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6일 금요일

“명문대 가려면 창의사고력 수학 넘어 융합형 수학해야”“대학은 수학으로 간다

때만 되면 바뀌는 입시정책,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교육전문가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도 정책이 미칠 파급효과를 예상하느라 분주하다. 지난해 발표된 서울대 수시 확대, 2013년 교과서 개편, 2014년 성취평가제 실시 등이 그렇다. 이런 정책들은 큰 틀에서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매년 특목·자사고에 학생들을 대거 합격시키는 입시분석 전문가이자 창의사고력 수학의 선두주자인 신동엽 휴브레인 대표을 만나 교육정책이 가져올 변화와 융합형 수학 프로그램, 수학교육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대 특기자전형 변별 요소에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구하고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있듯이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정책과 입시변화를 제대로 읽는 사람이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다. 새롭게 바뀌는 정책들의 행간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입시판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분명해진다. 변화된 교육정책들이 특목고 특히 자사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정책이 될 것이다. 수시나 입학사정관 전형의 핵심은 수능이나 내선성적만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과 잠재력을 갖춘 ‘스티브잡스형’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확대될 것이다. 1200명 대의 정시모집 정원을 600여 명으로 줄이면서 그 비율만큼 특기자 전형의 선발인원을 수시일반 전형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1700여 명으로 늘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특기자전형의 가장 큰 변별은 수능도 내신도 아닌 대학별 고사 즉, 수리 논·구술능력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학력이 높은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전형에서 자사고 학생들이 많았다는데.

"이미 지난해 서울대 수시전형에서 민사고와 용인외고 등 자사고 학생들이 대거 합격했다. 민사고 37명, 용인외고 23명, 포철고 24명, 상산고 20명 등이 지난해 수시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인원이다. 민사고 국내반의 50%에 해당되는 인원이다. 성취평가제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쉬워진 수능에 이어 내신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 내신변별력은 더욱 약화되고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의 내신 약점은 완전히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세대의 경우 외고 내신 8등급도 합격시켰고, 서울대는 내신 6등급대 학생도 합격했다. 이는 대학이 이미 고교의 수준과 교육과정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대학의 전형요소를 꼼꼼히 분석해 보면 내신등급 간 차이가 미미해 수능이나 대학별 고사를 통해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사고·특목고생처럼 공부를 해야하나.

“입시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만큼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전략과 전술은 필수적이다. 이런 입시전략과 로드맵 설정은 빠를수록 좋다. 적어도 중학교 때부터 자신의 진로와 진학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학습습관을 갖춰야 한다. 보통 고1 여름방학이 되면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이 결정된다. 통합적 사고능력은 물론 자기주도 학습능력, 학습습관, 논·구술 및 수능 등 대입에서 요구되는 능력이 거의 완성된다. 때문에 초·중등 시기에는 당장의 진도와 내신성적 몇 점의 등락에 연연하는 공부가 아닌 통큰 공부를 해야 한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선호가 두드러질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특목고에 진학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성향이나 환경, 진로 등을 고려해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고 학생이라고 해서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보다 공부를 덜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교는 선택이지만 공부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명문대 진학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자사고 특목고생과 같은 수준의 공부는 필수다.”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유는.

“대학은 수학으로 간다. 초·중등 수학 학습전략이 그 열쇠다.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 내신, 수능 수리영역, 수리 논·구술까지 거의 모든 요소에 수학의 가중치를 주는 학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학성적이 우수한 학생 선발을 위한 변별과목이기도 하지만 이공계 인재양성이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맞물려 있다. 수학교육과 평가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초·중등 시절부터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변화하는 수학교육의 흐름은 한마디로 ‘스토리텔링’ 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의 문제풀이로는 더 이상 명문대 진학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학으로 수다도 떨고 발표하고 글도 쓰고 문제해결에 적용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수학 교과서가 생활사례나 배경설명을 충분히 곁들여 개념을 설명하는 이른바 ‘스토리텔링’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특목고와 자사고 구술면접 등에서 출제되고 있다. 캔의 용기와 맨홀뚜껑은 왜 원형인지, 함수가 왜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그것이다. 이렇게 실생활에서 수학이 활용된 사례를 바탕으로 말하고 글 쓰는 학습활동은 대학의 수리 논·수술문제의 바탕이 된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한 말씀.

"평가가 바뀌면 학습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서울대 특기자 전형의 수리 논·구술에 대비하려면 적어도 수능 전 범위 진도는 마쳐야 가능하다. 초·중등 때부터 학생들이 배우는 단원마다 핵심개념에 대한 배경지식과 유래, 실생활 활용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경험한다면 무의미하던 수학이 유의미한 수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흐름과 유형은 앞으로 교과서에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일찍부터 익숙해져야 한다. 대입수학은 초·중등 학습전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내신심화, 수능적 사고, STEAM형 논·구술이라는 3가지 축으로 결정될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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