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0일 금요일

핀란드는 아이들을 소외시키지 않는다

학교는 작은 사회를 경험하는 곳이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건을 보는 시선 모두가 범죄를 다루듯 경찰, 피해자, 가해자 같은 언어 안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근본적인 이유, 사고 이전의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까? 거울 보듯 어릴 때의 환경으로 돌아가 생각해본다면 누구나 그렇게 함부로 이야기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핀란드 교육환경을 들여다보며, 특히 한국 어린이들 사이에 문제가 되는 왕따와 폭력에 관한 일들은 분명 우리 모두의 관심과 책임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1,2 필란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남녀 구별 없이 흙에서 뒹굴고 과격한 놀이를 한다.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놀이와 운동을 하면서 발산되는 에너지를 통해 유지된다.
핀란드 청소년들에게는 왕따나 폭력에 대한 문제가 거의 없다. 핀란드에서는 아이들 교육현장에서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다. 교사는 아이들이 문제 하나 더 푸는 것보다 창의적이고 건강한 사고 능력을 가지는 것에 더 관심을 둔다. 그래서 아이들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한 사람 한 사람과 눈 맞추는 수업을 한다. 아이들에게 시험지를 나눠줄 때도 반드시 맨 뒤에 있는 아이들 앞까지 가서 눈을 마주치며 시험지 한 장을 주고 돌아선다.

어쩌면 쉽게 지나칠 것 같은 이러한 교사와 학생 간의 태도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언젠가 핀란드 학교탐방을 왔던 한국 교사들은 그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한국에서는 보통 시험지를 앞에서 뒤로 전달하고 시간을 절약해서 하나라도 더 가르친다는 것이다. 과연 그 시간 절약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핀란드 교사들은 아이에게 지식 하나 더 전달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눈 마주치며 관심을 주는 순간을 통해 신뢰감을 쌓아간다. 핀란드 교육에서 아이들을 소외시키지 않는 중요한 관점이다.

학교는 결국 사회로 진출하는 아이들의 인격을 향상시키는 곳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연습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는 사회를 경험하는 실습현장이기도 하다. 핀란드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아이들의 호기심이 발동되도록 돕는 것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을 학교 교육의 최고 목표로 한다.

교사와 아이들은 학교에서 늘 가깝게 지낸다. 이들 간의 신뢰는 아이들 수업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핀란드는 학교 수업에서 그룹워킹을 많이 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도록 격려한다.
학교생활에서 아이가 다른 친구보다 늦거나 부족해도 꾸짖지 않는다. 아이가 부족하다는 사실보다는 모든 아이들은 서로 달라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면 다른 어떤 부분이 월등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핀란드 사람들은 남녀에 차별을 두지 않고 아이를 키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성차별과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어른들은 심리적으로 접근해서 아이들을 격려한다. 아이들이 성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가정, 학교, 사회가 일치되는 환경을 마련하고 교육한다. 남녀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일들은 정상적이고 건강하다는 증거이며, 그것을 놓고 부모가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필요한 성교육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남녀관계는 사적인 것이며 자율적인 의사표시로 받아들이는 사회현상은 어릴 때부터 존중받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에서는 겉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개성을 존중하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은 덕분에 사회 전체적으로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얼굴 생김은 돈이 되지 않는다. 겉모습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필란드 사회는 곧 학교현장의 연장된 모습이다. 남녀관계 역시 다양하게 짝을 이루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어릴 때부터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는 학교 교육의 영향이 아닐까.

개성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넓은 관계로 이어나가는 친구 사이에서 왕따란 결코 있을 수 없다. 누구도 학교 등수로 평가하지 않는 사회에서 공부보다는 인간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고 사회생활을 원만히 하도록, 핀란드에서는 학교가 사회와 가정 사이에서 연계 고리를 가지고 협력하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잠시 공부하고 놀고, 집에 와서도 또래 아이들과 다시 밖에서 뒹굴며 논다. 놀고 노는 가운데 배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지금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우리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 아닐까 한다.

한국과 다른 핀란드 교육현장을 통해 청소년들이 그 넘치는 에너지를 어떻게 발산시키는지 서로 다른 점들을 살피게 된다. 결국 그 다른 점들은 엄청나게 커다란 차이를 두고 사회현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다.
여성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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