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자사고의 입시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대부분의 학생이 비슷한 자기개발계획서를 제출해 특색이 없다"고 지적한다. 수험생 대부분이 학교에서 제시한 양식에 맞춰 작성하다 보니 오히려 학교가 원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입시에서 중요한 것은 학업능력이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자신의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런 노력이 본인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자기개발계획서는 지원 동기, 학습과정과 진로계획, 독서활동, 체험활동, 봉사활동, 인성 활동 등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 차별화된 열정과 우수성을 보여준다. 명심해야 할 것은 각각의 항목이 모두 우수해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제중·특목고·자사고 입시 관계자들이 원하는 자기개발계획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지원 동기에서는 '왜 해당 학교를 지원하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나아가 단순히 '오고 싶다는 바람'을 넘어 어떤 노력을 했고 성취한 것은 무엇인지를 궁금해한다.
학습과정과 진로계획에서는 지원자의 학습능력이 어떻게 발전했고 일련의 학습과정을 통해 무엇을 성취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를 알고자 한다. 전교 석차가 상위권인 학생은 성적을 밝혀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구체적인 자기주도 학습 내용과 이를 통해 배운 의미나 가치의 우수성을 기술해야 한다. 진로와 관련된 과목에 대해서는 관심과 학습의 깊이 등을 밝혀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독서활동은 총 독서량과 폭넓은 독서가 전제되어야 한다. 융합 교육의 시대에 독서량은 배경지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관심 교과나 전공분야, 진로와 관련된 깊이 있는 독서가 이뤄져야 한다.
인성활동의 경우는 봉사활동이 형식에 그치거나 시간 채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자발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하며 실제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 활동이 좋다. 우수 봉사활동은 내용, 시간, 횟수 등을 기록한다.
학교 입시관계자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지원자의 이야기를 보여 달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에피소드 중심의 차별화된 표현과 일관성 있고 유기적인 내용, 실적의 나열이 아닌 실적의 과정과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하라"고 강조한다.
학생 및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은 대부분 학생이 중학교 3학년부터 자기개발계획서를 준비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특목고와 자사고는 8가지 내외의 항목을 평가한다. 평가항목을 살펴보면 '매우 우수'인 A와 '우수'인 B는 종이 한장 차이다. 일례로 인성 및 진로적성 항목의 평가기준을 보면 '해당 진로와 관련한 활동을 오래한 경우'는 A, '해당 진로와 관련한 활동을 짧게 한 경우'는 B다.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도 꾸준한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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