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8일 화요일

노벨 생리의학상 美 로스먼·셰크먼, 獨 쥐트호프 3人 공동 수상 세포속 단백질 이동경로 밝혀

세포속 단백질 이동경로 밝혀… 당뇨·뇌노벨 생리의학상 美 로스먼·셰크먼, 獨 쥐트호프 3人 공동 수상]

작은 주머니 속 세포內 단백질… 특정 유전자가 이동 결정·조절
칼슘, 세포 출입문 여는 스위치… 문 열리면 단백질이 나가 활동

셰크먼, 최초 아이디어 제시
로스먼, 핵심 과정 찾아내
쥐트호프, 동물실험으로 입증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세포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의 이동 경로와 유통 구조를 밝힌 생명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모두 미국 대학교수로, 두 명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한 명은 독일 태생이다.

노벨상 위원회는 7일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미국 예일대의 제임스 로스먼(66·Rothman) 교수,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랜디 셰크먼(64·Schekman) 교수, 스탠퍼드대 토마스 쥐트호프(57·S�dhof)가 공동 수상했다"고 밝혔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은 세포에서 생산되는 각종 단백질의 이동 경로를 정확히 규명해 세포 생리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3명 중 쥐트호프 교수는 독일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미국에서 했다.

노벨 생리의학상위원회 줄린 지래스(맨 오른쪽) 의장이 7일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인스티튜트에서 제임스 로스먼, 랜디 셰크먼, 토마스 쥐트호프 등 2013년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이들은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 내에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된 이후, 단백질이 어떻게 필요한 부위로 이동하고 어느 시점에 적합한 장소로 배달되는지를 단계적으로 밝혀 나갔다. 처음에는 따로따로 이 분야를 연구했고, 연구 결과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자 서로 협력 관계를 이뤄나갔다고 노벨상 위원회는 덧붙였다.

이들의 연구 작업은 1980년대부터 시작해 발전해 나갔으며, 나중에는 후속 연구들이 질병 발생 과정과 면역 대응 체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셰크먼 교수는 최초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로스먼 교수는 핵심 과정을 찾아냈으며, 쥐트호프 교수는 이를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대개 이처럼 한 연구 성과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계별로 누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는지를 조사해 공동 수상자로 선정한다.

분자생물학적으로 세포 안에서 생성된 단백질은 작은 주머니 같은 모양의 소낭(소포체)에 담겨 움직이는데 어떤 단백질은 세포 안에 그대로 남고, 어떤 것은 세포막 밖으로 흘러나가 생리 활동에 관여한다. 생명과학계에서는 이런 과정을 소포체 운송 체계(vesicle traffic)라고 부른다. 이들의 연구 성과 이전에는 세포 안팎의 단백질 이동 과정은 신비의 세계에 머물러 있었다.

세포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이 이동하는 과정.
하지만 이들은 단백질 이동을 결정하고 조절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단백질이 세포막 밖으로 빠져나갈 때는 서로 아귀가 맞물린 지퍼를 찾는 방식으로 출입구를 찾아낸다는 사실을 밝혔다. 여기에 칼슘이 출입구를 여는 스위치 역할을 해 지퍼 문이 열리면 단백질이 밖으로 쏟아져 나가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도 입증했다. 나아가 췌장에서 생성된 인슐린이 어떻게 분비되는지, 뇌에서 각종 신경물질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도 파악하게 됐다.

울산대 의대 강상욱 교수는 "현재도 이들의 단백질 이동 분석 방법은 생물학 기초 연구에 쓰이고 있다"며 "이들의 연구 성과로 단백질 생성과 이동 과정의 문제로 생기는 뇌질환, 면역질환, 골대사질환 등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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