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태양에 매달린 조그만 암석 행성이다. 태양까지 거리는 1억5000만㎞, 빛의 속도로 8분 20초 걸린다. 우리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 중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알파 센타우리'도 빛의 속도로 4년 4개월을 가야 만날 수 있다. 이렇게나 띄엄띄엄 떨어진 태양들이 적어도 1000억개, 많게는 4000억개 모인 게 '우리 은하(Our Galaxy)'다. 우주에는 이런 별들의 집단이 다시 1000억개 넘게 있다.
▶보이저는 발사 2년 만인 1979년에 목성, 이듬해엔 토성 상공에서 생생한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목성의 화산 활동 흔적, 토성의 고리…. 지구에선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획기적 영상들이다. 보이저는 89년 원래 임무를 마쳤지만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발전기 동력으로 항해를 계속했다.
▶보이저가 케이프커내버럴 기지를 떠난 지 36년 만에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星間) 우주에 진입했다고 한다. 태양계 마지막 행성 해왕성까지 거리보다 네 배 먼 190억㎞, 태양의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을 완전히 넘어서 진짜 우주의 심연(深淵)으로 들어섰다. 우주의 잣대로는 보잘것없을지 모르지만 인간이 만든 물체로선 가장 멀리 갔다. 보이저의 동력은 2025년이면 바닥난다. 그 전에 눈 밝은 우주의 생명체가 보이저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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