피가 뇌로 몰리기 때문에 기억력을 25% 상승시킬 수 있다.
때문에 핀란드에서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교실 문을 잠그고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뛰어놀도록 한다. 과격하지 않은 가벼운 운동을 집중하는 시간 중간중간에 하면 효과적이다.
공부 습관 들이기의 첫걸음
자투리 시간 관리
공부 습관을 위해서는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우선 ‘시간 사용 일기’를 써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시간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1 일주일간 자신이 사용한 시간이 얼마큼인지 체크한다. 학교, 학원 수업, 수면, 식사, 공부, 운동, 놀이 등의 카테고리에 따라 사용한 시간을 적는다.
2 일주일 동안의 시간(총 168시간)에서 사용한 시간을 빼고 남은 시간을 계산한다. 그것이 ‘자투리 시간’이다. 3_자투리 시간에 한 행동이 무엇인지 적어보고 시간 낭비를 했던 행동에 대해서는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과목별 공부 습관 노하우
영어_ 영어 원서를 읽는 습관을 가지면 어휘력과 문법 모두 다질 수 있다. 재미있고, 자신의 영어 실력보다 조금 쉬운 수준의 영어 원서를 골라 매일 꾸준히 읽으면 도움이 된다.
영어 시험의 경우, 짧은 시간에 지문을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영문 독해 형식이 대부분인데, 원서 읽기를 꾸준히 하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유추가 가능해진다.
원서를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사전을 찾지 말고 의미를 추측해보면서 끝까지 읽는 게 좋다. 모르는 단어는 연필로 표시했다가,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며 의미를 비교한다.
수학_ 수학에서는 무조건 끈기가 중요하다. 고 1 때 성적이 하위권이었지만, 수능 시험에서 상위권으로 급상승한 학생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모두 학교, 학원 수업을 제외하고 혼자 수학을 공부한 시간이 하루 4시간 이상이었다.
또 각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수학은 특히 예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배울 내용을 미리 숙지하는 것은 필수다.
사탐, 과탐_ 사탐, 과탐 영역에서는 한자어가 90%나 나온다. 이것은 학생들이 사탐, 과탐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다. 개념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
두뇌 활동이 활발한 6~12세에 한자를 익혀놓으면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한자 공부를 하면 논리력, 사고력, 암기력을 키울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를 검색해 정리해 보고, 일기를 쓸 때 한자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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