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4일 화요일

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면접, 어떻게 대비할까

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무리되면서 전형에 따른 면접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보통 최종 합격인원의 2∼3배수를 선발하는 서류전형 합격자 중 최종 합격선에 걸려 있는 학생 간의 성적 차는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면접 성적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얼마든지 갈릴 수 있는 것.

박진만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1단계 서류전형 성적으로는 합격권인 지원자 중 10% 정도가 면접성적을 제대로 못 받아 불합격하는 반면, 불합격권인 지원자 중 10%는 면접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합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면접의 기본은 면접관이 던진 질문의 요지를 정확히 파악해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 하지만 많은 학생이 질문의 요지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답을 하곤 한다.

지난해 대입 면접에서 출제빈도가 높았던 질문 유형을 토대로 2014학년도 면접 대비전략을 살펴보자.


[진로계획]

“고2 때까지 영화감독을 꿈꿨는데 진로를 생명과학자로 바꾼 이유가 뭐죠?”

지난해 경희대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전형인 ‘레오르네상스전형’으로 생물학과에 지원한 수험생에게 면접관이 던진 질문이다.

이 같은 질문을 받고 나서 ‘진로에 대한 일관성이 없으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방어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는 수험생이 많다. 자신이 진로를 바꾼 이유를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 하지만 면접관은 진로가 바뀐 이유를 검증하려는 목적보다는 수험생이 해당 학과에 지원한 동기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질문을 한다.

유신재 서강대 입학사정관은 “고교시절에 꿈이 바뀌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진로가 바뀐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해당 학과에 지원한 동기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때는 막연히 영화가 좋아서 영화감독이 되길 희망했지만, 진로적성검사를 통해 생명과학자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항생제에 대한 면역이 있는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바이러스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재난을 다룬 ‘월드워Z’와 ‘감기’ 같은 영화를 보면서 병의 원인을 연구해 밝히는 생명과학자가 되겠다는 구체적 꿈을 갖게 됐습니다”와 같은 식으로 대답하는 것.

책이나 TV에서 본 내용보다는 자신의 진로분야와 관련한 구체적인 경험을 덧붙이면 더욱 진정성 있는 답변이 될 수 있다.


[수상이력]

“○○상을 받았는데 어떻게 받게 됐나요?”

면접을 치르는 거의 모든 수험생이 내용만 조금씩 달리해서 받는 질문 유형이다. 적잖은 수험생이 이 질문의 요지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쓰인 대회 개요와 진행과정 등을 나열하듯 설명하는 데 그친다. 이런 답변으로는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기홍 인하대 입학사정관은 “최근 학생들이 제출하는 수상이력 중에는 팀을 이뤄 공동수상한 사례가 많다. 이런 질문은 해당 지원자가 수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수상이력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노력이 가장 두드러지는 일화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좋은 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주요 일화를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해 두면 실제 면접에서 조리 있게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신성적]

“2학년 때 학교 성적이 떨어졌네요?”

지원자의 성적에 대한 질문은 학업태도와 성실성 등 인성적인 부분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 내신 성적은 이미 정량적으로 평가에 반영됐으므로 면접 결과에 따라 달라지진 않지만 성적을 받는 과정에서 드러난 지원자의 태도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년이나 과목에 따라 내신 성적의 편차가 큰 수험생이라면 성적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절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김기홍 인하대 입학사정관은 “집안 사정, 친구 관계 등이 원인이 되어 성적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태도로는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설명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인문계열 학생이 사회과목 성적은 좋지만 과학과목 성적은 크게 떨어지는 등 과목에 따른 편차가 큰 경우에도 면접관에게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 입시에 반영되는 과목과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고 다른 과목 수업의 경우는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

박진만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 교과목을 소홀히 했다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과목이라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면접에서 보이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면서 “특정 교과목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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