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교수인 에이미 추아가 중국 부모들의 자녀교육 방식을 소개하는 책(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을
출간하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딸들에 대한 자녀교육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중국 부모들은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아이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여 최상의 학업성취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중국식 자녀교육 방식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올해 초에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미국 저널리스트인 파멜라 드러커만이 파리에서 생활하며 살펴본 불란서 부모들의 자녀교육 방식을
책(Bringing Up Bebe)으로 발간하였다. 그곳의 아이들은 공공장소에서 떼를 쓰거나 놀이터에서 싸우는 일이
없었다.
아이들의 이런 좋은 행동들은 정해진 시간 계획을 잘 따르게 하고, 부모가 아이들에게 바로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아이들을 잠시
기다리게 하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불란서 부모들의 엄격한 자녀교육에서 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른 나라 부모들의 자녀 교육법이 소개되자 일부 미국 부모들은 그러면 자신들의 자녀교육법은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하는 약간의 불안감을 갖게 되었다.
이에 대해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의 편집장이었던 산드라 아모트와 뇌신경학자인 샘 왕은 최근 뉴욕 타임스의
기고를 통해, 자녀가 성장하고 교육받고 사회에 나가 직장을 갖고 결혼생활을 하는 인생의 과정에서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자기
통제력(self-control)인데, 미국 부모들의 자녀 교육 방식이야말로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통제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미국 부모들은 자녀와 동료 같은 관계를 갖는데 이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강점이라고 하였다.
『자기 통제력의 발달은 매우 중요하다. 이 능력은 뇌의 전전두엽에서 이루어지는데 이곳에서는 정신적 유연성, 사회적 기술, 규율의 기반을
제공한다. 자기 통제력이 얼마나 잘 형성되어 있느냐를 보면 교육, 사회생활, 그리고 결혼생활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예견할 수 있다.
학업성취를 이루는데 있어서는 지적능력보다는 어릴 때부터의 자기 통제력이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통제력이 낮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부딪칠 위험성이 높다.
아시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많은 노력을 하도록 옆에서 독려하고 감시하며 아이들을 훈련시킨다. 그리고 학생들은 정부가 개입하여 사교육의
시간을 제한할 정도로 장시간 동안 학습을 한다.
불란서 부모들은 엄격한 자녀교육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학교에서는 암기 위주의 딱딱한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한다.
하지만 미국 부모들은 아이들이 외부에서 가해지는 강요 없이 스스로 자기 통제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는데 그럴 때 더 강하게 자기 통제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자기 통제력은 놀이와 사회적 상호관계, 보상을 통하여 스스로 배워가야 한다. 즐겁게 활동을 하면 배움을 한층 더 촉진시킬 수가 있고,
배움을 원활하게 이루지 못하게 하고 불안감을 증가시키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도 감소시킨다.
효율적으로 자기 통제력을 형성하게 하려면 아이에게 억지로 시키는 것보다는 아이들 저마다의 개인적인 성향을 잘 살려서, 재미를 느끼며
점차적으로 도전을 늘려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부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즐거움을 추구하며 자기 통제력이 발달할 때 실제적인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활발하게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아이들에게 지구력을 키워주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어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예를 들어 의사놀이나 소방관 놀이와 같은 상상력을 이용한 역할 놀이를 통하여, 성인이 되어 필요한 기술을 미리
연습할 수 가 있고 자기 통제력을 개발시킬 수 있다.
또한 제 2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자기 통제력의 하나의 양상인 정신적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에어로빅, 무술, 요가, 명상등도 전전두엽의 활동과 자기 통제력의 개발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학교 체육시간이 학습시간을 빼앗는다는
학부모들의 걱정도 있으나, 연구조사에 의하면 체육활동이 오히려 학업성과를 향상시켜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부모들이 아시아나 불란서 부모로부터 한 가지 조언을 받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조건 칭찬하지 말라는 것이다. 별 이유 없는 칭찬은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중국과 불란서의 학부모들은 칭찬에 인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자존감이 낮지는 않다.
아이들이 노력해서 바람직한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들이 약간의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그것을
달성하고자 노력하도록 한다면 그것은 성공이고 진정한 자존감을 갖게 하는 길이다.
외적인 요소보다는 내적인 동기부여로 스스로 자기 통제력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 자녀교육의 강점이다. 이렇게 스스로 이룬 자기 통제력은
장기적으로 사고의 독립성과 적극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어른으로 성장을 한 후에는 큰 가치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
각 나라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자녀교육방식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같은
잣대를 놓고 교육방식을 비교할 수는 없다.
여태까지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성과 관심이 지금의 세계 속의 한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는 다양한 삶, 다양한 직업, 다양한 기회들이 생겼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아이들이 활발하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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