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4일 화요일

깊어지는 불신·불통 … 멀어지는 스승과 제자

교사 "학생들 도덕성 문제 심각"
학생 "선생님들이 모범 안 보여"
스승과 제자. 예부터 존경과 사랑,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사이다. 요즘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교사와 학생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어 보인다. 학생은 교사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고, 교사는 학생의 사회성 등을 낮게 평가했다.

일부 학생들은 무엇보다 교사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욕을 해요. 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80점이 안 되는 학생들만 체벌을 하는 선생님도 있어요.”(서울 F중 3학년 김모양)

서울 중랑구에서 만난 중3 이모양은 “선생님한테 한번 찍히면 끝”이라고 말했다. "옛날에 문제아였다가 지금은 달라진 애들도 선입견을 갖고 보거나 잘못하면 ‘네가 원래 그렇지’하고 무시해 버려요.” 이런 불신 탓일까. 선생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한 학생은 53.4%에 그쳤다.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도덕성·사회성·정서 수준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느냐고 물어봤다. 도덕성(56.5%), 사회성(49.1%), 정서(50%) 모두 부정적인 응답이 절반 수준에 달했다. 서울 강북의 한 중학교 교장은 “어릴 때부터 단체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사회성이나 관계성 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이나 욕설 등 인성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교사와 학생의 인식 차가 컸다. 학생들에게 최근 1년간 인터넷에서 타인에게 욕설이나 폭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4명 중 1명(24.8%)이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같은 질문을 교사들에게 했더니 65.9%가 ‘학생들이 인터넷에서 욕설·폭언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해 세 배에 가까웠다. 한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모두 ‘앵그리(화가 난)’ 상태다. 일상생활에서 화를 내지 않는 학생은 왕따를 당하고 한 문장에 욕이 서너 개는 들어가야 정상인 것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일탈 행위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학생들 스스로는 인터넷 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소수였다(3.6%). 교사의 29.7%는 그런 일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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