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보다 저렴한 등록금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과 대학과목 선이수(AP) 시험은 특별한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대학 입시요소로 널리 쓰인다.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만 이수할 수 있는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과는 다른 부분이다. 특히 SAT 성적은 최근 미국 대학뿐 아니라 해외대학 지원 시 갖춰야 할 기본요소로 자리 잡았다.
홍콩대(HKU), 홍콩과기대(HKUST), 싱가포르국립대(NUS), 싱가포르경영대(SMU) 등 아시아 지역 유명대학도 입시에 SAT 성적을 공식적으로 활용한다. 이에 따라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학생들 중 홍콩, 싱가포르 소재 대학에 함께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지역의 대학은 특색과 장단점이 분명하므로 지원하기 전에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아시아지역 대학들의 가장 큰 장점은 미국, 영국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하다는 것. 최근 아시아지역 대학들이 3년제에서 4년제로 교육과정을 바꾸면서 학비부담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 대학의 40∼70%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졸업 후 3년간 싱가포르 내 기업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정부에서 학비 보조를 받을 수 있다. 학비 보조로 40% 정도의 학비(생활비, 기숙사비 등 제외)를 절약할 수 있다. 연간 약 3000만 원 이내의 학비로 공부할 수 있는 것. 홍콩과 싱가포르는 영미권 대학보다 한국과 가까워 오고가는 부담도 적다.
짧은 대학 역사는 단점 될 수도
아시아지역 대학은 우리나라와 같은 문화권이라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수월한 장점이 있는 반면 소속 학생의 문화적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학생들이 세계 각지에서 지원하는 미국 대학과 달리 아시아지역 대학들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동료 학생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학교육의 특성상 다양한 문화를 보고 배우는 유학의 장점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강의방식이나 커리큘럼도 미국이나 기타 외국대학의 토론식이 아닌 강의식에 가까운 점도 단점이 될 수 있다.
아시아지역 대학 대부분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개교 시기는 난양공대 1991년, 싱가포르경영대 2000년, 홍콩과기대 1991년, 홍콩시립대 1984년 등이다. 외국인 교수진, 재학생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며 빠른 시간에 각종 대학평가에서 두각을 보이지만 실제 교육수준은 대학평가 순위가 비슷한 미국, 영국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짧은 역사 때문에 한국인 졸업생 수가 미국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도 불리할 수 있다.
특정 기관이 발표하는 대학평가 순위에 의존해 유학 갈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평가방식이 바뀌면 순식간에 결과도 바뀔 수 있는 것이 대학평가 순위이기 때문.
졸업 후 해외 현지 취직은 아시아지역 대학이 유리하지만 일부 다국적 기업을 제외한 현지 기업의 처우는 한국 기업보다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몇 년간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의 평가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대학평가 순위만이 아닌 졸업 후 취업과 이직 등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감안해 결정해야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동아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