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제의 대화로 건강한 사고를 키우자

다양해진 사회의 변화와 정보통신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회적 문제와 이슈들이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환경에도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현재 자신들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와 이슈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생각해야 할 이슈가 다르지만, 현실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는 한 사회적인 문제와 이슈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지낼 수는 없다.

자녀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성숙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하려면, 가정에서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사고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확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자녀와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족 간에 좋은 대화를 나누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서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하고, 서로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것도 그다지 쉽지 않다.

하버드 의대 심리학 교수인 앤 피셀(Anne Fishel)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진정한 대화에 큰 의미와 중요성을 두고 있다. 가족이 서로 바빠서 시간이 없으면, 일부러라도 가족이 함께 모여서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녀와 겉도는 대화가 아닌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은,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본 바탕을 마련해 주고,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워 주며,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 가족 간에 서로 다른 견해가 오고가는 것을 들으며 자신의 생각과 비교함으로써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 중에서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인종, 성, 금전적인 문제 등은 가정에서 대화의 주제로 꺼내기에 불편한 것들이다.

하지만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대화를 나눔으로써,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알게 되고, 아이들은 부모의 의견을 들으며 서로의 의견을 진지하게 나누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견해와 사고를 정리하고 확립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얼마 전, CNN 앵커인 앤더슨 쿠퍼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와 인종에 관해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어디서나 다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더욱 많은 이해의 폭을 넓혀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비디오에서 백인 여자 중학생에게 두 개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한 그림은 학교 탈의실에 돈이 떨어져 있는데 흑인 여학생이 그것을 주우려는 그림이고, 다른 그림은 똑같은 상황에서 백인 여학생이 돈을 주우려는 그림이었다.

그들이 돈을 주어서 어떻게 했을 까라고 여중생에게 질문을 했더니, 똑같은 상황의 그림인데도 하나는 흑인학생 다른 하나는 백인학생이라는 이유로 전혀 다른 답변을 하였다.

이 비디오를 본 여학생의 부모는 딸의 답변에 놀라면서 여태껏 집에서 자녀와 인종에 관한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아이와 이런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어야겠다고 하였다.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대해서도 가족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자녀가 피해자일 수도 있고 가해자일 수도 있고 아무런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녀의 생각은 어떠한지 알아보고 부모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4월이 경제지식알기(Financial Literacy)달인 것을 계기로, 가정에서도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화를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꺼내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권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에 대한 개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므로 서서히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현재 우리 사회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쌓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할 때, 충분한 내용을 가지고 편견 없이 부모의 견해를 말해야 아이들이 부모와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부모의 의견을 궁금해 하며 귀기우려 들으려한다. 그래야 대화가 진행될 수 있다.

가족 간의 대화로 아이들이 건강한 사고를 발달시키고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 모두 노력해야 하겠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