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입시 지원자들이 사용하는 통합 원서접수 시스템인 ‘커먼 애플리케이션(Common Application) 시스템’(이하 공통원서)의 2013∼2014년 버전이 최근 공개됐다. ‘공통원서’는 대학별 지원서를 한 가지 양식으로 통합한 지원 시스템이다. 미국의 대학입시는 지원횟수가 제한된 우리나라와 달리 횟수에 제한이 없지만 막상 대학별로 개인정보, 성적자료 등을 일일이 입력하려면 시간이 많이 드는 게 현실. 이 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이 바로 공통원서다.
현재 공통원서 시스템을 이용하는 미국 대학은 총 517곳. 대형 주립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조지타운대 등 일부 사립대를 제외하면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은 공통원서 시스템을 활용해 입학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는 공통원서를 이용한 대학 지원 건수가 총 300만 건을 넘기도 했다.
공통원서 시스템 개편… ‘분량·형식 엄격해져’
올해 미국 대입 공통원서는 새로운 온라인 시스템을 토대로 구성됐다. ‘웹 2.0 기술’을 이용해 더욱 빠른 접속이 가능해진 것이 첫 번째 특징. 또 한 항목을 입력하면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도록 바뀌면서 이용자가 원서문항을 누락하지 않도록 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지원서 길이와 항목의 제한이 더욱 철저해졌다는 점. 에세이는 항목당 650 단어를 넘으면 등록(업로드)이 되지 않으며 별도 파일 업로드나 이미지 삽입, 서식 변경도 불가능해졌다. ‘굳이 추가정보 항목에 내용을 기입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라’는 별도의 공지도 추가됐다. 지원서를 간결하게 작성하라는 메시지인 것.
이는 최근 대입 지원서의 비교과활동란에 이력서, 포트폴리오, 이미지 등 파일을 무분별하게 첨부하거나 ‘추가정보’ 항목을 최대한 채우는 식으로 ‘분량 경쟁’이 극심해진 데 따른 개선 조치다. 지원서에 불필요한 정보가 넘치는 것에 피로를 느낀 대학들이 내놓은 개선 요구가 반영된 조치로도 보인다.
주요대학, 필요에 따라 ‘추가항목’ 규정 달라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내 일부 대학은 추가(supplement)서류를 통해 지원자의 이력서 제출을 허용한다. 특정 분야의 포트폴리오나 연구논문 초록(abstract)을 업로드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다. 미국 다트머스대, 펜실베이니아대 등도 이력서를 파일로 첨부하는 것을 허용한다. 프린스턴대 역시 ‘추가정보’ 항목을 별도 마련해 파일 형태의 추가자료를 첨부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브라운대 등은 아예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 애머스트대, 시카고대, 카네기멜론대 등은 추가 에세이를 PDF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워드(DOC) 파일 등으로 등록할 수 있지만, 본래 목적에 맞지 않은 추가 자료나 이력서 등을 첨부하면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단, 9월에도 대학에 따라 추가서류 항목을 수정하는 사례가 종종 있을 수 있음은 참고하자.
올해 새로 적용되는 공통원서를 통해 지원서를 작성하는 작업의 핵심은 ‘간결함’이다. 정해진 틀 안에서 가장 간결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지원자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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