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학부모들은 글로벌 시대 속에 외국어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자녀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조기 외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위 말하는 일류 사립학교에서 스페인어와 만다린어를 유치원부터, 어떤 곳에서는 유치원
이전부터 학생들에게 몰입 교육을 시킨다고 마케팅하고 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모국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너무 일찍 배우기 시작하면,
아이들에게 혼돈이 오고 언어발달도 늦춰질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많은 학부모들은 조기 외국어 학습에 대한 두려움으로 과연 언제, 어떻게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왔으며 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기다렸다.
이중 언어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도 이를 반박할 만한 충분한 연구결과와 근거를 갖고 있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 유아기 심지어는 태아까지
이중 언어발달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하는 경우와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환경에 있는 유아의 뇌를
비교하여 분석하게 되었다.
워싱턴 대학의 학습 및 뇌 과학 연구소 소장 페트리샤 쿨 박사팀에서는 전자두뇌 반응장치를 이용하여 유아들의 뇌를 검사하였다.
언어의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유아의 뇌신경 활동을 분석하고, 유아 때 보였던 초기 반응과 아이들이 커가면서 보이는 뇌신경의 반응을
비교함으로써, 초기 뇌가 어떻게 언어를 인지하는지 그리고 언어를 들음으로써 뇌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 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단일 언어만을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유아는 커갈수록 평상시에 듣던 친숙한 언어와 새로 듣는 언어를 구별하여 감지하고 인식하는 능력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친숙한 자극에 대한 선택적인 경험은 다른 자극에 대한 지각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의미이다.
반면 이중 언어 가정에서 자라는 유아의 경우, 점점 커갈수록 두 언어를 뚜렷하게 구별하여 인지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것은 뇌신경이 점점 두
가지 언어를 인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발달한다는 의미이며, 사람의 경험이 뇌를 형성해간다는 뜻이라고 한다.
더욱 새로워진 뇌 이미지 장치와 뇌자기도 검사, 자기 뇌도 측정법등을 통한 연구 실험 결과, 이중 언어 환경의 아이가 단일 언어 환경의
아이들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쿨 교수는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하였다. 미국에서 영어만을 사용하는 어느 가정의 유아에게 만다린어를 가르치기 위해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만다린어를 말해보고, TV프로그램과 녹음테이프를 사용하여 같은 양의 만다린어를 전달한 결과, 사람이 직접 얼굴을 보고 만다린어를
했을 때는 유아가 그 언어를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TV와 녹음테이프로 전달하였을 때는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뇌가 언어에 대해 특이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람이 서로 얼굴을 보며 상호 소통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언어를 인지하고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 했다.
캐나다의 요크대학에 있는 저명한 심리학 교수 앨랜 비알리스톡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는 풍부한 어휘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주의 집중력 면에서 그리고 논리적인 문제를 풀거나, 동시에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보다
뇌에서 더 활발한 신경활동을 하고 있어 이른바 뇌의 실행기능 기술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그리고 이중 언어 구사자는 더 중요한 정보를 구별하여 인지하고, 덜 중요한 정보는 무시하는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이중 언어 구사자는 항상 두 가지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할 때마다 일단 두 개의 언어가 동시에 떠오른다. 그런데
그때, 뇌 속의 실행조절시스템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언어를 정리하여 선택을 해 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뇌 신경망의 작동이
항상 역할을 하고 있고 때문이다. 또한 뇌의 실행조절시스템의 기능이 더 많이 사용될수록 더욱 효율적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도 이중 언어 사용자의 뇌는 인식 능력과 지각 능력이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 더 뛰어나고, 뇌에서 실행조절 임무도 더
잘 수행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이중 언어 사용자에게는 알츠하이머 증세도 단일 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보도 5~6년 정도 늦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는 이중 언어
사용자가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일단 뇌에 이 병의 뿌리가 내려도 이중 언어 사용자는 계속 얼마간 정상적인 뇌기능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면 일찍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해야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과 억양, 표현을 구사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마음이 더욱 열려있고 다른 세계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진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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