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두 번 모이기 힘든 작품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오늘부터 전시될 100점 中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013. 10. 29.~2014. 3. 30.
www.koreanpainting.kr


성실하면서도 무심한 순간에 일상은 반짝인다. 포대기로 아기를 둘러업은 아낙네가 절구질에 여념이 없다. 등 뒤의 아이, 커다란 절굿공이가 무거울 법하지만, 한마디 불평 없이 곡식 빻기에 몰두한다. 이 그림이 아름다운 것은 제 일에 충실한 여인의 묵묵함 덕분이다. '일상 예찬자' 박수근(朴壽根·1914~1965)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이다.

29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전에는 박수근 작품 다섯 점이 나온다. 자신이 살던 창신동 골목 풍경을 그린 '골목안'(1950년대) '빨래터'(1954) '농악'(農樂·1962) '행인'(1964) 등이다.

박수근이 훌륭한 것은 평범한 것들의 의미를 짚어내는 감각 덕분이다. 일상의 노동을 경건하게 치러내는 촌부(村婦), 박수근의 1954년 작 ‘절구질하는 여인’이다.
박수근의 거친 화면이 향토적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데 반해 기자 출신 화가 이마동(李馬銅·1906~1981)의 '남자'(1931)는 지극히 도회적이다. 감색 양복에 갈색 롱 코트, 오른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왼손에 신문을 거머쥔 남자는 그 시대 '댄디'의 전형. 우수에 찬 듯한 프로필(옆모습)마저 멋스럽게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조선일보사가 함께 주최하는 이번 전시엔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吳之湖·1905~1982)의 '남향집'(1939)도 소개된다. 인상주의의 토착화를 꿈꿨던 화가는 자신이 살던 개성 집의 오후를 맑고 밝은 색조로 그려냈다. 축대와 나무 그림자를 청보라색으로 표현한 이 그림은 최근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시 근대문화재로 지정된 배운성(裵雲成·1900~1978)의 '가족도'(1930~1935)도 함께 소개된다. 화가가 자신의 후원자 가족을 그린 그림이다.

'금강산 화가'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1899~1976) 작품으로는 '내금강진주담(內金剛眞珠潭)'(1960) '내금강보덕굴(內金剛普德窟)'(1960) '외금강삼선암추색(外金剛三仙岩秋色)'(1959)을 포함한 다섯 점이 전시에 나온다.

▲관람은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관람료 성인 6000원, 초·중·고생 3000원, 부모 동반 초등학생 11월 29일까지 무료

www.koreanpainting.kr (02) 318-5745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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