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계 구술고사 시간은 의과대학 60분을 제외하고 15분 내외로 동일하다. 답변준비시간은 공과대학 30분을 제외하고 60분. 사범대학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교육학과와 생활과학대학만 수학 구술을 실시하지 않으며 나머지 모집단위는 수학 과학 구술고사를 모두
진행한다.
난도는 매우 높은 편. 공과대학의 경우 함수방정식부터 극좌표계, 벡터점까지 묻는다. 지난해 공대 건축학과의 경우 오전에는
수학, 오후에는 과학과목 대신 전공적성고사가 실시됐다. 수학은 고난도의 서너 문제가 출제됐으며 전공적성고사에선 ‘시계가 시간을 공간적으로 어떻게
형성하는지 밝히고 시계를 디자인 하라’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서울대 황문규(건축학과1)군은 “결코 만만치 않다. 문제를 맞추는 것보다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개할 것인지에 주력하라”면서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결코 제한시간 30분 내에 풀지 못할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들어가기에 당락은 ‘얼마나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느냐’에서 갈리는 편이다.
수학의 경우 문제의 체감난도가 높아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으나 문제를 푸는 데 대학과정의 지식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는 게 합격자들의 평이다. 김주연(의대1)군은 “독특한
문제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고교과정을 충실히 익혔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다”면서 “미적분 문제 같은 경우엔 보통 값을 구하라거나 증명하는 문제가
나오게 마련인데 ‘주어진 적분식을 만족하는 함수를 구하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교과과정 내에서 해결 가능하지만 평소 단순 문제풀이만
집중한 학생은 어려워할 문제였다는 것이다. 승효진(화학생물공학부1)양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문제 자체 난도가 크게 높지는 않았다. 기본기가
확실히 다져져 있고 심화문제 접근법을 알면 무난하게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과학의 난도는 단일 교과 기준으로 최상위라고 할 수
있다. II과목에서 대학과정을 넘나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II과목까지 평소 두텁게 학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경률 강남대성 과학논술(화학)
선생은 “평소 II과목을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결국 구술은 II과목의 연계로 접근해야 한다. 평소 공부하며 개념을 어떻게 심화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화학생물공학부의 경우 크게 두 문항, 새끼문항이 세 개씩 총 여섯 문항이 출제됐다. 고 선생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하게 풀 수 없는 문제”라며 “1-1은 화학식량과 몰의 개념만을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로 화학II를 공부한 학생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다음 문항들은 ‘전해질에 의한 수화현상이 부피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풀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문항도 마찬가지. 2-1, 2-2는 화학II 심화과정이었지만 마지막 문항에서 대학과정인 일반화학도 자세히 다루지 않는 ‘분자오비탈이론’이
나왔다. “소문항 1, 2는 기본적으로 흑연의 구조를 묻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정규과정만 이해하면 풀 수 있을만한 수준이었다. 소문항 1은
화학I 탄소화합물 시간, 화학II 공유결합이나 공유결정에 대해서 배울 때 흑연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소문항 2는 그래핀을 추출할 때 사용하는 구리촉매를 철과의 산화화원반응을 통해 녹여내면 순수한 그래핀만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추론해내야
했다. 화학II의 표준환원전위 개념과 반응의 자발성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마지막 문항의 분자오비탈이론은 그 자체로도 내용이
워낙 어려웠다. 자기 나름의 가설을 세워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고 선생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교과서 내용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연계 구술
대비법
자연계 구술의 핵심은 ‘과정’과 ‘논리력’이다. 자연계 특성상 기초적 개념을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명확히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우선이다. 기초 개념들이 낯선 문제를 만났을 때 ‘가설’을 수립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활용되어져야 한다. 대부분
모집단위에서 수학 과학을 치르는 데 제한시간이 30분~1시간 이내며 문제 자체나 접근방식이 낯설다는 점에서 체감난도가 높다. 모르는 개념이라도
창의성을 갖고 가설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정답보다 풀이과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이유다. 자연계 구술의 논리력이란 출제된 논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며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 가는 과정에서 입증된다. 추가질문을 통해 순발력과
교과지식에 대한 깊이도 따져볼 수 있다.
당연히 정의 개념 원리를 실제로 알고 논리전개에 활용 가능한지가 기본이 돼야 한다.
교수들은 추가질문을 통해 학생의 기본을 추적한다. 수학에서 ‘귀류법’‘미분’ 등의 정의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지, 문제 풀이과정을 증명할 수
있는지, 화학을 선택했다면 용어의 개념과 연관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지 등을 묻는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문제가 어려울 수는
있으나 난도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자연계 구술은 ‘정답을 맞추는 것’보다 ‘논리 정연하게 정리를 할 수 있느냐’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김세식 EBS 수리영역 선생은 “모르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당연히 높다”면서 “지레 겁먹지 말고 가설을 세우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구술은 말로 설명해야 하기에 확실히 알고 있지 않으면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없다. 가설 수립을 위해서는 ‘개념’과 ‘정의’ 등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수학 과학 등 답이 떨어지는 과목의 경우 개념의 명확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구술은 역시 ‘지식을
쌓아온 과정’을 평가한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너무 길들여져 있어 답만 맞추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김 선생은 “이런 지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쌓은 지식을 논리적으로 꺼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점석 EBS 생물 선생도 “과정을 중요시 하라.
구술고사의 경우 채점하는데 들어있어야 할 내용들이 일정부분 이상 정해져 있는 편”이라며 “화학상태에 대해 논하라고 했을 때 그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적 용어들이 있다. 그런 핵심 개념을 단순히 아는 대신 완벽히 익혀둬야 한다”고 전했다. 핵심어는 반드시 교수가 추가질문을 던지게 돼 있다는
것이다. 명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베리타스 알파 캠프의 황소영 수석 컨설턴트(KAIST 박사과정) 역시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있어 보이는 문제들도 있으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의나 정리 등은 주어지므로 주어진 문제가 교육과정 내에서
어떤 분야와 연계되는지, 문제에 나오는 용어의 정확한 정의와 수학적 표현(예를 들어, 확률/통계에서 독립의 정의라거나, 확률변수의 정의, 확률의
정의와 성질 등)을 떠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선생은 이를 위해 평소 학습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용어의
정의와 공식 등을 직접 유도하며 단원간의 연관성을 생각하고 나아가 출제의도를 파악하려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개념이 나왔을 때 개념을 읽고 이해하는 것보다 책에서 힌트를 얻어서 내가 직접 유도하고 스스로 납득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교재는 ‘실력정석’이나 ‘숨마쿰라우데’를 추천한다.”
화학의 경우 황 선생은 “어렵고 복잡한 계산보다는 화학구조,
화학결합, 반응속도와 화학평형, 용액 등과 같이 자주 출제되는 단원에서 나오는 기본 개념과 식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과서에 나오거나 혹은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신소재의 화학적 특성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구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하이탑’을 추천한다.
황 선생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구술과 수능과 내신을 분리해선 곤란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내신과
수능 구술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고, 분리해서 준비할 수도 없다. 평소 내신을 공부하면서도 수능 구술을 염두에 두고 깊이 있게 준비해야
한다
베리타스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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