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은 제567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이다. 한글날의 유래는 세종실록에 1446년(세종 28년) 음력 9월 훈민정음이 반포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 근거가 됐다.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해례본에는 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훈민정음을 책으로 펴냈다고 기록돼 있다.
이날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9일을 한글날로 제정하고 지금까지 기념하고 있다.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은
과학적인 사고와 창의력이 뛰어났으며 인재를 발굴하고 적절하게 기용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었음이 분명하다. 세종대왕 치세에는 한글 외에도
과학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천문 관측기구와 시계, 인쇄술, 화포 등 많은 과학 발명품이 만들어져 백성들의 생활에 크게 도움을 줬다.
당시 중국에서는 천문관측에 관한 사항은 기밀사항이었다.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 천문학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조선이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조선은 중국에서 알려주는 천문학 정보에 의지해야 했다. 조선으로서는 잘 맞지 않는 정보가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리적으로 위도와 경도가 차이가 나 중국에서 관측한 일식, 월식, 달 뜨는 시각, 해 뜨는 시각, 태양고도 값
등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세종대왕은 그러한 차이가 농사를 지어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조선의 근간은 농업이었다. 따라서 천문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에 따른 강수, 바람, 태풍, 가뭄, 폭설 등 농사와 관련한 하늘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했다. 그런 와중에 세종대왕은 재능이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천문관측 장치를
만들었다. 세종대왕은 단순한 경험에 의한 수치에 의존하지 않고 과학적이고 정확한 천문관측을 통해 기후변화와 일기를 예측해 대처하려 했다.
세종대왕의 지혜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천문관측 장치를 만들기는 없었을 것이다.
혼천의라는 천체위치측정기 겸 천문시계는
매우 정교해 중국의 것보다 훨씬 과학적이었다. 별의 위치뿐만 아니라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가 정교하게 설치돼 있었다. 혼천의가 설치된 간의대에서는
매일 밤 관원들이 밤새 천문관측을 하며 하늘의 움직임을 관측했다.
한편 세종대왕은 천문기상 부문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기술에도 크게
관심을 기울였다. 가장 눈에 띄는 업적으로는 해시계·물시계, 측우기 등의 발명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관측기구의 발명은 농사를 짓는 백성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시계를 예로 들면 정초, 장영실 등이 발명한 앙부일구가 있다. 앙부일구는 형태가
솥을 걸어놓은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구 형태의 몸체와 시각을 가리키는 바늘이 안으로 오목한 반구의 중심을 가리키며 붙어
있으면서 바늘의 그림자가 시간을 알려준다. 앙부일구의 오목한 반구 모양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반영해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시계는 중국의 것보다 훨씬 정확한 새로운 발명품이었고, 일본에 전해주기도 했다. 앙부일구는 시간뿐만 아니라 절기를
표시해 농사짓는 백성들에게 씨 뿌리는 시기. 수확 시기 등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궁궐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오가며 잘 볼 수 있는 곳에
여러 개를 설치해 시각과 절기를 알고 농사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또한 장영실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해시계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중국이나 서양과는 차별화된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자격루라는 물시계를 만들었다. 이에 세종대왕이 크게 기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자격루는 세 개의 인형이 설치돼 있고 시간마다 스스로 종을 울리고 북을 울려 자동으로 시간을 알리는 장치였다. 그 외에도 매우 정교한
인쇄를 할 수 있는 금속활자의 인쇄술, 화포의 주조기술과 화약 제조기술 등을 발전시켰다. 이는 중국의 기술보다 더 발전된 독창적인
기술이었다.
궁궐뿐 아니라 백성들이 지나다니는 저잣거리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게 다양한 형태의 시계를 제작하고 설치했던
조선! 시간만을 전담하는 많은 관리를 따로 두었을 정도로 과학기술에 종사하는 인재들을 등용해 실생활에 필요한 발명품 제작이 왕성하였던 나라!
이렇게 600여 년 전 조선은 이미 위대한 과학자 왕을 가진 과학 선진국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미 오래전에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보다도
더 위대한 조상들이 있었다.
이번 한글날에는 광화문 광장에 나가서 세종대왕 동상 옆에 나란히 놓여있는 혼천의, 앙부일구, 측우기를
유심히 살펴보고 세종대왕 동상 지하에 마련된 전시관도 한 번쯤 둘러봄이 어떨까?
뉴시스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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