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서울 35개교 영어수업 현행법 위반… 사교육 부추겨" 규제하기로
학교·학부모 "매년 교육청 승인, 15년간 해왔는데… 학원가라는 얘기냐"
정부가 최근 사립초등학교들의 초등학교 '영어 몰입 교육'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어 몰입 교육은 수학·과학 등 영어 외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일부 초등학교가 영어 몰입 교육을 해왔는데,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립초 학부모들은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금지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 당국 "불법 방치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교육부 지침에 따라 서울시내 사립초 총 40곳의 영어 교육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35곳이 1~2학년에게 정규 수업 시간에 미국 교과서 등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은 정규 교육과정에 영어를 편성할 수 없고, 모든 교과는 검·인정 교과서만 사용해야 하는데 사립초들이 이를 어기고 있는 것이다. 3~6학년도 영어 수업 시간이 아닌 수학·과학 등 수업에서 영어 몰입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1일 공개한 '서울 40개 사립초등학교 영어 수업 운영 실태'에 따르면 서울 지역 공립초들의 1~2학년 평균 영어 수업 시간은 주당 0시간인데 사립초는 6.4시간이었다.
교육부는 "올해는 이미 시간표 편성이 끝났으니 어쩔 수 없지만 내년부터 법을 지키지 않으면 교육청을 통해 사립초에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어 몰입 교육을 반대하는 측은 "사립초의 지나친 영어 교육이 유아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립초에 가기 위해서 영·유아 때부터 사교육 기관(유아 영어 학원)에 내몰리고, 사립초에 가서도 수업을 따라가려고 어학원에 다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어 몰입 교육은 정권에 따라 운명이 바뀌어 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영어 몰입 교육을 권장하기 위해 전국 초등학교 4곳을 영어 몰입 교육 연구학교로 지정했다.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절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아륀지(orange)' 발언 파장으로 여론이 나빠져 연구학교가 취소됐다. 하지만 이명박 전 정부는 기본적으로 '실용 영어'를 중시했고 사립초들의 영어 몰입 교육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선행(先行) 학습 규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번에 사립초들의 영어 교육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학부모들 "학교에서 안 하면 학원 갈 것"
사립초들은 갑작스러운 영어 몰입 교육 금지령에 난감해하고 있다. A사립초 관계자는 "영어 몰입 교육을 해온 지 15년이나 됐고 매년 시간표와 신입생 모집요강을 지역 교육청에 보내 승인을 받았다"며 "이제 와서 불법이라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A사립초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순전히 영어 교육 때문에 먼 곳에서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이 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내년부터 이런 교육을 못 받게 하면 전학 가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B사립초 3학년 학부모는 "학교에서 질 높은 영어 원어민 교사를 뽑아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에 사교육을 따로 시킬 필요가 없어서 만족스러웠는데, 학교에서 안 가르치면 학원 가라는 얘기냐.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고 말했다. 일부 사립초 학부모는 교육부에 보낼 탄원서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초등학교 1~2학년은 기본 습관을 배우는 시기로 영어 등 과도한 학습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사립초들이 정규 수업이 아닌 방과 후에 영어를 가르치는 쪽으로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교육 당국 "불법 방치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교육부 지침에 따라 서울시내 사립초 총 40곳의 영어 교육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35곳이 1~2학년에게 정규 수업 시간에 미국 교과서 등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은 정규 교육과정에 영어를 편성할 수 없고, 모든 교과는 검·인정 교과서만 사용해야 하는데 사립초들이 이를 어기고 있는 것이다. 3~6학년도 영어 수업 시간이 아닌 수학·과학 등 수업에서 영어 몰입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1일 공개한 '서울 40개 사립초등학교 영어 수업 운영 실태'에 따르면 서울 지역 공립초들의 1~2학년 평균 영어 수업 시간은 주당 0시간인데 사립초는 6.4시간이었다.
교육부는 "올해는 이미 시간표 편성이 끝났으니 어쩔 수 없지만 내년부터 법을 지키지 않으면 교육청을 통해 사립초에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어 몰입 교육을 반대하는 측은 "사립초의 지나친 영어 교육이 유아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립초에 가기 위해서 영·유아 때부터 사교육 기관(유아 영어 학원)에 내몰리고, 사립초에 가서도 수업을 따라가려고 어학원에 다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어 몰입 교육은 정권에 따라 운명이 바뀌어 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영어 몰입 교육을 권장하기 위해 전국 초등학교 4곳을 영어 몰입 교육 연구학교로 지정했다.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절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아륀지(orange)' 발언 파장으로 여론이 나빠져 연구학교가 취소됐다. 하지만 이명박 전 정부는 기본적으로 '실용 영어'를 중시했고 사립초들의 영어 몰입 교육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선행(先行) 학습 규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번에 사립초들의 영어 교육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학부모들 "학교에서 안 하면 학원 갈 것"
사립초들은 갑작스러운 영어 몰입 교육 금지령에 난감해하고 있다. A사립초 관계자는 "영어 몰입 교육을 해온 지 15년이나 됐고 매년 시간표와 신입생 모집요강을 지역 교육청에 보내 승인을 받았다"며 "이제 와서 불법이라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A사립초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순전히 영어 교육 때문에 먼 곳에서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이 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내년부터 이런 교육을 못 받게 하면 전학 가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B사립초 3학년 학부모는 "학교에서 질 높은 영어 원어민 교사를 뽑아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에 사교육을 따로 시킬 필요가 없어서 만족스러웠는데, 학교에서 안 가르치면 학원 가라는 얘기냐.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고 말했다. 일부 사립초 학부모는 교육부에 보낼 탄원서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초등학교 1~2학년은 기본 습관을 배우는 시기로 영어 등 과도한 학습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사립초들이 정규 수업이 아닌 방과 후에 영어를 가르치는 쪽으로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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